수의사회 반박에도 계속되는 부산대 수의대 신설 움직임

농장동물 수의사·부산 동물병원 부족 등 근거 미흡 주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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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의 수의과대학 신설 움직임이 수의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대표 지역언론 중 하나인 국제신문은 22일 ‘수의대 입학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의대 수와 배출인력이 30년 넘게 고정됐다’며 부산지역 수의대 신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산대학교는 지난해 취임한 차정인 총장이 수의대 신설을 공약하면서 관련 TF팀을 구성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지원을 요청하면서 신설 추진을 공식화했다.

부산대 측은 거점국립대 중 부산대에만 수의대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부산 지역 학생이 수의사가 되고 싶다면 유학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농장동물 수의사가 부족하고, 부산의 인구 대비 동물병원 수가 최하위 수준이라는 주장도 더하고 있다.

거점국립대 중 부산대에만 수의과대학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전국 권역별로 1개 이상의 수의대가 운영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경상대 수의대가 있다.

대구·경북,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타 광역시도 권역마다 1개 수의과대학이 운영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부산 지역 학생이 수의사가 되고 싶다면 유학을 떠나야 한다’는 지적도 이미 학생모집이 전국화된 수의과대학에서 힘을 얻기 힘들다.

2019년 본지와 전국수의학도협의회가 실시한 수의대생 설문조사에서 대구 출신 응답자 83명 중 대구에 위치한 경북대 수의대에 재학 중인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나머지 78%의 학생들은 모두 타지의 수의과대학으로 진학한 것이다.

부산의 인구 대비 동물병원 수가 최하위라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작년 9월 기준 부산의 인구 10만명당 동물병원 수는 7.68개로 서울 및 6대 광역시 중 세 번째로 많다.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현상도 마찬가지다. 이미 운영 중인 거점국립대 수의과대학이 부족한 교육 인프라나 반려동물 임상 편중 현상에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대가 만든다고 다를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수의사회, 부산대 수의대 신설 반대 ‘최대 현안’

이영락 부산회장 ‘수의사 과잉배출·학령인구 감소 가운데 수의대 신설 불합리’

수의사회는 부산대 수의대 신설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수의사회뿐만 아니라 전국 지부수의사회 회장단이 신설 시도 중단을 공식 촉구했고, 신설 추진을 강행할 경우 물리적 저지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4일 대한수의사회 이사회를 통과한 올해 업무계획에도 수의대 신설 반대 현안이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분류됐다.

국내 동물 사육규모에 비해 수의사가 과잉 배출되는 여건을 감안하면 수의대 신설이나 기존대학 정원 증원은 불가하며, 부산대의 신설 움직임을 강력 저지할 방침이다.

이영락 부산시수의사회장은 “수의사가 과잉 배출되고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수의과대학을 신설하자는 주장은 불합리하다”면서 “기존 수의대의 교육인프라를 개선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의대 신설이 아니라, 기존 경상대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의 진료 범위를 부산·울산 지역으로 확충하고 해양 환경에 특화된 역량을 개발하는 등 부울경 지역의 수의서비스를 위해 보다 실질적인 개선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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