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전문가가 알려주는 고양이의 미각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 Amy Learn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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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Learn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 국제동물행동컨설턴트협회(IAACB) 인증 동물행동컨설턴트(CABC)

반려동물이 주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궁금하신가요?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가족이 됐으며, 우리는 반려동물을 지극정성으로 돌봅니다. 반려동물의 요구를 잘 이해하려면 그들이 우리와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주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펠리웨이의 Happy Cat Experts와 함께 고양이들이 각각의 오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시각’, ‘후각’에 이어 오늘은 감각 시리즈 중 세 번째로 ‘미각’을 소개합니다.

고양이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포식자입니다. 고양이의 해부학적 구조는 사냥을 위해 특별히 설계되었습니다. 머리뼈(두개골)의 큰 안와(eye socket)는 사냥감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돕고, 먹이를 분해할 때 필요한 특수한 이빨도 가지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30개의 치아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다른 많은 포식자들의 이빨보다 적은 수치입니다. 고양이의 이빨은 앞니를 제외하고는 거의 육식에 적합합니다. 앞니는 매우 작고 주로 그루밍을 하는 데에 이용됩니다.

송곳니는 먹이를 잡고, 먹잇감의 척추를 분리하는데 사용되는 돌기(spike)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양이의 이빨에는 특수한 압력 수용체가 있어 사냥감을 한 번에 죽이기 위해 어디를 물어야 하는지 측량이 가능합니다.

뒤쪽의 작은어금니(소구치, premolars)와 어금니(구치, molars)는 초식 동물의 이빨처럼 식물을 갈기 위한 구조가 아닙니다. 고양이의 어금니는 고기를 소화하기 쉬운 작은 조각으로 자르기에 완벽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강력한 턱 근육에 의해 조절됩니다. 고양이는 진정한 육식동물이며 다른 포유류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더 높은 비율로 단백질에 의존합니다.

맛은 혀 표면의 미뢰에 있는 수백 개의 미각 수용체에 의해 좌우됩니다. 맛의 종류는 짠맛, 단맛, 쓴맛, 감칠맛, 신맛 5가지가 있으며, 냄새에 의해 맛이 증폭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각의 미각 수용체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음식을 맛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짠맛 수용체 : 염화나트륨을 감지하여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

-단맛 수용체 : 포도당이나 과당을 감지

-쓴맛 수용체 : 식물성 물질의 독성 알칼로이드와 같은 독소를 감지하는 데 도움

-감칠맛 수용체 : 글루타메이트와 같은 짭짤한 아미노산을 감지

-신맛 수용체 : 상한 음식을 식별

미뢰에서 맛의 정보가 분류되면, 4개의 뇌신경(안면신경(7), , 혀인두신경(9), 미주신경(10), 삼차신경(5))을 통해 뇌의 시상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그리고 시상에서 열(thermal), 기계적(mechanical), 내장(visceral), 통증(pain) 등 다른 정보와 통합되어 음식의 기호를 결정합니다.

혹시 고양이를 포함해 사자, 호랑이, 표범 등 ‘고양잇과 동물’이 단맛을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고양잇과 동물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단맛 수용체를 형성하는 단백질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맛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는 또한 짠맛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쓴맛, 신맛, 감칠맛에는 잘 반응하죠. 결국 고양이는 우리 사람과 매우 다르게 맛을 경험합니다.

고양이 기호성에 대한 연구 결과, 연어가 고양이들의 입맛에 가장 잘 맞고, 쥐 고기는 다른 음식보다 기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는 신생아기에 특정한 맛을 인식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 고양이가 선호하는 음식을 새끼 고양이도 좋아합니다.

고양이는 보통 하루에 12~20번에 걸쳐 소규모 식사를 합니다. 고양이에게는 사냥하고, 기다리고, 지켜보는 일반적인 주기가 있습니다. 그 뒤에 사냥감을 쫓고, 잡고, 먹는 활동을 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그루밍을 하죠. 그리고 다시 이 주기를 반복하기 전에 휴식을 취합니다.

거식증 또는 식욕 부진은 대부분 기저 질환이나 위장 장애와 관련된 의학적 문제입니다. 다만, 일부 식욕 부진 사례는 불안, 관심 요구, 미각 혐오증(taste aversions ; 음식을 질병과 연관 짓는 것) 등 행동학적 요소와 관련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면서 (자연에서의) 고양이의 식습관 주기를 바꿉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하루 종일 먹을 수 있도록 그릇에 사료를 가득 채워두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지루함과 비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집고양이들이 식물을 먹을 때가 있죠? 풀을 먹는 행동이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많이 키우는 식물 중 상당수가 고양이에게 독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합이 대표적입니다. 고양이에게 박하(cat mint, 캣닙)나 밀싹(wheat grass)을 제공하는 것은 행동풍부화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독성이 있는 식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명심하셔야 합니다.

고양이의 비정상적인 빨기, 씹기, 섭취 행동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요, 샴과 버미즈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흔히 보이는 품종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같은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신발끈, 줄, 천, 고무를 씹는 것을 가장 좋아하며, 그 다음으로 종이, 골판지, 식물 씹기를 좋아했습니다.

고양이의 Pica 문제가 조기 이유식, 스트레스 또는 기저질환 때문에 발생하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루밍은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의 유대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미 고양이는 태어난 후 몇 주 동안 새끼 고양이의 소변 및 대변을 핥아주면서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어미 고양이의 이러한 행동을 통해 새끼 고양이는 그루밍 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고양이는 흔히 깔끔한 동물로 여겨집니다. 그렇게 여겨지는 이유는 고양이가 묻은 음식을 제거하기 위해 입, 턱, 수염을 닦는 셀프그루밍 패턴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입 주변을 닦은 뒤 어깨와 앞다리, 엉덩이와 뒷다리, 마지막으로 생식기와 꼬리 순으로 그루밍을 합니다. 몸이 깨끗해지면 앞 발을 핥은 뒤 얼굴과 귀를 닦습니다.

고양이가 그루밍을 할 때 혀에 있는 가시는 털을 빗질하여 엉킨 털을 풀어주고 기생충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그루밍은 피부에 있는 기름 성분을 재분배해 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털에 묻은 침이 증발할 때 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그루밍은 체온 조절 기능도 합니다.

과도한 그루밍 행동은 종종 강박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핥기 행동(self-licking)의 대부분은 통증이나 가려움증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단순히 행동 문제로 치부하기 전에 의학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양이의 미각과 혀의 구조는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미각과 혀는 고양이를 보호하고, 고양이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며, 그루밍(셀프그루밍, 새끼에 대한 그루밍)을 통해 청결과 적절한 외부 건강(external health)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dditional Resources]

Borns-Weil, S., Emmanuel, C., Longo, J., Kini, N., Barton, B., Smith, A., & Dodman, N. H. (2015). A case-control study of compulsive wool-sucking in Siamese and Birman cats (n= 204).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10(6), 543-548.

Bradshaw, J. W. (2012). The behaviour of the domestic cat. Cabi.

Carlson, N. R. (2012). Physiology of behavior. Pearson Higher Ed.

Demontigny-Bédard, I., Beauchamp, G., Bélanger, M. C., & Frank, D. (2016). Characterization of pica and chewing behaviors in privately owned cats: a case-control study.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18(8), 652-657.

Houpt, K. A. (2018). Domestic animal behavior for veterinarians and animal scientists. John Wiley & Sons.

Kandel, E. R., Schwartz, J. H., Jessell, T. M., Siegelbaum, S., Hudspeth, A. J., & Mack, S. (Eds.). (2000).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Vol. 4, pp. 1227-1246). New York: McGraw-hill.

‘Happy Experts’는 세바코리아가 진행하는 반려동물의 행복지킴이 캠페인입니다. 고양이 시리즈 ‘Happy Cat Experts’와 개 시리즈 ‘Happy Dog Experts’로 구성됩니다.

20여 편에 걸쳐 동물행동 및 복지 전문가,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환경에 따른 반려동물의 행동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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