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WSAVA 2023 콩그레스 열린 포르투갈에 가다

WSAVA 콩그레스서 살펴본 반려동물 임상과 번식·웰빙·원격진료 논의..포르투갈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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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원 뉴엘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

세계 반려동물 임상분야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무엇일까. 포르투갈과 다른 유럽 수의사들의 임상 환경은 어떨까.

지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2023 콩그레스에 다녀왔다. WSAVA 콩그레스는 반려동물 임상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매우 큰 규모의 행사들 중 하나다.

리스본 테주강변의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수천명의 수의사들이 참가했다. 이번 콩그레스는 유럽반려동물수의사연합(FECAVA), 이베로아메리카반려동물수의사연합(FIAVAC) 등 유관 단체들과의 공동 행사로 진행돼 평소보다도 규모가 컸다. 우리나라에서도 30여명의 인원이 콩그레스에 참가했다.

WSAVA Oncology working group이 주관한 라운드테이블
‘강아지, 고양이 임상에서 가장 흔한 피부 종양은?’

학술 세션 구성을 보면서 WSAVA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Oncology working group’ 세션은 세계 각지의 종양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림프종이나 MCT등 임상환경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종양들을 주제로 임상 도중 느꼈던 문제에 대해 서로 문답을 나누거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2022년 새 통증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Global pain council’은 사람에 비해 간과되기 쉬운 반려동물의 통증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다뤘다.

특히 외상, 급성 통증, 만성 통증, 종양에 의한 통증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통증 관리에 대한 강의들이 이어져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고 도움이 된 세션이었다.

통증 강의의 마지막 메시지 “우리는 보이는 것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동물의 통증을 좀더 잘 보이도록 해봅시다!”

“진료 표준(Clinical standards)을 정립하려는 노력”

WSAVA는 이외에도 ‘Global dental council(치과위원회)’, ‘예방접종가이드라인그룹’, ‘진료가이드라인그룹’ 등 여러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를 가진 반려동물 임상이 세계 어느곳에서나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필자는 주로 통증관리와 호르몬/소화기 내과 관련 강의를 주로 들었지만 그 외에도 인상적인 강의들이 많았다.

학회에 참여하면서 한편으로는 ‘국내의 일선 진료 수준이 유수의 선진국들과 비교하여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양학, 피부과, 호르몬질환, 소화기질환, 치과, 안과, 외과 등 어느 분야로 한정할 것 없이 국내 임상 수의사들이 높은 수준의 진료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진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제들이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WSAVA Responsible Breeding Group: 반려동물 번식에 있어서 수의사의 역할과 가이드라인, 유전질환 예방 ▲WSAVA Professional Wellness Group: 수의사의 직업 영역에서의 웰빙과 소통방식 개선 ▲Veterinary Innovation in Business: 주로 IT와 관련된 수의계의 혁신적인 전략과 사업모델 소개가 흥미로웠다.

아프게 태어나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반려동물 번식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라인과 수의사의 책임있는 역할

특정 형질을 얻기 위한 극단적인 교배과정을 통해 많은 반려동물들이 심각한 의학적 위험을 가지고 태어난다. 불독, 보스턴테리어, 시츄 등의 품종에 나타나는 단두종 증후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바른 지식과 책임감 있는 번식 과정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필수적인 배경이 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 또는 민간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어야 하며 수의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미국켄넬협회(AFK)의 자체 가이드라인이 있다. 유럽의 경우 유럽반려동물수의사연합(FECAVA)의 자문을 받아 유럽연합(EU)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2020년 발표되었다. 몇 가지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 8주령 이하의 강아지는 판매되어서는 안 된다

– 강아지를 판매·양도하기 위해 제3자를 통하거나 제3자가 이를 대행하면 안 된다(제3자를 통하는 경우 강아지가 모견과 조기에 분리되고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 강아지가 새 소유자에게 양도되기 전에 마이크로칩을 이용하여 공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다.

– 강아지의 정확한 생애 이력과 건강기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견의 검진결과 및 유전자 검사결과를 공유해야 한다.

– 번식에 사용되는 개는 교배 전 수의사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명백한 질병의 징후가 없어야 한다.

– 유전질환, 신체적 이상을 가진 경우 그 개와 그 개의 자손들은 향후 번식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번식에 사용되는 개는 사람과 다른 동물에게 우호적이어야 하며 지나치게 겁이 많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동물은 번식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코가 납작하거나 관절이 변형되어 있는 등 극단적인 형질을 가진 개는 번식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18개월 보다 어린 개는 번식에 사용해선 안 된다. 7살 이상의 개는 번식 전 수의사로부터 의학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 한번 출산한 개는 최소 12개월 이내에 다시 교배하지 않는다. 전 생애 동안 4회가 넘게 출산하게 해서는 안 된다.

– 번식업자는 개의 고통을 예방하고 완화하고 개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제공해야 한다. 질병을 통제하고 품종 관련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아픈 동물을 인식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여야 한다. 개의 행동발달과 사회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번식업자는 당국에 해당 분야의 역량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 일부 국가는 1인당 사육할 수 있는 개의 수도 제한되어 있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입양 시장에서 위의 원칙들은 과연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임상 환경에서 관절질환, 알러지 등 유전적 요인에 의한 질환을 가지고 고통을 겪는 많은 환자들을 보게 된다. 그럴 때 마다 속으로는 ‘왜 아픈 아이를 입양하셨나요’, ‘왜 엄마/아빠를 보지도 않고 강아지/고양이를 입양하셨나요’라고 몇 번씩 물어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인 수의사들이 잠재적인 보호자들에 대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반려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소비자의 인식이 변해야 번식업자들도 바뀔 것이다. 수의사 단체는 정부의 동물복지 당국과 협력하여 반려동물 번식과 분양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복지를 위해 전문가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수의사의 직업적 사명이다.

 

수의사의 번아웃은 어떻게 오나

“수의사들은 동물의 건강을 돌보고 보호자를 위로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 스스로의 건강은 어떻게 챙기시고 있나요?”

이번 WSAVA 콩그레스는 학술뿐만 아니라 수의사의 직업적인 환경 개선에 대한 내용도 중요한 주제로 다뤘다.

WSAVA는 반려동물의 건강, 복지, 웰빙을 보장하려면 수의임상 구성원들의 건강, 복지, 웰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콩그레스는 ▲번아웃 요인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소통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위기 상황은 어떻게 개선의 기회가 되는가 ▲능동적인 듣기 기술 ▲병원 구성원의 웰니스를 실행하는 임상 팁 ▲바쁨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이중 몇 개의 강좌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반려동물 임상에는 다양한 측면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는 업무부담(work overload), 업무경직성(lack of control), 적절하지 못한 보상, 커뮤니티의 부재, 가치의 상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수의사들이 번아웃과 냉소주의, 비효율을 겪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수의사의 직업만족도와 직업에 대한 열정을 떨어뜨려 수의사들이 수의임상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 스케쥴, 환자의 죽음 등 높은 업무 스트레스, 낮은 워라밸, 소속감의 부재, 피드백과 갈등해결 시스템의 부족이 수의사들을 위협한다.

또한 강연자들은 수의사만이 이런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려동물 임상의 또다른 중요한 축인 테크니션·간호사들 역시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오히려 수의사들 보다도 더 큰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 병원의 비전을 설립하고 구성원과 함께 공유할 것

– 구성원간 소통을 장려하고 개선할 것

– 구성원의 복지(Wellbeing)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

–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혁신할 것

필자 역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한국에 돌아가서 본인 스스로와 우리 직원들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간과되는 주제였기에 인상 깊었다.

이 밖에도 ‘보호자에게 나쁜 소식(암 등)을 전하는 방법’, ‘보호자와 환자의 삶의 질과 안락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 등 보호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좌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리스본의 명물 28번 트램과 상점가, 포르투갈의 유명한 해물요리들.

새로운 IT 기술은 수의임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수의 분야의 원격진료(Telemedicine)

수의분야의 혁신이라는 메인 주제로 묶인 세션에는 새로운 IT 기술이 임상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여러 서비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보호자와의 문진 시 대화내용을 자동으로 차트에 입력해주는 기술. AI 영상판독 서비스. 전화 대신 온라인 채널로 예약을 관리하여 직원들이 업무부담을 줄이는 기술.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건강기록을 손쉽게 체크하도록 돕는 기술. 수의사들과 소통을 편리하게 하며 병원은 고객접점을 늘리는 기술까지 포함했다.

그중 원격진료에 대한 소개가 인상 깊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북미에선 원격진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원격진료 서비스를 이용한 보호자의 73%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원격진료는 여러가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의사가 보호자에게 조언하고 즉각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한지를 원격으로 평가하는 과정, 특정 질환에 대한 수의사의 정확한 조언, 현재 치료중인 질환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연자는 북미 시장에서 실제로 운영 중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대부분 월구독 혹은 연간구독 형태의 서비스로 구독료는 월 15~40달러 정도의 수준이었다. 일부 서비스는 동물병원 보험과 연계되어 있었다.

연자는 “원격진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없으며 고가의 장비도 수의사가 가진 수년간의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의 원격진료 서비스는 진료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물병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반려동물이 보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번 콩그레스에는 피부질환, 간질환, 소화기질환, 호흡기질환, 정형외과, 안과, 치과, 응급의학, 영상의학, 고양이진료, 수생동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세계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3일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강의를 들었지만 미처 듣지 못했던 강의들이 아쉬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와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부스와 이벤트들

전시 부스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유럽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업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사료나 약품, 의료장비 업체 외에도 앞서 소개한 IT 기술을 활용한 의료 소프트웨어나 컨설팅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많았다.

국내 기업도 몇 군데 참석했다. 주로 웨어러블 의료기기, 전자식 청진기와 같은 새로운 IT 기술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중국계 기업이 전체 부스의 30%는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초음파, 마취기, 환자모니터링 장비 업체부터 혈액진단기기, 내시경기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중국계 업체들이 참석했다.

리스본 올드시티에 위치한 ‘사웅 벤투 동물병원’. 옛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원장인 HENRIQUE ARMÉS 씨는 3D 프린트를 활용한 정형수술과 병원의 특별한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한국의 동물병원비는 정말 비싼가

리스본의 동물병원들 가보니..

콩그레스 기간 동안 포르투갈을 포함한 각국의 수의사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리스본에 있는 동물병원 3곳을 직접 방문했다.

다양한 분야의 수의사 30명 이상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90명도 넘는 포르투갈 최대 규모의 동물병원부터 현재 필자가 운영하는 정도인 규모의 동물병원, 리스본 구도심의 오래된 건물에서 옛 형태를 보존해가며 독특한 구조와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동물병원도 방문했다.

병원을 둘러본 뒤에는 대표원장을 비롯한 다른 수의사들과 임상 현실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포르투갈 역시 수의사의 과잉 배출과 반려동물 임상에서의 경쟁 심화, 임상환경이 더 나은 주변 국가로의 인재유출과 같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각 병원마다의 독특한 특징뿐 아니라 진료비 역시 관심이 갔다. 포르투갈 수의사들은 ‘진료비는 수의사의 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가치’라고 표현했다.

포르투갈의 동물병원도 규정에 따라 주요 진료 비용을 게시하도록 되어있었다. 공시된 내용을 대체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 진료비가 29~50유로 (한화로 4만1천원~7만1천원),

-응급진료인 경우 70~90유로 (한화로 9만9천원~12만7천원)

-입원비나 검사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 (수액이나 주사 등 다른 처치를 제외한 하루 입원 비용은 4만~7만원 수준)

-엑스레이 2컷 4~8만원

-복부초음파 10만원 내외

-심장초음파는 10~15만원

-CBC검사 3~4만원

예외적으로 중성화와 일부 수술 비용은 우리나라 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었다.

2022년 기준 1인당 GDP는 포르투갈 24,000달러, 한국이 32,000달러로 한국이 다소 높다. 22년 기준 OECD가 발표한 평균 임금 역시 한국이 포르투갈 보다 4~50%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경제 상황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임을 알 수 있었다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포르투갈의 병원비가 주변 국가인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확인해주었다.

비코믹스 동물병원. 병원 방문중 태어난 강아지들, 비코믹스 동물병원의 수의사들과 함께
애니큐라 레스텔로 동물병원. 수의사만 30명이 넘고 병원 전체 구성원은 90명에 달하는 초대형 병원이다. 설립자인 아버지와 자녀들이 수의사로 함께 일하고 있었다. 1수술실과 2수술실, MRI실, 고양이진료실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동물병원비가 비싸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비싸다’는 것은 실제 드는 비용에 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거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곳보다 가격이 높은 것을 뜻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하는 와중에도 한국의 동물병원 진료비 변화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서도 동물병원은 반려동물 진료가 사람 진료에 비해 투입되는 시간, 인건비 등이 높은 탓에 다른 의료계열 직군보다 영업이익은 가장 낮은 편으로 확인됐다(본지 2020년 8월 10일자 [기고] 동물병원 매출,병원·약국·치과·한의원과 비교 참고).

아무 근거 없이 동물병원 병원비가 무조건적으로 비싸다는 표현이 남발되는 현실에서 적어도 1인당 GDP에 따른 의료비 수준, 평균 소득당 의료비 수준 등 적절한 통계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판과 대책마련이 나오길 기대한다.

*   *   *   *

이번 콩그레스는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었다. 수의사의 직업적 소명은 무엇인가. 수의사는 사회에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나. 수의사는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해야 하는가.

어떻게 우리 직업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 스스로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것인가. 빠르게 변화하는 임상 환경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것인가.

우리 앞에 산적한 많은 과제에 대한 해답은 쉽게 얻을 수 없겠지만, 공자가 말하길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으로 받들 만한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외국의 수의사들과 대화와 교류의 폭을 늘린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더 좋은 해결책들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년에도 수의계에는 또다른 국제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내년 4월에는 세계수의사대회(WVAC)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내년 9월에는 세계소동물수의사회 콩그레스(WSAVA 2024 congress)가 중국에서 개최된다.

디너 파티에서 만난 Dr. Kurt de Cramer는 “내년 4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WVAC 콩그레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많은 수의사들이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명 교수님도 “이번 콩그레스 같은 국제 행사는 새로운 지식을 얻는 공간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의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며 “우리나라의 젊은 수의사들이 더 활발하게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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