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은 가축전염병 전파에 안전한가’ 돼지와건강 신사옥 가보니

여러 농장 연결하는 고리..출하차 동선 피하고 자동 자외선 소독, 헤파필터 공조장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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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진료·컨설팅·약품공급과 농장 직영까지 벌이고 있는 ㈜돼지와건강(대표 김경진)이 신사옥을 마련했다.

8일 열린 개소식에서 김경진 대표는 신사옥을 ‘웃기는 건물’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상은 여러 농장을 다녀야 하는 업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방역상 위험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물이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출입구 차량소독시설과 자동 자외선 소독설비, 3중 헤파필터를 적용한 공조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김경진 대표는 “가장 위생적으로 공급되어야 할 약품이 가장 위험하게 유통된다. 질병이 (농장에) 안 들어오는게 신기할 정도”라며 “업계가 바뀌는 마중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물병원동과 사무동 모두 타이머로 자동화된 자외선 소독 장치를 설치했다.
헤파필터를 거쳐 정화된 공기를 공급하는 공조 설비를 갖췄다.
방한 설비를 갖춘 차량소독설비(위)에 더해 농장에 노출됐던 휴대품을 소독하고, 신발을 벗고 근무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2006년부터 돼지농장 컨설팅으로 출범한 돼지와건강은 이번이 3번째 사무실이다. 홍성군청 인근 읍내에 분리되어 있던 기존 사무실과 약품창고 등을 내포신도시 인근의 부지로 모았다. 돼지와건강 컨설팅과 진료, 약품공급, 직영농장운영 모두 신사옥에서 관리한다.

사무실에는 양돈장, 제약회사, 사료회사 등 다양한 관계사가 방문한다. 돼지와건강 직원이 여러 농장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다. 방역이 취약하면 질병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한 고민은 부지 선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가능한 양돈장과 멀리 떨어져 있고, 돼지를 옮기는 출하차량 동선과 돼지와건강 직원의 동선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전국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키우는 홍성에서 그러한 부지를 찾기부터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데이터도 잘 터지지 않는 외딴 곳에 자리잡았다.

외딴 곳이다 보니 야생동물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였다. 동물들이 무서워하는 붉은 색 계열로 밀폐형 울타리를 설치했다.

차량과 신발은 병원체를 옮기는 주요 매개체로 꼽힌다. 신사옥 입구는 4계절 24시간 작동되도록 방한기능을 갖춘 고정식 차량소독장치를 설치했다. 사무동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자동화된 자외선 소독 설비와 공기 정화장치도 눈길을 끌었다. 사람이 없는 새벽시간대에 자외선 소독등이 켜지도록 자동화했다. 3중헤파필터를 장착해 정화된 공기를 유입시키고 자동으로 배기되는 공조 설비를 갖췄다.

그저 깨끗하게 청소하는 정도를 넘어서 방역상 위험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본격적인 인프라를 구비한 셈이다.

김경진 대표가 이날 건넨 기념품은 스마트폰 방수팩과 라이터였다. 농장에 들어가면서 샤워하고 환복까지 해도 스마트폰과 담배·라이터는 그대로 들고 가면 방역상 허점은 그대로다. 정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면 방수팩에 넣어서 반입하고, 농장방문객이 흡연자라면 농장 안에 구비된 담배·라이터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라는 얘기다.

김경진 대표는 “많은 투자를 했고 유지비용은 더 커지겠지만, 이런 설비를 갖춘다고 사업이 더 잘 되리란 보장은 없다”면서도 “떳떳하게 사업하며 양돈산업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 질병문제는 점점 커지고 돼지농장의 차단방역이 점점 개선되는 가운데 관련 업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왕진이나 약품공급 과정에서 질병까지 함께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다.

김경진 대표는 “’우리 사무실은 질병에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면서 “꼭 돼지와건강과 거래하지 않더라도 다른 거래처에 위생적인 공급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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