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의법의학회·국제동물법과학회 정회원 인정받은 국내 연구진

국내 수의법의학 검사를 주관하고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수의법의검사의 국제적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소속 연구진 2명(이경현 수의연구관·김아영 수의연구사)이 수의법의학 분야에서 국제적 공신력을 갖는 세계수의법의학회(IVFSA)와 국제동물법과학회(ISAFS) 정회원 자격을 인정받고 미국법곤충학위원회(ABFE)의 기술자 자격을 취득한 것이다.

법의학(Forensic Medicine)은 의학적 진단과 부검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인과관계와 진실을 밝히는 학문이다. 수의법의학(Veterinary Forensic Medicine)은 동물학대 의심 폐사 사건을 부검, 검사 등의 과학적인 방법으로 원인을 규명하는 학문이다.

2022년 4월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수의법의학 검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지난해 검역본부 질병진단과가 부설 동물병원까지 개설하고 수의법의학 검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도 검역본부로부터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수의법의검사기관(수의법의학센터)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역본부 연구원 2명이 국제적 전문가 자격을 갖추자 “국내에서 수행하는 검역본부의 수의법의검사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수의법의학회(IVFSA, International Veterinary Forensic Sciences Association)는 수의사, 법의학자, 동물 및 관련 법 전문가들의 협력을 추진하고, 수의법의학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매년 세계수의법의학회(Annual Veterinary Forensic Sciences Conference)를 개최하는데, 제17회 세계수의법의학회는 5월 14~17일 이탈리아 칼리아리에서 열린다. 이탈리아수의법의학회(Italian Society of Veterinary Forensic Sciences)와 공동 개최한다.

국제동물법과학회(ISAFS,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Animal Forensic Sciences)는 수의법의학을 바탕으로 동물학대 범죄의 조사 및 증거 수집·분석 방법을 개선하고 있으며, 동물학대 범죄 조사, 증거분석, 기소를 위한 전문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수의법의학회지(JVFS, Journal of Veterinary Forensic Sciences)도 발간하며, 올해 5월 20~22일 플로리다수의과대학 수의법의학교실에서 주최하는 2024년 수의과학수사 컨퍼런스(2024 Animal Forensic Investigations Conference)에 스폰서로 함께한다.

검역본부는 “IVFSA와 ISAFS의 정회원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석사학위 취득 후 최소 3년 이상의 동물범죄 관련 업무 경력이 요구되며, 학술위원들의 까다로운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법곤충학위원회(ABFE, The American Board of Forensic Entomology)는 사체의 사후경과시간 추정을 위해 곤충을 이용하는 학문인 법곤충학을 연구하는 전문학술위원회다. 법적 증거물로 곤충을 신뢰성 있게 취급할 수 있는지 시험을 통해 평가해 기술자 자격을 부여한다고 한다.

법곤충학도 법의학의 주요 분야 중 하나다. 곤충 종류별로 온도에 따른 성장 속도가 일정하다는 특성을 활용,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성장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복경 검역본부 질병진단과장은 “앞으로도 국내 수의법의학의 정립과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