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수의대 신설 관련 토론회 개최 예정..허주형 회장 “강력 대응”
각 시·도지부, 산하단체, 수의과대학, 수대협 등에 협조 요청
부산대학교 수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한 국회토론회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사진)이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수년 전부터 꾸준히 수의대 설립을 추진해 온 부산대는 지난달 27일 수의과대학 설립요청서를 교육부에 공식 제출했다. 이후 여러 단체로부터 수의대 설립 지지를 받으며 여론몰이를 시도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달 국회의원 주최의 ‘부산대 수의대 설립’ 관련 토론회(공청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을 전달받은 허 회장은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직접 회원들에게 행동지침을 전달했다.
허주형 회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동물 수 대비 수의사가 과다배출되는 나라”라며 “이웃 나라 일본보다 수의사가 1.5배 더 많이 배출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가 매우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의대 설립을 요청한 부산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또한 “(수의대 신설은) 부산대학교 재학생들의 교육권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수의과대학을 만드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고 이는 부산대 다른 학과의 폐지·교수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산대학교가 과거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경상국립대학교 동물병원 양산분원(가칭)을 설치하기로 해놓고 차정인 총장 취임 이후 무산된 사건을 언급하며, 차정인 부산대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018년 8월 28일 부산대학교와 경상대학교가 동남권 의생명 특화단지 교육 및 연구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에는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경상대 동물병원을 설립하는 계획도 담겼다. 하지만, 부산대가 동물병원 유치가 아닌 수의대 신설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현재는 부산광역시, 동명대, 경상국립대가 협약을 맺고 동명대 부산 시내 캠퍼스에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부산 분원)을 건립하는 형태가 논의 중이다.
허주형 회장은 부산대 수의대 설립 관련 국회 토론회(공청회)가 실제로 구체화되면, 부산대 수의대 설치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토론회 당일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 시·도지부, 산하단체, 수의과대학, 수대협 등에 보낸 협조 공문을 통해 회원들에게 토론회(공청회) 패널 불참석과 규탄대회 참석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공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설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며 무산시킨 경험이 있다”며 “향후 사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추후 대한수의사회 지침에 따라 달라”고 전했다.
공주대 수의대 신설 국회토론회, 수의계 반대로 무산
한편, 지난 2005년 9월 이군현 의원 주최로 ‘한국 수의학과의 현실과 발전 방향 국회토론회’가 개최된 바 있다. 해당 토론회에 대해 ‘사실상 공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신설 명분을 만들기 위한 토론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의 수의학과 정원허가 요청해 승인까지 받아냈던 공주대가 주도한 토론회였기 때문이다.
토론회에는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200여명의 참여해 반대의견을 냈다. 또한, 대한수의사회가 수의사 수급 현황, 동물 수 대비 수의사 배출 수, 국내와 해외 상황의 차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토론회를 주최했던 국회의원도 반대 의견과 근거에 동의하면서 결국 공주대 수의학과 설립은 무산됐다.
이후 2007년, 수의학과 신·증설시 수의사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협의해야 하도록 고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현재 수의학과를 신설하거나 증설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의 허가만으로는 수의대를 설립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