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악몽 `벌써 3년` 매몰지는 이제 없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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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지 관리기한 연장은 시군구 소관..농식품부 구체적 방법 제시 없어

2010, 2011년에 걸친 구제역 사태로부터 벌써 3년이 흘렀다. 당시 조성된 전국 4,799개 매몰지의 발굴 금지 기한(3년) 만료가 눈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매몰지를 어떻게 처리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가축전염병으로 인해 살처분된 매몰지는 3년 동안 발굴 및 매몰 목적 이외의 사용을 금지하고, 시∙군∙구청장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2년까지 금지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연장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나 방법을 시행규칙에 규정하도록 했지만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법조항은 2011년 7월에 신설됐지만 그 후 2년간 농식품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

농식품부는 뒤는제 지난 4일 입법예고된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시∙군∙구청장은 발굴금지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2개월 내에 금지기간을 연장할 매몰지를 선정하고 이를 농식품부와 환경부에 보고하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구체적인 선정기준은 포함되지 않아 결국 지자체장이 각각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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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사진제공 : 김성태 의원실)

국감에서도 매몰지 문제 지적..구제역 재발방지, 주변 환경 영향에 대한 대책 마련 촉구

이 같은 문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연이어 지적된 바 있다.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은 “구제역 재발 위험성을 철저 분석하고, 복구대책을 꼼꼼히 수립해 매몰지 생태복구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22일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윤 의원은 “(경북도청은)매몰지마다 100만원씩 단순배정하고 구체적인 실시방안은 시장∙군수에게 맡겼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북도청은 5일 “지난 9월 관계기관 회의를 시작으로 매몰지 환경영향평가 및 3년 경과 후 사후관리방안을 추진해왔다”면서 “관측정 수질검사, 현장 점검 등의 결과로 볼 때 대부분의 매몰지가 안정화되어 발굴금지를 해제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1일 환경부 국감에서 “발굴금지기한이 이번 달부터 만료되지만, 대부분의 매몰지 내 사체가 부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돼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금지기한 연장방법을 마련하지 않은 정부의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아울러 “매몰된 가축사체의 부패 여부와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시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관측정 검사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없다”면서 “매몰지 사체 부패가 느린 것은 사실인 만큼 이에 대한 연구와 안전성 검사는 농식품부 등 정부 부처간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측정 없는 매몰지에도 안전성 평가 추진..구제역 바이러스는 검출 안돼

매몰지 관리기한 종료 후에도 발굴하려면 사전 신고 및 추가 안전검사 하도록

지난 구제역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기도에는 전국 절반에 육박하는 2,227개의 매몰지가 있으며, 12월부터 파주∙연천을 시작으로 매몰지 발굴금지 기한 만료가 이어진다.

경기도는 지난 9월부터 금지기한을 연장할 매몰지를 선별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매몰지 관리 주체는 시군이지만 통일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2,227개의 매몰지 중 관측정이 없어 환경부 검사가 불가능한 1,467개소에 대해 토양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군에서 매몰지의 토양과 침출수 샘플을 제출하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에서 구제역 바이러스와 병원성 미생물을 검사하는 방식이며, 검사 결과에 따라 매몰지 관리 기한 연장 여부를 판단해서 3년 만료시점 후 2개월 이내에 농장주에게 활용 가능 여부를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단순 경작이 아닌 발굴이 필요할 경우에는 먼저 신고해서 안전성 여부를 추가 확인하도록 하는 ‘선 신고 후 활용 시스템’도 도입했다.

만약 사체가 부패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설해야 하는데, FRP 등 대형액비저장조에 보관해 썩히거나, 랜더링, 소각 등의 친환경적 방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이은경 해외전염병팀장은 “현재까지 60%정도 완료된 매몰지 토양 안전성 검사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는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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