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뮴 기준치 초과된 사료 판매한 대만 대기업 자회사
펫푸드 회사 ‘전문팀’의 학력과 경험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
최근 대만은 사람이 먹는 음식 원료에 산업용 색소가 들어간 사실이 밝혀져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수입된 고춧가루에서 붉은색을 내는 산업용 색소가 검출되기 시작했는데, 이 원료가 수많은 식품 제조 기업에 공급되어 다양한 양념과 수프용 가루 등으로 재가공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원료는 식품업계 곳곳에 퍼져 심지어 다국적 프랜차이즈 기업인 KFC도 “식품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식당 내 ‘후추소금’ 파우치 공급을 자발적으로 중단했으며, 시장 공급이 안정된 후 다시 공급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때마침, 반려동물 식품 생산 및 위생 안전 관리 향상을 위해 대만 농림부가 올해(2024년)부터 지방 정부와 협력하여 정기적인 위생 안전 검사 및 롤링 특별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2월 말까지 총 18개 반려동물 식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강아지용 29개, 고양이용 13개, 겸용 19개 총 61개 제품을 검사했는데 60개 제품이 위생 안전 표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별일 없이 넘어가나 싶었는데, 타이난시 동물방역보호처가 한 회사에서 샘플링한 건식 사료(GOMO PET FOOD 성견 그레인프리 소고기와 새우)에서 카드뮴 함량이 2.2ppm으로 안전 용량 허용 기준(2ppm)을 초과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회사는 2021년 1월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모회사는 대성식품 주식회사라는 곳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대기업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KFC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는 중금속 검출 이후 현재까지도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회사의 모든 제품에 대한 중금속 테스트를 수행했는지 등의 후속 조치가 없는 상태입니다.
대성식품은 단지 정부의 요구에 따라 문제가 된 ‘단일 제품’을 회수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큰 회사 제품도 식품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많은 반려인이 안전한 펫푸드 제조업체와 제품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관련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WSAVA(세계소동물수의사회)가 2021년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WSAVA Global Nutrition Committee: Guidelines on Selecting Pet Foods).
이 가이드라인 전반부는 펫푸드 ‘브랜드’를 선택하는 방법을 다루는데요, 아래는 중요한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1. 회사가 영양전문가(Nutritionist)를 고용했는지 확인했나요? 영양전문가의 이름과 취득한 자격은 무엇인가요?
WSAVA는 고용된 영양전문가(staff Nutritionist)와 비교했을 때 단순 상담가(Consultants)는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된다고 강조합니다.
2. 사료의 포뮬러는 누가 만들었나요? 그의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
WSAVA는 “사료 레시피 개발은 수의대 커리큘럼에 포함되지 않는 영양, 원료 및 가공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경험이 풍부한 조제 디자이너(formulators)는 식품 과학 및 기술 관련 학위를 갖추고, 건강이나 질병 관리를 위한 성분과 영양 수준 선택을 지원합니다.
3. 원료 및 최종 제품의 품질관리 프로세스는 무엇인가요?
WSAVA는 “제품이 AAFCO(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나 FEDIAF(European Pet Food Industry Federation)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양 데이터베이스 분석 또는 제품 화학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성분 확인, 최종 식이 영양 분석, 독성 검사, 세균 검사, 제조 전, 중간 및 후의 포장/유통기한 검사를 받아야 안전한 제품입니다.
4. 제품·영양성분과 관련하여 어떤 연구가 진행됐나요? 결과가 동료평가 저널(peer-reviewed journals)에 발표되었나요?
WSAVA는 펫푸드 회사가 식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영양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펫푸드 회사가 그렇게 한다는 것은 동물 건강과 동물복지에 대한 헌신을 의미한다고 강조합니다.
좋은 반려동물 사료 회사는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고객이 영양 관련 문제를 겪을 때 신속히 올바른 조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의사 교육 과정에서 영양학 비중은 매우 적거나 없으며, 식품 관련 지식을 배울 기회도 거의 없습니다. 영양학 또는 식품 전문가들도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좋은 반려동물 사료 회사는 이론적으로 수의사, 영양, 식품 관련 학력과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팀’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AAFCO라는 미국사료관리협회를 통해 영양 기준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데 반해 한국과 대만에는 적절한 영양 기준과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관련기관이 없습니다.
반려동물이 장기간 주식으로 섭취하는 사료는 단 한 가지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도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때로는 되돌릴 수 없는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절 및 재배 방법에 따라 식품 영양 함량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경재배와 토양재배 식물 내 영양소 함량은 물과 토양 내 영양소의 차이로 다를 수 있으며, 겨울과 여름에 어류의 지방 함량도 현저히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영양 계산’만으로 필수 영양소 함량을 ‘추정’하는 것은 심각한 오차를 유발할 수 있어 영양 결핍을 초래하고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품 제조 과정에서 일부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AAFCO는 가열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비타민 B1 함량을 모든 제조 과정 후에 검사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출하 전 필수 영양소 기본 검사 및 WSAVA에서 언급한 독성 및 세균 관련 검사를 수행해야 합니다.
만약 대만의 제조업체가 이를 준수했다면, 이번 중금속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고려’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은 모든 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저는 수의사로서, WSAVA가 제공한 몇 가지 기준을 토대로 반려동물 사료 회사를 선택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해당 회사가 반려동물의 건강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들의 ‘전문팀’의 학력과 경험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전문성은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이와 동시에 해당 제품의 자가 검사 항목 및 결과를 확인하여 반려동물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안전하고 건강한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왕태미의 대만 펫비즈 이모저모]는 ‘개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영양학’, ‘당신의 반려동물은 잘 먹고 있나요?’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왕태미 수의사가 데일리벳 독자를 위해 대만 반려동물 산업과 수의학 분야에 대한 현지의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