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반려동물의 진드기 매개 인수공통감염병, S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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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hjkim1945@korea.kr

통계청은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처음으로 반려동물 관련 항목을 신설했다. 반려동물 가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변화에 따른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다.

표본집계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약 312만 9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15%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 수를 고려하면 7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의 여러 걱정 중에서 ‘진드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산책을 포함한 야외활동이 늘면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기사와 보도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드기는 봄에서 가을철까지 산책을 즐기는 반려동물에서 큰 걱정거리다. 진드기가 반려동물에게 붙어서 피를 빨거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등의 피해를 주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진드기가 옮기는 질병들에 있다.

진드기 매개 질병으로는 바베시아, 아나플라즈마, 에를리키아 등 이전부터 잘 알려진 질병들이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하 SFTS)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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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는 SFTS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중증 열성 질환이다. 그 역사는 불과 10여 년 남짓이다. 2009년 중국 중동부 농촌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분리되어 세상에 알려진 신종감염병으로 주로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질병 매개체로는 참진드기과에 속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주요 매개 종으로 알려져 있다1).

(사진 : 농림축산검역본부)

일반적으로 SFTS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나, 드물게 환자의 혈액 및 체액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전염병에 비해 치명률이 매우 높은 편이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예방 및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도에 첫 환자가 보고된 이래 매년 발생(평균 치명률: 약 18.4%)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은 이를 제3급 감염병으로 분류·관리하고 있다2).

연도별 사람 SFTS 발생 현황
(자료 : 질병관리청)

사람에게서는 주로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며 9월~11월에 환자 발생이 많은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 사람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항체 양성률에도 불구하고 임상증상을 보이거나 폐사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다.

동물이 임상증상을 보인 후 폐사한 예는 2017년 일본 히로시마지역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치타가 첫 보고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일본의 남부지역에서 고양이(폐사율 약 60%)와 개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폐사하는 예가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감염된 고양이나 개를 진료한 수의 의료진에 전파가 확인되기도 하였다3-4).

국내에서는 무증상 동물(염소, 개 등)로부터 SFTS 바이러스가 분리된 예가 있었으나 임상증상이 나타나거나 폐사한 예는 발견되지 않다가, 2018년도에 처음으로 고열, 기력 소실, 구토, 혈변 등 사람 환자와 유사한 임상증상 및 혈소판감소, 백혈구감소, 혈액 화학 수치 변화 등이 관찰된 개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할 수 있었다. 이후 매년 증상이 확인되는 예가 나타나고 있고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SFTS는 앞서 언급했듯 인수공통전염병이다. 특히 반려동물은 사람과 동일 공간에서 생활하며 밀접하게 접촉하므로 사람-동물 간 전파 위험이 크고 감염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수의 의료진이라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5).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0년 7월 질병관리청과 공동으로 「사람-동물 동반 검사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였다6). 올해까지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첫해 운영했던 시범사업은 현재 「SFTS 사람-동물 간 전파 사례 감시체계 구축」으로 변모하여 전년도 보다 더 광범위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 감시체계는 동물병원 내원 반려동물 중 진드기에 물렸거나 SFTS 감염 유사 임상증상을 보인 개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SFTS 의심 반려동물의 혈액이나 반려동물의 몸에서 채취한 진드기 시료에 대해 진드기 매개 감염성 질병을 검사하는 것으로,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면 반려동물을 진료했던 수의 의료진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SFTS 바이러스 전파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2020년도부터 지금까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의뢰된 시료 321건(개 248, 고양이 33, 진드기 40)을 대상으로 SFTS 및 진드기 매개 질병 4종에 대한 항원 검사를 시행한 결과 총 16건의 SFTS 양성을 확인했다.

그중 ‘20년과 ’21년에 의뢰된 제주지역 2건의 시료에서 SFTS 바이러스를 각각 분리하였다.

SFTS 감별진단을 위해 진행했던 진드기 매개 4종에 대한 검사의 경우, 반려동물에서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질병인 바베시아 유전자가 매년 가장 많이 검출되었다.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검사의뢰 건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아나플라마증과 에를리히증 유전자도 검출되어 점차 다양한 진드기 매개 질병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SFTS 바이러스 검출이 확인된 개체의 경우 2018년도 임상증상을 보인 SFTS 양성 개체와 같이 공통으로 발열 및 소화기증상, 혈소판감소 및 백혈구감소증 등이 나타났다.

SFTS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임상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아직은 그 사례가 많지 않아 앞으로도 더 많은 임상 증례 확인과 관련 정보 축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반려동물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포함하여 검역본부에서 분리한 동물(염소, 개) 유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유전형 B형으로 사람에게서도 77% 이상의 분리 빈도를 보이는 유전형으로 나타났다.

사람 유래 분리 바이러스와 99% 이상의 높은 유전적 상동성(근연관계가 높음)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분석 결과만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사람과 동물이 공통의 바이러스 감염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외에서 사람-동물 간 전파 의심(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SFTS 감염으로 임상증상이 나타난 반려동물이 있다면 보호자나 수의 의료진의 경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다량의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사람에게 중증의 SFTS 환자의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의료진 다수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예가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 시료에서 분리한 SFTS 바이러스(개) 3개 유전자 분절 유전계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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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는 인의 분야에서 2020년 7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의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지정되었다. SFTS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 백신이나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동물 분야는 아직 법정 가축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에서의 인수공통전염병 관리 차원으로 「사육동물에서의 SFTS 예방 및 관리지침」(2019년, 농림축산검역본부 발간)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그 관리가 쉽지는 않다.

공중보건학적으로(법정 가축전염병은 아니지만) 중요한 반려동물 질병일수록 국가 방역정책과 임상 진료 지침(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질병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임상수의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FTS뿐만 아니라,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임상수의사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 동물의 SFTS에 대한 의문사항이나 추가 정보는 「사육동물(가축, 반려동물 등)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 및 관리 매뉴얼」(보러가기)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Yun SM, Park SJ, Kim YI, Park SH, Yu MA et al., Genetic and pathogenic diversity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 (SFTSV) in South Korea. JCI Insight, 2020, 5(2):e129531.

2) 질병관리본부. 2020년도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관리지침. 2020

3) Kida.K, Matsuoka Y, Shimoda T, Matsuoka H, Yamada H et al. A case of cat-to-human transmission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 Jpn J Infect Dis. 2019;72(5):356-358

4) Yamanaka A, Kirino Y, Fujimoto S, Ueda N, Himeji D, et al. Direct transmission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 from Domestic Cat to Veterinary Personnel. Emerg Infect Dis. 2020;26(12):2994-2998

5)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사육동물(가축, 반려동물 등)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 및 관리 매뉴얼. 2019

6) 2020년 사람-동물 SFTS 양성시 접촉자 동반검사 시범사업 결과. 주간 건강과 질병(질병관리청,), 2021, 14(24):1722-1730.

<본 기고문은 대한수의사회 및 저자와의 협의에 따라 KVMA 대한수의사회지 2022년 9월호에 게재된 원고를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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