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의 구조치료에서 바다생태계의 이해로 확장해야˝

이영란 WWF 해양보전팀장, 청수콘서트서 ‘NGO와 수의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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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잘못된 생활 방식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실제 동물과 자연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감했다”

동물병원과 고래연구소, 아쿠아리움을 거쳐 NGO 단체에서 해양동물 구조치료와 보전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영란 수의사가 제5회 청수콘서트를 찾았다.

이영란 세계자연기금 한국지부 해양보전팀장은 4일 청수콘서트에서 ‘NGO와 수의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국내 해양동물·생태계 보전연구를 이끄는 수의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진솔하고 생동감 넘치게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건국대 수의대를 졸업한 이영란 수의사는 9년간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로 일하다, 해양동물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를 찾아갔다.

이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사설 아쿠아리움에 근무하며 부경대 해양생물학부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 수생동물질병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수족관의 방향성과 해양생태자원보전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고, 미국해양포유류센터의 국제수의레지던스(IVIR)로 이어졌다.

해양동물 구조치료 및 보전 커리어에 대한 확신을 얻은 현재는 세계자연기금 한국지부(WWF-K)에서 해양보전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해양동물 구조치료 및 연구를 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해양포유류 연구에 임한 이영란 수의사는 해양포유류 구조치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며 “인간의 잘못된 생활 방식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실제 동물과 자연에 미치는 악영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수의사 채용이 거의 없던 시절의 아쿠아리움에 근무했던 경험도 전했다. “동물의 평소 상태를 알아야 지속적인 관리와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수족관 소속 수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의사의 역할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동물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수생생물과 수생생태계에 대해 국내수의학계의 보다 많은 관심을 호소했다.

 

우리나라 해양 동물의 체계적 보존체계 구축해야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국제수의레지던스(IVIR) 과정과 NGO에 대한 질문과 진솔하고 생생한 답변이 이어졌다. 

미국해양포유류센터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미국수의사면허(AVMA)와는 관계가 없으며, 해양포유류 치료와 보존에 기여하고자 하는 수의사라면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NGO를 비롯한 국제 현장에 원활히 참여하기 위해서는 언어 숙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내 연구가 미진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해외 원서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배움을 확장할 것을 당부했다.

해양동물 수의사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해양 동물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해양동물센터와 같은 해양동물 구조치료 및 보전연구기관을 국내에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며 “개체의 구조치료라는 중간목표를 바다생태계에 대한 이해로 확장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해양생물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수의사는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과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내리는 평가인지’를 충분히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청수콘서트 참가자들의 도전과 모험을 격려했다.

조혜나 기자 hihyenah99@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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