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동물병원 규제로만 일관‥진료부 제공 의무화 반대`

대한수의사회, 政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비판 ‘지원 없는 규제는 진료비 폭등 유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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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6일 정부가 발표한 반려동물 진료분야 정책계획에 유감을 표하면서 조목조목 비판했다.

동물의료체계에 대한 준비 없이 민원해결에만 치중하면서 동물병원에 대한 규제로만 일관했다는 것이다.

동물병원에 대한 규제만 늘리고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억제되어 있던 진료비 폭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대수는 7일 “민원 해결에만 치중해 문제들의 원인을 동물병원에만 돌렸다”며 “규제로 일관하는 정책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진료비 조사·공개, 진료항목 표준화가 먼저다

표준수가제는 건강보험(공보험) 없이는 불가능

대수는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에 앞서 진료항목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표준화되지 않은 진료항목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제공되어봤자 소비자와 동물병원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정 수의사법 시행시점인 내년부터 당장 전국 동물병원의 주요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겠다면서도, 진료항목 표준화 시점은 2024년으로 제시했다.

대수는 “표준화되지 않은 진료항목의 비용 조사는 설계도 불가능하다”며 “사람의료에서도 비급여 항목 진료비용 공개를 위해 10여년의 과정을 거쳤다. (동물에서도) 표준화가 완료된 항목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연구용역을 통해 표준수가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의문부호를 남겼다.

대수는 “독일의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면 사실상 (표준수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가 없다”면서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공보험을 도입해 국가가 비용을 지급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가격을 제시할 명분은 약하다”고 선을 그었다.

 

진료부 제공 의무화 반대..오남용 우려

불법의료행위 단속은 조건 아닌 대명제

대수는 정부 계획의 가장 큰 문제로 진료부 제공 의무화 방침을 꼽았다.

약사예외조항으로 대표되는 불완전한 수의사처방제 상에서 대부분의 동물약품은 수의사 처방 없이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동물의료정보에 대한 보호 규정도 마땅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작정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한다면 정보 유출이나 악의적 활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보호자가 진료부에 기반해 항생제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약품을 임의로 사용하면서 오남용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대수는 “농식품부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불법의료행위 단속·처벌 강화를 언급했지만, 이는 진료부 제공 의무화를 위한 조건이 아니다”라며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료부 제공 의무화의 전제조건으로 약사예외조항과 자가진료의 완전 철폐를 제시했다.

정부가 의무화의 명분으로 내세운 동물의료 분쟁에 대해서도 이미 실제 분쟁화된 경우 법원의 명령에 따라 보호자가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기초통계·공공성 인정 미흡 ‘사상누각’

진료비 부담 줄이려면 부가세 폐지, 동물병원 경영부담 완화 정책 펴야

대수는 정부가 반려동물 진료 관련 정책을 펴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관련 통계도 부실한 데다 동물의료에 대한 공공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수는 “동물의료가 사람의료에 준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발전한 것은 오롯이 민간의 노력만으로 이룬 성과”라며 “공적 개입이 없다 보니 동물의료의 표준절차가 확립되지 못했고, 정책수립의 기본인 기초통계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606만인데 반해, 통계청이 2020 인구주택총조사로 파악한 양육가구는 313만에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대수는 “정책 수혜의 대상인 반려동물 양육가구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물병원만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정책이 타당한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동물병원의 의료에 대한 공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으로 착취당하고 있는 광견병 백신 관납접종 문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면서 “동물병원에 대한 합당한 지원 없이 규제가 계속되면, 억제되어 있던 진료비의 폭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수는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동물병원 경영 부담부터 줄여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 동물병원에도 사람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조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수는 “정부는 전향적인 자세로 동물의료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땜질식 법 개정이나 제도 마련이 아닌 체계적 제도 개선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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