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감염된 돼지도 폐사하지 않을 수 있다

홍천 22차 발생농장서 모돈 항체 검출..ASF 감염 증상 다양성에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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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행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다양한 유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돼지에 감염되어도 폐사를 일으키지 않고 항체가 검출된 사례가 멧돼지와 사육돼지에서 모두 확인됐다.

조호성 전북대 교수(사진)는 8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케어사이드 LDB 세미나에서 연자로 나서 ASF 현황과 시사점을 지목했다.

조호성 교수는 5월 홍천에서 확진된 22차 발생농장에 주목했다. 조 교수는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하면, 결국 방역이 취약한 양돈농장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라고 지목했다.

이제껏 주로 모돈에서 의심증상이 확인됐던 것과 달리 22차 농장은 비육돈 폐사로 신고됐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방역당국이 22차 농장의 살처분 과정에서 동거축 돼지를 채혈해 검사했더니 숨어 있던 감염축이 추가로 발견됐다. 68두를 검사한 결과 모돈 9마리, 자돈 3마리에서 ASF 양성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해당 농장의 모돈에서 ASF 항체가 발견됐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멧돼지에서는 이미 항체 양성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유럽에서는 멧돼지의 0.5~2%가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2020년 고성군에서 포획된 멧돼지에서 발견됐다.

조 교수는 “(항체 양성 멧돼지가) 활력이 넘치는 개체여서 처음에는 ASF를 의심하기 어려웠지만 항체가 나왔다”며 ASF에 감염된다고 모두 폐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이미 다양한 유형의 ASF 바이러스가 유입돼 순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SF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유전자를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변이됐다기보다는 애초에 다양한 유형의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다양한 변이주가 보고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 폐사, 비장종대 등 ASF 감염의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감염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선 현장에서 ASF 유입 가능성을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최근 ASF 양성축에서도 비장종대를 보이지 않는 사례가 생각보다 빈번하다”며 “(ASF라고 하면) 심급성형 감염을 떠올리게 되지만 개체별로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멧돼지 관리와 농장차단방역 모두 중요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멧돼지 관리만 우선되면 차단방역은 소홀히 해도 된다거나, 멧돼지는 어차피 답이 없으니 농장 방역만 강조하자는 시각 모두 잘못이라는 얘기다.

조 교수는 “7대 방역시설도 설치했는지보다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차단방역의 실질적인 주체는 농장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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