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가이드라인 발표, TNR 신뢰 높일 기반될까

대한수의사회 TF 주도로 작성..안전한 수술 위한 원칙 제시하며 수의사 선택권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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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가이드라인(이하 수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길고양이 포획‧중성화‧방사(TNR)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다.

수술 가이드라인은 준비과정부터 수술, 회복에 이르기까지 지켜야 할 요소를 제시하면서도 담당 수의사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대한수의사회는 중앙회, 시도지부, 산하단체의 추천을 받아 수술 가이드라인 TF를 구성했다. 김재영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TNR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물병원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TF는 6월부터 수 차례 회의를 거쳐 수술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은 농식품부 ‘길고양이 복지개선 협의체’의 논의를 거쳐 최종안으로 확정됐다.

수술 가이드라인은 ①수술대기 ②마취 ③수술 전 준비 ④수컷 고양이 중성화 수술 ⑤암컷 고양이 중성화 수술 ⑥약물 투약 및 회복 순으로 구성했다.

기존에 농식품부가 고시한 ‘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요령’에도 수술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 수술 가이드라인은 마취, 봉합, 위생관리(멸균) 등을 보다 상세히 서술했다.

TNR 수술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담당 수의사의 재량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기술한 점이 특징이다.

가령 마취제 투여 방법은 근육주사, 정맥주사, 흡입마취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면서도 해당 개체의 통증과 의식을 확실히 소실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마취 심도를 요구했다.

예방적 항생제 투여나 수액, 수술 전 압박배뇨 등도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요구하고 있는 장기간 지속 항생제 투약에 대해서는 ‘건강한 개체에서 멸균적인 수술이 정상적으로 끝난 경우는 지시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멸균은 물리‧화학적 방법을 통해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도록 고압증기멸균법, 에틸렌옥사이드 가스멸균법, 과산화수소 가스 플라스마 멸균법 중 선택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수술법에도 선택권을 부여했다. 암컷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난소절제술(OVE)이나 난소자궁절제술(OHE)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과 수의사 선택권 ‘두 마리 토끼’

TNR 신뢰성 높일 기반될까

수술 가이드라인 TF를 이끈 김재영 위원장은 “TNR은 길고양이와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한 것”이라며 “길고양이 중성화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수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안전한 중성화 수술을 위한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담당 수의사의 재량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수술적인 문제로 고양이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반대로 수의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데도 수의사들이 피해를 입어서도 안 된다”면서 “캣맘은 수의사들을 믿지 못하고, 수의사들은 악성 민원에 부담을 느끼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수술 가이드라인이 상호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이번 수술 가이드라인은 중성화 수술을 수행하는 주체인 수의사에 의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의 자율적 실천을 통해 수의사들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보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동물의료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가이드라인 전문은 아래와 같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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