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티푸스·식중독 일으키는 살모넬라, 관리 강화에 가금수의사 역할

한국가금수의사회 2023년 상반기 세미나, 살모넬라 문제 다각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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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금수의사회가 살모넬라균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살모넬라균의 혈청형은 다양하다. S. Gallinarum이 닭에 감염되면 가금티푸스를 일으킨다. S. Enteritidis, S. Infantis 등이 달걀이나 닭고기를 통해 사람에 감염되면 식중독으로 이어진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가금티푸스와 식중독의 관리 허점을 지목하면서 종계 관리 및 달걀 모니터링 검사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가금수의사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검역본부 조류질병과 강민수 연구관

가금티푸스 지속 발생

육계는 종계 관리, 산란계는 닭진드기 관리에 주목

이날 발제에 나선 검역본부 강민수 연구관은 국내 가금티푸스 발생양상과 지속 요인을 소개했다.

국내 가금티푸스는 1992년 산란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2000년대 들어 생균백신을 도입하면서 저감에 기여했지만, 여전히 육계·산란계을 포함한 가금 축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공식 보고된 가금티푸스 104건 중 육계가 절반(52건)을 차지했다. 산란계(18), 백세미(15), 토종닭(11)이 뒤를 이었다.

강민수 연구관은 “(살모넬라) 백신접종이 감염폐사를 줄이는 효과는 상당하지만 감염 자체를 막지 못한다”며 “종계에 감염되면 난계대감염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계에서는 종계 관리의 허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종계는 살모넬라 백신접종은 금지하고 혈청검사를 통해 감염계군을 찾아내 도태하고 있지만, 암암리에 백신을 쓰고 있다 보니 난계대감염으로 인한 발생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란계에서는 중추이동이나 인접농장에서의 발병과 함께 기존 농장에서의 재발생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살모넬라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타 질병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계군 면역이 저하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서 닭진드기와 가금티푸스가 역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민수 연구관은 “가금티푸스가 발생한 산란계농장 40개소를 조사한 결과 75%가 중추입식 후 6개월 이내에 닭진드기와 함께 발병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닭진드기에서도 가금티푸스균이 수직감염된다. 발병농가의 닭, 닭진드기, 환경시료에서 나온 가금티푸스균이 유전적으로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계군은 물론 닭진드기까지 박멸되지 않는다면, 해당 계사에서는 가금티푸스로 인한 피해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금티푸스 피해가 지속되는 계군에 대해서는 3개월 단위의 백신 보강접종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금수의사회 유종철 부회장도 “닭진드기를 막지 못하면 가금티푸스를 근절할 수 없다”면서 농장 위생 개선을 위한 가금수의사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북대 수의대 이영주 교수

살모넬라 식중독균, 종계·달걀 검사 강화해야

이영주 경북대 교수는 “국내에서 사람 살모넬라 식중독이 최근 증가추세”라며 “식품에서의 살모넬라 분리 사례를 보면 달걀, 닭고기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가축질병방역정책 국회토론회에서 제언했던 가금사육단계 살모넬라 관리방안을 가금수의사회에도 소개했다(본지 2023년 4월 4일자 ‘매년 터지는 살모넬라 식중독, 닭·달걀 관리체계 강화해야’ 참고).

특히 원종계·종계 단위에서부터 살모넬라 식중독균을 관리하는 미국·EU와 달리 국내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을 지목했다.

같은 살모넬라라도 가금 생산성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가금티푸스·추백리는 나름의 관리를 하지만, 사람 식중독균은 관심 밖이라는 것이다.

이영주 교수는 “종계장에 대한 살모넬라 대책을 마련하기 앞서 식중독균의 종계장 환경오염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란계에 대한 달걀 수거검사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농장 환경검사에서 살모넬라 양성일 경우 달걀 4천개를 검사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달걀 20개만 검사한다. 위음성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교수도 “20개만 수거하는 검사는 안 하느니만 못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식약처 의뢰로 산란계 농장에서 90%±5% 신뢰구간으로 살모넬라를 검출해낼 수 있는 표본검사의 도입을 검토했다. 산란계 농장 60개소를 대상으로 달걀 280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기존(20개) 수거검사보다 훨씬 높은 오염률을 보였다.

살모넬라 관리 강화에 가금수의사 역할도

이날 가금수의사회에서는 살모넬라 식중독균 검사·관리가 강화되면 가금수의사의 역할도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영주 교수는 “농장 환경검사를 강화하려고 해도 현재의 정부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일선 가금수의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종철 부회장은 “(농장에서) 살모넬라가 나오면 그 이후가 문제다. 수십만수에 달하는 산란계 농장에서 살모넬라를 근절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농장에서 살모넬라를 근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인만큼 가금수의사가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한 일선 가금수의사는 “S. Enteritidis 백신도 있지만 현장에서 잘 사용하지 않다 보니 수입도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살모넬라를 근절하려면 구서, 생균제, 박테리오파지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수의사들도 적극적으로 컨설팅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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