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SFTS 감염 조사해보니‥도심에서도 감염됐다

국내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된 반려견이 고열, 식욕부진, 구토·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가 도심지의 수풀·산책로에서 참진드기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돼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대 채준석 교수팀은 국내 동물병원에서 수집한 반려견 SFTS 감염환자의 증상과 역학적 특성을 최근 국제학술지 Veterinary Research Communications에 보고했다.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인 SFTS는 사람은 물론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매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연구진은 국내 반려견에서 SFTS 바이러스 감염의 증상과 역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조사 연구를 벌였다.

2019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 166개 동물병원으로부터 반려견 448마리의 혈액 샘플을 수집했다. 참진드기에 다량 노출된 병력을 가지고 있거나, SFTS로 의심되는 환견들이다.

검체에서 SFTS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면 SFTS 바이러스 항체검사와 전혈구 검사, 혈청 검사 등 추가 지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반려견 14마리에서 SFTS 감염이 확인됐다. 말티즈, 푸들, 치와와, 포메라니안, 비숑프리제 등 다양한 품종을 포함했다. 연령 분포도 1~10세로 다양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과 식욕부진으로 나타났다(14마리중 8마리). 이중 40도가 넘는 고열은 2마리에서 확인됐다. 활력 저하(6마리)와 구토(5마리), 설사(3마리), 혈변(3마리) 등의 증상도 관찰됐다.

참고범위 이하로 혈소판이 감소한 경우는 11마리 중 5마리(45.5%)로 나타났다. 참고범위 내이긴 하지만 다소 감소한 개체(3마리)도 관찰됐다.

모든 SFTS 감염견들은 치료 후 정상으로 회복돼 생존했다. 기존 연구에서 60%가 넘는 폐사율로 보고된 고양이나, 20% 내외인 사람의 폐사율에 비해 낮은 셈이다. 반려견에서 아직 정확한 폐사율은 조사되지 않았다.

사람이나 고양이에서 고열, 혈소판감소에 심하면 뇌염, 다발성성중장기부전에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과도 차이를 보였으나, 더 많은 반려견 케이스의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서 다른 개나 보호자로의 전염 증거는 조사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이 감염견의 혈청, 소변, 눈, 코, 입, 직장 검체를 조사한 결과 1마리의 소변에서 SFTS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처럼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 바이러스가 체액을 통하여 배출될 수 있는 만큼 밀접접촉을 통한 2차감염에 주의를 해야 한다.

기존에 고양이에서는 사람으로의 전파가 보고된 바 있고(일본), 사람 간에서 감염환자의 체액을 매개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진은 SFTS에 대증치료를 제외한 별다른 전략이 없다는 점을 지목하며, 치료 프로토콜과 항바이러스제·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목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SFTS 감염견 14마리 중 9마리(64%)가 도심 속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참진드기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도심지라 하더라도 수풀에는 참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다”며 “야외활동 시에는 참진드기 기피제를 활용하는 등 참진드기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에 대한 수의사 인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Clinical features and epidemiology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in dogs in the Republic of Korea:an observational study)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연구용역과제로 수행되었으며,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