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동물·환경 질병 정보 한 플랫폼에 모아야

‘SFTS, 항생제 내성’ 반려동물 인수공통감염병 관리 필요성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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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와 질병관리청이 8일 2022년도 제1차 인수공통감염병 원헬스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사람·동물·환경의 질병 정보를 모두 연계한 원헬스 감시체계 플랫폼 필요성이 제기됐다.

가축에 비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반려동물의 인수공통감염병 관리 개선도 강조됐다.

(@민경덕 충북대 교수)

사람·동물·환경 질병정보 한 데 모을 플랫폼 만들어야

원헬스 감시체계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민경덕 충북대 수의대 교수는 “개별기관이 가진 정보 만으로는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여러 기관·계층의 정보를 연계해 질병 관련 정책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동물·환경 부서 간 정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지자체의 층위별 정보까지 연계해야 예측력을 높이고 정책 효용성을 평가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환경보전 정책이 신종감염병 억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브루셀라·결핵 등 가축에서의 인수공통감염병 방역정책이 사람의 보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경제적으로 분석하는 형태다.

사람(질병청), 동물(검역본부), 환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부서가 따로 있는 한국에서는 플랫폼 형태의 정보 공유 체계가 적합하다는 구상도 내놨다.

각 기관이 생산한 사람·동물·환경 관련 질병 정보가 한 플랫폼에서 자동적으로 공유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질병청의)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과 검역본부의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을 연계한데 이어 올해에는 야생동물질병관리시스템과 연계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질병 병원체 외에도 매개체, 환경유해인자 등의 정보 연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참진드기가 전파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 감염된다. 모기는 사람에게 일본뇌염을 전염시키지만, 반려동물의 심장사상충 매개체이기도 하다.

가습기살균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서도 사망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폐질환을 일으켰다. 사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공론화된 2011년 이전인 2006년에 이미 반려동물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의심되는 원인미상 폐질환 사례가 반복됐다.

SFTS·항생제 내성..반려동물 인수공통감염병 관리 강화해야

오예인 서울대 교수는 “반려동물에서도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SFTS, 다제내성균, 광견병 등을 주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지목했다.

SFTS는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그나마 잘 알려진 반려동물의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개·고양이의 임상적 감염, 전염된 보호자·수의사의 사망 사례들이 보고되면서다.

최근 질병관리청과 농식품부, 검역본부, 대한수의사회가 협력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 구축에 나섰다. 반려동물에서 SFTS가 진단되면 고위험군인 담당 수의사·테크니션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황경원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수의사회와 협력해 합동감시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SFTS, 큐열, 브루셀라 등에 대한 (사람-동물) 공동 역학조사 매뉴얼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제내성균 문제도 함께 지목했다. 개·고양이에서 항생제 사용이 늘어나다 보니 내성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오 교수는 “반려동물에서 다제내성균의 명확한 통계는 없지만 경험적으로는 메티실린 저항성 황색포도알균(MRSA), 다제내성 녹농균(MRPA)가 많다고 본다”며 “개에서 이러한 다제내성이 드물지 않고 종종 나온다”고 지적했다.

개 브루셀라 등 일부 인수공통감염병에서는 일선 수의사들도 진단·치료나 감염된 개와 보호자에 대한 조치를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오 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의심되는 동물환자가 있을 때 수의사가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감염관리 교육과 프로토콜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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