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아닌 동물보건사 실습시설 이름이 동물의료센터?

연암대, 동물의료센터 설립 발표..수의사회 ‘사기에 가깝다..정식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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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대학교가 동물보건사 양성, 반려동물 재활치료 실습·교육을 총괄하는 동물의료센터를 설립했다고 31일 밝혔다.

연암대 측은 동물병원이 아닌 ‘대학의 실습시설’이라고 설명했지만, ‘동물의료센터’라는 명칭이 마치 대학의 부속 동물병원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자체 동물의료센터운영규정안에 불법 자가진료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한수의사회는 연암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

(사진 : 연암대학교)

연암대에 따르면 연암대 동물의료센터는 동물보건의료센터, 동물재활의료센터로 구성된다.

단순 실습이 아닌 현장 실무 습득에 초점을 맞춰, 동물보건의료센터에 동물병원에서 실제 사용되는 시설·장비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동물재활의료센터에는 수영장과 짐볼, 초음파기기 등 반려동물 재활치료에 사용되는 설비를 갖췄다.

연암대는 동물보건사 국가자격 신설에 맞춰 2020년부터 동물보건사 관련 교과목 12개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임상수의사를 포함해 수의사 4명을 교수진으로 구축했다.

육근열 연암대 총장은 “연암대가 동물보건의료센터와 동물재활의료센터를 설립하고, 동물보건사 양성 교육기관으로서 인적·물적 인프라를 완비했다”며 “학생들에게 반려동물 관련 최상의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암대 동물의료센터’ 대학 부속 동물병원인 듯 오해 소지

현행 수의사법은 대학에서 동물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경우는 수의과대학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국내 대학 동물병원은 10개 수의과대학에만 있다.

수의과대학이 아닌 연암대는 동물병원을 설립할 법적 자격이 없다. 연암대 측도 ‘연암대 동물의료센터’가 수의사법상 동물병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물병원 아닌 실습시설의 명칭에 ‘동물의료센터’를 사용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르면, 국내 동물병원 중 ‘동물의료센터’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225개소에 달한다.

사람과 달리 병원 규모에 따른 명칭 규제는 없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동물병원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이다. 수의과대학 중에서도 충북대와 전북대 부속 동물병원은 ‘동물의료센터’로 명명됐다.

마치 연암대가 자체 동물병원을 보유하여 실습교육을 실시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동물보건사 실습교육 목적 진료행위 예외 허가 안됐는데..불법진료?

연암대가 자체적으로 마련해 예고한 동물의료센터 운영규정안에 ‘연암대학교 실습견의 건강관리 및 진료’가 포함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동물병원이 아닌 ‘연암대 동물의료센터’가 동물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수의사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정부가 예고한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안에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에서 수의사인 지도교수가 학생 실습교육을 하기 위하여 행하는 진료행위’를 허용하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지만, 심의과정에서 결국 삭제됐다.

해당 내용은 이달 24일에 공포된 개정 수의사법 시행령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 내용은) 상위법과 맞지 않아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연암대학교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동물의료센터는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을 나타낸다. (동물병원이 아닌 실습기관 명칭으로는) 사기에 가깝다”면서 “동물병원 개설자격이 없는 대학이 실제로 개설되어 있지 않은 동물병원을 설립한 것처럼 속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수의과대학이 아닌 대학은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없고, 실습목적으로도 진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조만간 공문을 통해 관련 조치를 정식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지 보도 이후인 8월 31일 오후 연암대 측에서 위 기관 명칭을 동물보건실습센터(동물보건지원센터 및 동물재활지원센터)로 변경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주>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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