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83% “동물보건사 침습행위 허용하면 1년차 수의사에 피해”
데일리벳 설문조사 결과, 866명 중 723명 '피해 끼친다' 응답
수의사와 수의대생 대부분이 동물보건사에 침습행위를 허용하면 1년차 수의사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이 5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진행한 <동물보건사 침습행위 허용한다면, 1년차 수의사에게 영향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866명) 중 83%(723명)가 ‘피해를 끼친다’고 답했습니다.
‘별 상관없다’는 응답은 143명(17%)에 그쳤습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수의과대학의 실습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동물보건사에 주사 등 침습행위를 허용하면, 일부 1년차 수의사(일명 인턴수의사)의 자리를 동물보건사가 대체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국가자격증을 갖춘 동물보건사라 하더라도 수의사보다 인건비가 낮으므로, 동물병원에서 ‘가르쳐야 하는 1년차 수의사’보다 ‘합법적으로 침습행위를 할 수 있는 동물보건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주사 등 진료행위는 국가가 인정하는 수의사 면허소유자 고유의 권한인데, 非 수의사에게 침습행위를 지시한다면, 수의사 스스로 자신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반면, 주사·채혈·마취·피부 봉합 등 동물보건사의 침습행위를 허용해야 미국처럼 수의사의 업무 효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원장 1명+테크니션 4~5명’ 형태의 미국 동물병원이 잘 운영되는 건, 간단한 침습행위를 테크니션이 수행함으로써 수의사가 더 양질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한편, 이르면 내년 초에 제1회 동물보건사 시험이 치러질 예정입니다.
동물보건사는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와 진료 보조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구체적인 업무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동물보건사의 업무범위를 정할 때, (대학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수련하는 의사와 달리) 사실상 로컬동물병원에 맡겨진 1년차 수의사의 고용·수련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