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일괄접종 필요성 의문, 농·축협동물병원도 문제”

돼지수의사회, 구제역 백신 부분적 중단·유통체계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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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돼지수의사회(회장 최종영)와 대한수의사회 농장동물진료권쟁취특별위원회가 구제역 백신 관납의 문제점을 지목했다.

전국 모든 우제류에 대한 일괄접종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구제역백신을 비롯한 약품공급업소로 전락한 농·축협동물병원 문제도 꼬집었다.

한 지자체 관청에서 보관하다 폐기된 구제역 백신
(사진 : 한국돼지수의사회)

국내에서 사육되는 소, 돼지, 염소 등 우제류 가축은 모두 구제역 백신을 맞아야 한다. 기준치 이상의 항체양성률을 유지하고, 거래 시에는 예방접종 확인서도 지참해야 한다.

돼지수의사회는 구제역 청정화 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제역 발생이 없는 지역에는 부분적으로 접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껏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던 제주도나 일부 전라도지역에서 도입해볼만 하다는 주장이다. 돼지수의사회는 “전염병 발생이 없는 지역에까지 일률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합리적 예산 절감 측면에서도 고민해 볼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구제역 백신 구입에는 많은 세금이 들어간다. 전업농에는 50%, 소규모농가에는 100%를 예산으로 지원한다. 올해 구제역 백신 구입에 투입될 예산은 4,800만두분에 491억원으로 책정됐다. 소규모농가에 지원하는 시술비 등을 합하면 763억원에 달한다.

대만의 사례도 들었다. 1997년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을 도입했던 대만은 23년만인 2020년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청정국으로 복귀했다.

돼지수의사회는 구제역 방역대를 크게 발생 양성지역과 음성지역으로 구분하고, 양성지역과 그 인근지역에만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을 제언했다. 아르헨티나도 이 같은 방식으로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과 미접종 청정지역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청이 직접 약 사서 보관하고 배포, 불법 지적

불법 약품판매 성행

구제역 백신 유통 문제도 지적했다.

시군청이 구제역 백신을 받아 배포하는 방식부터 문제로 지적했다. 적법한 도매상과 의약품판매업소를 거쳐 의약품을 유통하도록 한 관련 법령을 위반한 셈이라는 것이다.

긴급백신이 필요한 응급상황이라면 모를까, 10년 넘게 구제역 백신을 상시접종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가 관리하지 않고, 읍면사무소까지 거쳐 불출되는 과정에서 콜드체인이 깨져 백신의 유효성이 상실될 우려도 제기했다.

돼지수의사회는 “관청에 약품보관용 냉장고를 두고 백신을 보관하는 것은 약사법·수의사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부적절한 유통관리로 백신 및 동물용의약품이 폐기되는 등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선에서 구제역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농·축협동물병원 문제도 거론했다.

돼지수의사회는 “농·축협동물병원에서 (수의사 진료 없이 약만 판매하는) 불법 동물약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조합원을 위한 약품공급 서비스업으로 전락해, 불법 약품판매에 대한 다양한 민원이 속출하고 국가 방역사업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돼지수의사회는 국가가 백신을 사주고 항체양성률 미달이나 발생 시 보상금 삭감 등의 책임은 농장에 집중된 현 방역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농장을 진료하는 수의사가 고객농장의 구제역 방역예찰을 포함해 진료하고 그 책임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돼지수의사회는 “구제역 방역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구제역) 청정화를 위한 새로운 방역정책을 요구한다”며 “지자체의 불법을 조장하는 백신 공급체계 개선과 농·축협동물병원의 불법 약품판매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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