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수의사, 연봉 높아졌지만 정신적 고통도 함께 증가

머크애니멀헬스, 2022 수의사 웰빙연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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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미국 내 반려동물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미국수의사의 연봉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정신적 고통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머크애니멀헬스가 2021년 9~10월 미국 수의사 24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22 수의사 웰빙연구)를 공개했다. 2017년, 2019년에 이어 3번째 진행된 수의사 웰빙연구였다.

이에 따르면, 미국수의사의 12.3%가 자신의 웰빙(삶의 만족도)에 불만족(Suffering)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2.9%P 증가했다(9.4%→12.3%).

만족(Flourishing)한다는 응답은 56.5%, 그럭저럭(Getting By)이라는 응답은 31.2%였다. 비수의사 스텝의 불만족 비율은 3.8%였다.

@Merck Animal Health

연봉 높아졌지만, 심각한 정신적 고통 겪는 미국수의사 비율도 증가

나이 어릴수록 더 크게 고통받고, 더 많이 번아웃 겪어

심각한 정신적 고통(Psychological Distress, 심리적 고통)을 겪는 미국수의사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케슬러 정신 스트레스 척도(kessler6)를 통해 측정한 결과, 2017년에는 미국수의사의 5.3%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으나, 2019년에는 6.4%, 2021년에는 9.7%로 증가했다.

머크애니멀헬스는 “2019년 이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수의사의 비율이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간접적인 영향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등의 대외활동이 줄어들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가 감소한 반면, 반려동물 수의 폭발적 증가와 병원 스텝의 격리 등으로 업무 강도는 오히려 커졌다.

실제, 미국수의사의 67%가 팬데믹 기간 동안 일손이 부족했다고 답했으며, 절반은 근무 시간에 불만을 나타냈다. 조사 결과, 미국 수의사의 40% 이상이 주 45시간 이상 일하고 있었으며, 약 5%는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었다.

연봉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고통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미국수의사의 약 85%가 2019년 대비 2020년에 연봉이 증가하거나 비슷하다고 답변한 반면, 연봉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0% 수준에 그쳤다(1인 동물병원 12%, 2~3인 동물병원 11%, 4인 이상 동물병원 14%).

수의사의 정신적 고통은 젊은 수의사에서 더 만연했다. 34세 이하 수의사에서 약 16.7%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으나, 35~44세는 13.2%, 45~54세는 10.3%, 55~64세는 8.1%로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백인 수의사보다 히스패닉, 흑인 수의사의 더 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도 특징이었다.

번아웃도 어린 수의사들이 많이 겪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번아웃을 겪는 수의사 비율이 크게 줄었다.

머크애니멀헬스는 “미국수의사 직업군이 직면한 큰 문제는 스트레스, 자살, 학자금 대출 등이며, 최근에는 임상 현장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보다 더 많은 수의사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번아웃도 중요한 문제”라며 “수의사와 직원의 웰빙 및 정신건강을 위해 구체적인 일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크애니멀헬스는 수의사 개인을 위해 건강한 취미 갖기, 적절한 워라벨 유지하기, 좋은 사회적 관계 만들기, 재무설계 받기 등을 추천했으며, 동물병원에는 건강보험 및 직원지원제도 제공하기, 팀원 간 솔직하고 개방적인 소통하기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020 수의사 웰빙연구’에 의하면,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미국수의사는 10만 명당 7,455명으로 미국 일반 성인(3,600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웠던 수의사도 약 1.7배 많았으며(1,463명 vs 882명), 실제 사살을 시도했던 수의사는 일반인보다 무려 2.7배 많았다(174명 vs 64명).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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