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보험에서 IT 기술 활용 늘어난다
비문인식, 진료비 가격비교 플랫폼, 리워드형 플랫폼..보험 확대에 도움될까
아직 가입률이 저조한 반려동물보험의 해법을 IT 기술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보험연구원 김경선 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반려동물보험에서의 IT기술 활용’ 리포트에서 “IT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보험 장애요인을 해소하려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리포트가 인용한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25%에 그친다. 2017년 3개사에 불과했던 반려동물보험은 2020년 9개사로 확대됐지만 1개사(메리츠화재 펫퍼민트)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려동물 고령화와 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으로 반려동물 의료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동물등록 저조, 진료비 정보 비대칭 등으로 보험 가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내장형 동물등록 저조에 비문 기술 주목
동물등록이 보험 저조 주요 원인인지는 의문
가격비교 서비스가 보험에도 기여?
비슷하게 생긴 다른 동물의 치료에 보험금을 청구하려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려면 확실한 개체 식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내장형 동물등록을 선택하는 비율은 최근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은 인슈어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비문, 홍채, DNA 인식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했다.
하지만 동물등록 문제를 반려동물보험 가입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내장형으로 등록한 개체만 백만수가 넘는데, 반려동물보험의 가입연령제한(통상 7~10세)을 감안하더라도 내장형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 다수가 보험가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는 최근 출시된 동물병원 진료비 가격비교 플랫폼에도 주목했다.
특정 진료에 대해 동물병원이 가격을 명시하여 고객을 유치하거나, 견적을 입찰해 이를 비교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진료비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에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반려동물보험 상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해당 서비스에 참여하는 동물병원과 보험회사가 제휴해 손해율을 관리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반려동물 단종보험 상품개발을 타진하고 있는 모 회사가 고객들로부터 동물병원 영수증을 수집하는 이벤트를 벌인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가 중성화수술·슬개골탈구교정술 등 정형화된 일부 진료에는 적용될 수 있는 반면, 개체에 따라 진단·치료의 세부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다수의 진료케이스에서는 수의사조차 사전에 진료비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만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리포트는 스몰티켓 등 반려동물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한 보험계약자에게 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리워드로 제공하는 플랫폼도 보험계약자의 도덕적 해이를 완화하고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지목했다.
김경선 위원은 “IT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공급 장애요인을 해소하려는 시도가 보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보험사들이 IT기술과 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