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가축재해보험 사기 적발, 수의사도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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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예산 등지 축협직원∙농가∙소 운반상 입맞춰 64억 보험금 타내

건강한 소 일부러 쓰러뜨려 보험금 받고, 건강한 소는 출하해서 제값 받아

허위진단서 발급한 혐의로 수의사 2명 불구속 입건

충남에서 가축재해보험금 수십억을 부당수령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0년부터 보험금 64억원을 허위로 수령한 전∙현직 당진축협 직원 2명을 구속하고 소 사육농가, 소 운반상 등 15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허위로 진단서를 발급해준 수의사 2명도 포함됐다.

경찰에 적발된 일당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된 한우와 젖소를 일부러 쓰러뜨리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허위신청했다. 건강한 소를 출하해서 제값을 받는 것과 동시에 기립불능소에게 주어지는 보험금까지 추가로 받으려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한 소의 다리에 줄을 묶은 후 당겨 주저앉히거나 안정제를 주사했다. 쓰러져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수의사의 허위 진단서를 받아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렇게 소 한마리당 50만원에서 350만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윈치를 이용해 건강한 소를 쓰러뜨린 소 운반상은 마리당 10만원, 사진만 보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준 수의사는 장당 3만원을 챙겼다.

구속된 축협 직원은 소 사육농가들에게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게 해주겠다”면서 접근했다. 청구서류를 위조하기 위해 건강한 소의 이표번호를 쓰러진 소의 사진에 포토샵으로 합성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축주들 몰래 통장을 개설하여 보험금을 빼돌리거나, 축주들에게 보험료를 부풀려 청구한 후 차액을 가져가는 방법으로 7억여원을 챙겼다.

131205가축보험사기
충남지방경찰청이 발표한 가축재해보험 사기극 관련 수사자료

소멸성 재해보험에 본전생각, 관행적인 불법청구 ‘모럴해저드’

농식품부 재발방지책 마련 나서..연루 수의사는 면허정지

가축재해보험은 축산농가가 천재지변이나 화재, 질병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제도다. NH농협손해보험이 운영하지만 보험료 절반을 국가가 지원해준다. 이 보조금으로만 한해 400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소멸성 보험이기 때문에 ‘본전’을 찾고 싶어하는 가입 농가들은 이번 사건과 같은 보험사기의 유혹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주변 농가들이 모두 관행적으로 함께 저지르는 모럴해저드에 빠진 모습이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농장주는 축협직원과 조합장 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다양하다”면서 “가축재해보험 사기를 그동안 관행적으로 저지르면서 죄의식조차 없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이번 사건은 형사처벌 대상인 보험사기 범죄인 만큼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별점검 실시, 손해평가체계 개편, 지급심사강화 등 재발방지책도 제시했다. 연루된 수의사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처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예산∙당진∙논산∙부여지역 외에 충남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불법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홍성, 아산 등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사건관련자는 414명이며 경찰은 부당편취금이 10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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