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놓치지 말고 도전하세요’ 미국수의사 신동국 원장을 만나다

국내 수의대생의 미국수의사 양성을 돕는 신동국 전 재미한인수의사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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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의대생들의 미국 수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고학년이 될수록 현실적인 요소들로 고민을 하다가 꿈을 접기도 하는데요, 오랫동안 미국 수의사로 일하면서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하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신동국 원장님입니다.

신동국 원장님은 1985년 캘리포니아주 수의사 면허 취득 후 Animal Medical Clinic에 취업, 1986년 인수하여 현재까지 운영 중입니다. 재미서울대학교수의과대학동창회장, 남가주한인수의사회 회장, 재미한인수의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재미한인수의사회 50주년 기념 편찬위원장으로 50년사 발간에 기여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 강원대 수의대 등 여러 학교에 약 5만 불의 장학금과 도서비를 지원하고, 최근에는 강원대학교의 미국수의사 준비반에 장학금을 기부했으며, 학생들에게 미국동물병원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수의대학생들의 미국 수의사 양성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신동국 수의사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강원대 수의대 학생들의 미국 LA 동물병원 방문 때 신동국 원장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1980년 2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면서 이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인생을 생각하면서 젊은 나이에 넓은 세상에 나가서 살고 싶었죠. 실제로 미국에 한국인 수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도 도전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고, 담당 교수님도 빨리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부담 없이 미국에서 수의사를 하기 위해 1983년, 미국 San fernando Valley로 이민을 왔습니다.

이민을 와서 며칠 후 운 좋게 수의대 동창회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스터디그룹에 참여해 서로를 도와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수의사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Animal Medical Clinic에 취업, 1986년 인수해서 지금까지 운영 중입니다.

현재 세미나와 봉사 및 선교활동을 꾸준히 하고, 비영리기관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과 수의사회를 위해서도 노력 중입니다.

미국에서 수의사는 존경받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하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입니다. 차이점의 경우, 먼저 미국 시장은 넓고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서는 동물병원 개업을 해서 폐업을 한 한인 수의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돈을 버는 것은 능력의 차이고, 성실하면 병원은 운영이 됩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언어인데,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정부나 지역의 관공서의 간섭이 없고, 자율적으로 시장의 원리에 맡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인관계 측면에서는 아이컨택이 중요합니다. 한국 문화는 어른이나 타인과 대화 시에 눈을 잘 맞추질 않는 편인데, 미국에서 아이컨택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입니다.

이외에도, 미국은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에 관한 부분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타인의 간섭을 싫어합니다.

지금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기 때문에 직장에서는 미국인들과 일하고, 휴일에는 한국 교회에 가는 등 한인들과도 많이 교류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민 1세, 2세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정체성이 모호하면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방황하기 쉽죠. 저는 미국 수의사가 되려고 이민을 왔기에 대학시절이나 임상을 할 때나 늘 Korean American 수의사로서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은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재미한인수의사회 임원이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략 미국과 캐나다에 면허 소지자가 300여 명은 될 것입니다. 그중 남부 캘리포니아에 200여 명이 거주하고, 개인 병원 운영자는 170~180명 됩니다. 개인 병원 운영자 중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사람이 100여 명 됩니다.

학교와 연구소에 있는 수의사는 소수이고 대부분 소동물수의사로 일을 합니다. 전문의 비율은 7~9%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대동물 수의사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2년 전에 데일리벳과 연결이 되어 문의했을 때, 수의대 초년생들의 미국에 대한 관심이 5~7%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보통 고학년이 되면 관심이 희박해지며, 한 학년에 1~2명 정도만 남습니다. 막연한 희망 사항을 가지고 있어 현실적인 준비가 부족하거나 의지가 약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과 때부터 미국 수의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연락하여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서 하면 더 수월하고 서로 격려가 될 것입니다. 일찍 정보를 알고, 미국 수의사 관련 영어공부 및 시험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서울대 수의대를 나왔지만, 강원도 원주 토박이입니다. 우리 가문이 원주에서 450여 년을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 고향에 대한 애착이 있어 2005년도에 강원대 수의대에 1만불을 기부하였고, 2017년부터 미국 수의사 진출을 위해 장학생을 한 명씩 뽑아 후원을 해오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강원대 수의대 학생 2명을 초청하여 2주간 연수시켰고, 6년 뒤 2023년에 미국 수의사 진출을 돕기 위해 강원대 수의대와 2억 원 기부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시경 원장과 최협 부원장이 일하는 병원에서 강원대와 경상대 학생들이 연수를 받았다.

강원대 수의대 학생들은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타 대학 동문이 2억을 기부하였고, 강원대학교 총장, 수의대 학장, 박정호 교수 등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진출을 돕고 있으며, 체계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어느 수의과대학도 하지 못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최협 강원대 동문이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경상대를 나온 이시경 원장도 매년 경상대 2명, 강원대 2명의 학생에게 비행깃값, 미국서 체류하는 동안 거주비용, 자동차 비용 일체를 제공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이자 유일합니다. 앞으로 15년 안에 강원대 출신 미국수의사가 20여명 이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저의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과제는 수의대 학생들의 적극적인 도전입니다.

일찍부터 꿈과 희망을 갖고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현재 수의사 1년 차의 연봉이 한국은 3만불 정도이고 미국은 15~17만불 정도입니다.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고, 젊음의 용기를 갖고 힘차게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도전하길 바랍니다. 특히 강원대와 미국 동문의 체계는 다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월은 빨리 지나갑니다.

이혜원 기자 oni1648@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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