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병원생활] 한국·일본 수의사의 치과동물병원, 유정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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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의 다양한 활동과 삶을 조명하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아무튼, 수의사생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병원생활, 회사생활, 사회생활]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고 한 명의 수의사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겪는 중요한 이벤트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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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병원생활]에서는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을 취재해보았습니다. 영상의학과, 치과, 재활, 외과, 특수동물 순으로 5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수의치과학은 반려동물의 구강, 상악안면 부위와 이와 관련된 구조의 질병, 질환에 대한 예방, 진단, 치료와 관련된 진료과입니다. 미국수의사회(AVMA)가 인정한 20여 수의전문분야 중 하나죠.

사람 치과의사와 마찬가지로 치주질환, 부정교합 등을 치료하면서도 고양이치아흡수성병변(FORL)과 같이 동물 특유의 질환을 진료하기도 합니다. 영미권에는 말의 치아를 주기적으로 검진하는 말 치과 테크니션(Equine Dental Technician)이 따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치주질환은 신체기능을 천천히 악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반려동물에서도 전문적인 치과진료를 원하는 보호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치과 진료에만 집중하고 있는 강남예치과동물병원 유정석 원장님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유 원장님은 한국과 일본의 수의사 면허를 모두 보유하고 있고, 동경대 동물병원과 일본 내 2차 동물병원에서도 경력을 쌓았습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및 일본 수의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강남예치과동물병원 원장 유정석입니다.

 

Q. 강남예치과동물병원을 소개해주세요.

저희 병원은 사람 치과 의료 수준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의료 장비를 갖춘 치과 전문 동물병원입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치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보호자들에게 올바른 예방적 치과 처치와 홈덴탈케어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Q. 수의치과학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학부생 때 실습도 영향을 미쳤나요?

학부생 때 동물병원 실습을 여러 번 해보긴 했지만, 수의치과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건 졸업 이후였습니다.

동경대학교병원 외과 인턴 과정 중 구강외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수의치과학 공부를 더 심도 있게 하게 됐어요.

2살이 넘은 강아지의 약 80%와 고양이의 약 70%에서 치주병이 존재한다고 들었으면서도 구강검사나 치과 치료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죠.

치주병이 심하지 않은 환자였는데도 보호자에게 칫솔질만 지시했다가 증상이 더 심해진 증례도 있었어요.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치과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동경대병원 외과 과정에 포함된 치과 교육과 다양한 증례, 세미나와 관련 서적을 통해 경험을 쌓아 왔어요. 일본어로 된 서적을 번역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죠.

 

Q. 동물치과병원을 열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사람 치과 수준의 장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진료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또한 애프터 케어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보호자들과 치과 교실을 열어 치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홈덴탈케어의 중요성과 올바른 방법을 알리고 있죠.

병원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약 환자만을 위해 일대일로 밀착 진료하는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는 것 같아요. 보호자 분들도 보다 세심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만족하신다고 합니다.

우리 병원은 치위생사 면허를 보유한 선생님과 함께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치과 지식을 갖추고 있어 동물치과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을 통해 함께 일하고 있어요.

Q. 주로 어떤 환자들이 내원하나요?

보호자 분들은 주로 반려동물의 구강에서 나는 냄새나 출혈 등의 증상을 보시고 내원하십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정기적인 구강관리나 홈덴탈케어가 어려워요. 그래서 생기는 치주병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죠. 유치잔존이나 치아 파절 등도 있습니다.

동물의 치아는 사람과 달리 충치가 잘 생기지 않아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빨 모양이 대체로 뾰족하다는 겁니다. 어금니는 상대적으로 넓적한 모양이라 음식물이 조금 더 잘 낄 순 있지만, 개·고양이에서 충치보다는 치주질환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죠.

사실 제대로 덴탈케어를 받지 못하는 반려동물이 많아요. 염증을 동반하는 구강 질환은 통증이 심합니다. 오랫동안 방치하면 전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염증을 동반하는 구강 내 질환은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1살 미만부터 구강 내 검사를 꾸준히 실시해서 일상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처럼 6개월~1년 주기로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확한 홈덴탈케어도 중요하고요.

 

Q. 전반적인 진료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보호자와 상세히 문진하고 마취 전에 시진을 진행합니다. 마취 전 검사 이후 마취상태에서 정밀한 구강검사를 실시하죠. 여러 기구를 이용한 촉진은 물론 파노라마 엑스레이, 치근단 촬영 등을 통해 구강 상태를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진단된 내용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죠.

치과 진료로 인한 입원은 거의 없어요. 다만 치료 후에 어느 정도 회복을 한 후 집으로 보냅니다.

Q. 한국에서 수의사가 되셨는데 일본에서도 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점이 특이합니다.

어렸을 때 일본에서 자라면서 수의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한국에서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일본의 수의시스템을 경험해보고자 일본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6년제입니다. 한국에서 수의대 학부 과정을 수료했다는 증명 서류를 준비하면 일본 수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일본 수의사 면허 취득 후 동경대학교동물병원 진료 수의사(인턴)과정을 거치고 동경대학교 협력병원인 2차 병원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이어갔습니다.

일본에서 다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국내에서 개원하게 됐습니다.

 

Q.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일본에서의 수의사 수요는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 비해 1-2-3차 동물병원 구분이 비교적 잘되어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일본은 노령견, 노령묘가 증가하고 있고 반려동물 사육두수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고양이가 강아지보다 많은 것도 특징이죠.

일본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보호자들의 인식개선, 의료 수준 향상 등으로 인해 전문병원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의 제도는 외과, 안과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치과도 전문병원보다는 다른 진료와 함께 보는 경우가 더 흔하고요.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치주병은 반려동물이 나이를 먹기 시작하면 흔한 질환이 되지만 한번 발증하면 그 병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힘들어요. 처음부터 발증하지 않도록 예방에 힘쓰고 어렸을 때부터 적절한 검사를 통해 경증을 미리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과 쪽에 흥미가 있다면 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 증례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케이스를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공부를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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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유정석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예린 기자 juliekang@hanmail.net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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