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견 농장 적발하자…내장칩에 천연기념물 등록된 진돗개까지 발견

동물보호단체 라이프·HSI, 전남 진도군 개농장 적발·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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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사)라이프와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코리아(Humane Society International Korea, 이하 HSI)가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소재의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65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60대의 농장주가 20여 년간 식용 목적으로 진돗개와 진도 믹스종의 개들을 매입하여 사육·도살하고, 본인이 직접 운영하던 고군면 소재의 보신탕집에서 보신탕으로 판매해 왔다고 한다. 지난 7월 주변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적발된 뒤 현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목포지청) 조사를 받고 있다.

두 단체는 “구조 당일 문화재청과 진도군의 관리하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가 또 발견됐다”며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도군의 4천 마리의 진돗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어 있고, 6천 마리는 천연기념물 예비 자원으로 관리 중인데, 천연기념물 및 예비 자원인 진돗개들도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고 도살되어 왔다는 것이다. 국가 문화재로 관리받는 진돗개는 모두 내장형 인식칩이 심어져있는데, 스캐너로 고유번호를 확인하고 진도군청을 통해 천연기념물 여부까지 확인했다는 게 두 단체의 설명이다. 라이프와 HSI는 “법률 검토를 거쳐 추가 고발 등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는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며 “한쪽에서는 국가의 천연기념물이라고 자랑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식탁 위에 올려 즐겼다. 인간의 이중성은 물론이고, 제도와 국격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농장의 도살장 한쪽에는 목줄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는데, 이는 도살된 개들이 누군가에 의해 길러지고 있던 개들이라는 증거이자 반려견과 식용견이 따로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HSI코리아의 김나라 캠페인매니저는 “구조된 개 중 천연기념물까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HSI는 해당 산업을 종식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구조된 개들은 동물보호단체가 준비한 위탁보호소에서 관리된다. 국내 입양이 되지 않으면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동해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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