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피 토하는 반려견 방치? “거즈에 포비돈 뿌려 조작한 것”
논란이 된 동물병원, 자체조사 후 입장 발표
지난달 ‘밤새 피 토하는 반려견…방치하고 잠든 수의사’라는 제목의 뉴스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A동물병원 야간 과장 수의사는 강아지가 계속 피를 토하고 직원이 보고했음에도 별다른 대응 없이 잠을 잤다고 한다.
제보를 한 내부 직원은 또한, 병원 내부 카톡방을 공개하고 수액을 잘못 놓은 반려견이 3일 뒤 사망한 일을 포함해 사고가 비일비재했다고 전했다.
뉴스가 보도된 뒤 A동물병원은 수많은 질타와 항의를 받았다. 심지어 수의계 내부에서도 A동물병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발표된 A동물병원의 주장은 달랐다. 제보를 한 직원이 포비돈을 거즈에 찍어 혈토처럼 보이게 한 후 몰래카메라를 촬영해 영상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A동물병원은 “문제가 된 환자의 병원 차트, X-ray 및 초음파 자료 등을 상세히 검토하여도 붉은색으로 혈토를 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며 “환자의 실제 증상과 이 사건 뉴스 영상에 나온 객혈 흔적이 전혀 일치하지 않아 진료실을 비추는 CCTV를 확인한 결과, 제보자가 진료실 구석에서 거즈에 포비돈을 뿌려 마치 혈토가 묻은 것처럼 조작하는 화면을 찾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혈토가 없었던 환자를 밤새 혈토를 한 것처럼 조작한 동영상으로 수의사를 파렴치한으로 매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A동물병원이 제공한 영상을 보면, 병원 직원이 거즈에 액체를 묻히는 모습이 나온다.
A동물병원은 “포비돈으로 가짜 혈흔 거즈를 만들고, 영상을 촬영한 시간은 오전 6:50분경”이라며 “야간 수의사는 이 시간 전후 15~30분 사이에 회진을 돌며 환자처치를 하는 모습이 CCTV에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밤샘 처치에 지쳐 잠깐 엎드려 쉰 수의사가 마치 ‘밤새 잠만 잔 수의사’처럼 비춰졌다는 것이다.
제보자가 “수액을 잘못 놓았는데 3일 뒤에 죽었다, 잘 모르지만 그러면 치사율이 높다. 이런 사고가 자주 있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액을 잘못 놓은 직후 죽은 환자는 없었고, 보도에 언급된 환자는 만성 췌장염으로 9일간 입원하였지만, 상태가 위중하여 보호자가 치료중단을 결정해 6. 21. 퇴원하였다가 6. 25. 안락사를 위해 다시 내원한 환자”라고 설명했다.
즉, ‘수액을 잘못 놓은 직후 죽었거나 수액을 잘못 놓았는데 3일 뒤에 죽었다’는 사건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죽은 동물에 안락사 주사를 놓고 비용을 청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는 게 A동물병원의 입장이다.
A동물병원은 “조작된 영상으로 저희 병원뿐 아니라 전체 수의사와 동물병원에 심각한 이미지 손상이 있었다”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 및 기사삭제를 요청했으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