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현아 경상국립대 수의내과학 신임교수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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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이 2024학년도 1학기에 배현아 신임 교수(사진)를 임용했습니다(수의내과학).

정식 과정을 거친 1호 한국수의내과전문의이기도 한 배현아 교수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24학년도 1학기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교수로 임용된 배현아입니다. 2016년 전북대학교에서 학사를 마치고, 지역 병원에서 내과 임상 수의사로 3년간 근무하다가, 2019년에 경상국립대학교 내과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이후,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선임연구원을 거쳐 올해 3월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학부 시절 내과 실험실학부생으로 실험실 생활을 했었는데, 당시 대학원 선생님들과 함께 스터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과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할 수 있었죠.

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임상의 기본이 되는 내과적 지식이 탄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임상뿐만 아니라 관련된 기초 의학에 대한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만 보다 깊고 넓은 진료를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과학을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대학원의 체계적인 교육 과정 속에서 공부하고 진료 보고 연구를 병행하며 학자의 꿈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제도가 처음 만들어져 지원한 것이 석사 1년차 무렵이었습니다. 그저 내과학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학위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전문의 시험이었습니다. 전문의라는 타이틀보다는, 전문의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내과 지식을 다시 정리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려면 일정 시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합니다. 까다로운 조건이죠.

다행히 경상국립대학교 내과학 실험실에서는 전문의 프로그램 중 핵심인 케이스 디스커션, 논문을 함께 보고 토론하는 저널 클럽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수련의 과정이 도입된 이후 더욱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매주 교수님들 및 대학원 선생님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참 즐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의 과정이 아니었다면 그 많은 임상 논문을 읽어볼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고 고된 시간인 것은 사실이지만, 덕분에 개인적인 성취감과 더불어 학문, 임상을 대하는 저의 관점과 자세도 더욱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윤영민 수의내과전문의위원장, 배현아 전문의

저는 소동물 종양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왔습니다. 특히, 개에서 가장 호발하는 종양 중 하나인 림프종의 진단과 예후 지표 발굴, 치료 반응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병리진단, 화학요법에 근거했던 전통적인 종양 접근 방식이 최근에는 종양 면역학, 종양 유전학 분야를 접목해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 교수님들과의 협업으로 돌연변이 암유전자를 규명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연구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 과정 중에는 개 림프종에서 돌연변이 암유전자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여 액체 생검(liquid biopsy)을 실제 임상 케이스에 적용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의학에서 이미 확립된 개념인 precision (personalized) medicine은 수의학에도 꼭 필요하며, 반려동물 임상 분야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과학은 임상의학의 꽃이자, 다양한 학문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학문입니다. 기초 학문에 대한 소양을 바탕으로 그 위에 임상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 어려운 진료를 마주치게 되더라도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내과학의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내과 교수로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그리고 임상 전문가로서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제가 경상국립대의 여러 교수님과 선생님들과 공부하면서 좋은 환경 속에서 꿈이 생겼고, 그 꿈을 키울 수 있었던 만큼, 후배들, 제자들도 가진 꿈을 활짝 피울 수 있게 아낌없이 도와주고 이끌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반드시 길은 있습니다. 그 길 위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임고은 기자 est213@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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