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환경단체, `AI 철새 탓 그만, 공장식 축산∙방역정책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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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자유연대, 환경보호연합 등 5개 동물환경단체가 AI 사태를 비판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KARA, 한국물새네트워크,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환경운동연합 공동 기자회견

한국, 고병원성 AI 발생 세계 11위..후진국형 공장식 축산 근본원인 지적

동물자유연대, 환경보호연합 등 5개 동물∙환경단체는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I사태에 대한 당국의 대처부족을 질타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살처분 대상 가금의 생매장 문제를 지적했다. 조 대표는 “동물전염병 발생시 살처분에 대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국제기준은 지키지 않고 생매장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평상시 이런 문제에 대한 제안은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뒷전이다가, 막상 재난이 생기면 시간적 문제로 생매장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OIE가 발표한 2003년부터 2014년 1월 13일까지의 세계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 이어 세계 11번째로 발생건수가 높다”면서 “이는 공장식 밀집사육을 묵인하는 후진국형 축산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복지형 축산에 대한 정부와 농장주의 관심을 촉구한 것.

환경단체, ‘AI 원인 철새 지목은 정부의 책임 회피’

환경보호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AI 원인으로 철새를 지목한 정부의 판단은 잘못됐다”면서 “정부가 철새 탓을 하는 것은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 AI 역학조사위원회는 발생농장 인근 철새도래지에서 지난 3년간 검출된 바 없는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견됐다면서 철새를 전염원으로 지목했다.

염 사무총장은 “AI 양성농장 중 철새로부터 가금류로 전이된 경로가 분명히 밝혀진 곳은 단 한 건도 없다”면서 “가금에서 먼저 발생된 후 철새로 전염됐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철새도래지 항공방제에 대해 “소독약 공중살포로 인한 부작용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철새들이 오히려 도래지 밖으로 퍼지게 만드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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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주최 측이 진행한 오리 살처분 매몰 현장을 재현하는 퍼포먼스

현재 이번 H5N8형 고병원성 AI의 최초 발생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밝혀져있지 않다. 역학조사위가 철새를 지목한 것도 잠정적인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추정이다. 발생원인에 대한 면밀한 역학조사를 하기에는 AI가 긴박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인력적∙시간적 한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다만,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고 인근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상황에서, 철새를 고려한 방역정책을 펼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보긴 힘들다. 한동안 철새 먹이주기를 아예 금지하는 등 잘못된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철새 먹이주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안전하게 먹이를 급여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게다가 당국이 정말 철새 탓만 하면서 하늘만 바라본 것은 아니다. 방역대 설정, 이동제한, 초소 소독, 예방적 살처분 등 철새 외 차량이나 사람을 통한 수평전파를 막기 위한 조치를 기본적으로 수행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막바지에는 살처분 현장을 재현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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