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물병원당 반려동물보유가구수, 서울 꼴찌·인천 1위

서울, 경쟁 가장 심하지만 반려가구당 매출액과 영업익이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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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 깊이 보기 : ‘반토막’ 뒤에 숨겨진 메시지 – 양이삭

그간 600만 가구 이상, 1000만 반려인으로 알려졌던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수가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313만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기사 :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313만‥인구주택총조사 해보니 ‘반토막’).

이에 대해 수의계에서는 ‘거품 낀 통계를 근거로 반려동물 산업계가 허상에 사로잡혀왔다’는 시선과 ‘그만큼 성장 여력이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반려동물 양육가구수의 조사결과 편차보다도 ‘활용 가능한 통계가 집계되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수의료계 시장과 관련한 데이터 가운데 동물병원과 관련된 정보는 비교적 신뢰 가능한 로데이터(행정안전부 인허가데이터,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등)가 있는 반면, 반려동물 양육가구에 대한 통계는 표본 통계량 등의 조사결과만 제공될 뿐 로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어 여러 데이터를 연계한 분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가운데 반려동물에 대한 부분의 경우 2021년 10월 현재 기준 MDIS 로데이터 서비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KOSIS 국가통계포털의 통계표상 행정구역(시도)별 통계량은 공개되었기 때문에 시도를 기준으로 다른 원자료와 연계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에 통계청 조사결과와 행정안전부 인허가데이터를 조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고찰하고자 한다.

단, 행정안전부 인허가데이터와 통계청 서비스업조사상 동물병원 및 수의업은 대동물과 소동물 진료 여부를 구분하지 않지만, 인구주택총조사상 반려동물의 절대다수는 소동물이며 대다수가 도시 거주 가구에서 양육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해 7대 광역시+경기도(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울산, 경기)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또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가 2020년 기준인 점을 고려해 인허가 데이터상 2021년 이후 개원 동물병원은 제외했으며, 서비스업조사상 수의업 원자료는 2020년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2019년 자료를 준용했다.

1. 개업 동물병원당 반려동물 보유가구수가 가장 적은 (경쟁이 심한) 지역은 서울이다.

위와 같이 광역시 각 지역별로 반려동물 보유가구수와 동물병원수는 로그-로그 선형 관계를 가지며 정비례한다. 따라서 지역 간 반려동물 보유가구수 대비 개업 동물병원의 비율 차이는 같은 지역 수의업 사업체 간의 상대적 경쟁 강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서울이 동물병원 1개소당 반려동물 보유가구수 575호로 가장 적게 나타났으며, 인천이 958호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전체(광역시+경기도) 평균은 697호였다. 즉, 서울은 반려동물보유 가구수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타 광역시에 비해 동물병원이 과밀한 경향이 있다. 서울에 이어 광주(654호)와 대구(664호) 순으로 동물병원당 반려동물 보유가구수가 적었다.

인천이 서울의 2배 가까운 가구수를 보인 것은 수치를 놓고 보면 의외의 결과다. 왜냐하면, 인천은 지리적으로 보나 인구통계학적 특성으로 보나 서울 경기와 유사한 ‘수도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인천의 수의업은 ‘반려동물 보유가구’를 기준으로 한 통계량에서 서울과 명확히 구분되는 특이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아래에서 차차 살펴보기로 한다.

2. 반려동물 보유가구 1호당 연간 동물병원 매출액과 영업익이 가장 높은 지역도 서울이다.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원자료를 가공해 시도별 수의업 연간매출총액과 연간영업익총액을 구할 수 있으며, 각 총액을 가구수로 나누어 가구당 연간매출액과 연간영업익을 산출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서울이 연간 가구당 매출액 83만원/영업익 12.6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전(58만원/9.6만원) 울산(52만원/8.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은 57만원/15.3만원이었다. 반면 인천은 40만원/7.9만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부산이 44만원/7.2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인천과 부산이 경기-서울 다음으로 반려동물 보유가구수가 많고 대도시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역시 다소 의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 보유가구가 연간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비율이나 횟수에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지 않다면, 이는 서울에 거주하는 반려가구의 동물진료비 지출 의사가 타 지역보다 독보적으로 크며, 가구당 매출(객단가의 성격을 가짐)을 견인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3. 병원당 평균연간영업익과 평균연간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이다.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원자료를 가공해 시도별 수의업 연간영업익총액을 구할 수 있으며, 이 수치를 당해 지역 동물병원 수로 나누어 병원당 평균연간영업익을 산출할 수 있다. 연간영업이익률도 같은 방식으로 산출할 수 있다(시도별 연간영업익총액/연간매출총액 * 100).

분석 결과 인천 동물병원이 평균연간영업익 7584만원, 연간영업이익률 1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7262만원, 15.3%), 대전(7121만원, 16.4%)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산은 5184만원, 16.2%로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은 6593만원, 16.7%였다.

4. 도시의 동물병원이라고 다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보유가구의 소재 지역별로 가구당 동물의료비 지출 의사 편차가 크며, 동물병원(수의업) 영업 양태 역시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와 서비스업 조사가 몇 개년 정도는 더 진행되어야 확실히 알 수 있겠으나, 서울의 동물병원들은 고경쟁-고비용 환경 속에서 1가구당 매출액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응했다. 서울 동물병원들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으나, 가구당 영업이익의 절댓값은 가장 크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차트에 표시하지 않았으나 병원당 연간평균 임차료부담 역시 전국에서 서울이 가장 큼. 병원당 연간평균 인건비의 경우 로데이터에는 있으나 결측치가 결괏값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아 제외함).

반면 인천의 동물병원들은 저경쟁-고비용 환경(인천의 동물병원당 임차료부담은 서울 다음으로 큼)에서 1가구당 매출액이 낮은 대신 영익율과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중경쟁-중비용 환경 속에서 1가구당 매출액이 낮아 평균연간영업익 기준으로 볼 때 고전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반려동물 보유가구수 연계분석결과 수의업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지역별 매출-이익구조 편차는, 실제 반려가구의 수의의료서비스 이용 패턴이나 지역별 임상수의사의 진료 관행 차이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더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인구주택총조사의 완전한 원자료가 공개되기를 기다리며, 이상의 분석이 현업에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서비스업조사는 업종별로 지역, 종사자 수, 매출 규모 등을 감안해 표본집단을 설정하는 표본조사로 시행됩니다. MDIS의 원자료는 모든 개별사업자의 자료가 아닌 표본조사 대상의 원자료를 의미하며, 모집단 (추정)데이터 산출을 위해 매출승수로 표본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무적으로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나 비용이 해당 사업자 명의로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조사/분석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비스업조사 통계 원자료는 MDIS 포털(클릭) 에서, 서비스업 조사 통계 자체에 대한 설명자료는 나라통계운영 홈페이지(클릭)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통계표) 출처는 KOSIS 국가통계포털(클릭), 행정안전부 인허가데이터 출처는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개방시스템(클릭)입니다. 감사합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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