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항체양성률·위험지역·증상’ 국내 발생한 럼피스킨병의 특징은

한국동물위생학회 2024 학술발표대회서 럼피스킨병 관련 발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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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럼피스킨병은 전국적인 긴급백신으로 비교적 조기에 종식됐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107개 농장에서 발병했다.

5월 23일과 24일 양일간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46차 학술발표대회에서는 럼피스킨병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럼피스킨병의 백신 항체양성률은 30%대로 조사됐다. 백신 항체양성률은 한우보다 젖소가 높았다. 럼피스킨병의 농장간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한·육우 농장에 비해 젖소 농장의 발병률이 5.4배 높았다.

조호성 전북대 교수

럼피스킨병 백신, 항체양성률 30%대

한우보다 젖소가 높은 경향

조호성(전북대)·오연수(강원대) 교수팀은 럼피스킨병 백신의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전했다.

인천·전북·전남·제주의 소 3,910마리를 검사한 결과 1,196마리에서 항체가 검출돼 30%의 항체양성률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세르비아, 벨기에 등에서 보고된 백신 후 항체양성률 수치가 30~34%였던 것과 유사한 수치다.

구제역 백신의 항체양성률에 비해서는 낮지만, 이는 럼피스킨병 백신의 자체적인 특성으로 지목된다. 항체양성률이 다소 낮더라도 세포성 면역에 의해 럼피스킨병을 방어한다.

항체양성률이 30%대에 그쳤다고 해서 그만큼 다수의 농장에서 백신접종이 미흡했던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구제역 백신처럼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판단해 처벌하기 어렵다.

품종별로는 한우의 항체양성률(29%)이 젖소(43%)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조호성 교수는 보정 시설이 미흡한 한우농가의 경우 럼피스킨병 백신을 피하접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유대성 전남대 교수

젖소농장의 발병률이 한·육우에 비해 5.4배 높다

유대성 전남대 교수는 24일 특강에서 국내 럼피스킨병 발생의 역학적 특징을 소개했다.

럼피스킨병의 농장간 발병률을 축종별로 비교한 결과 한·육우 농장에 비해 젖소 농장의 발병률이 5.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대성 교수는 럼피스킨병이 다발한 충남지역에 젖소농장이 많다는 점, 한·육우에 비해 개체치료가 많고 착유를 하는 특성상 농장이 의심증상을 잘 찾아낸다는 점 등을 관련 요인으로 꼽았다.

방역당국은 지난 4월 구제역 백신을 일제접종하면서 럼피스킨병 고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럼피스킨병 백신까지 함께 접종했다. 위험도 평가를 실시해 고위험 지역을 선별했다.

유 교수는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럼피스킨의 시군별 발생건수와 농장 위치 등 기본 정보와 함께 흡혈곤충, 감수성개체수 요소까지 함께 고려했다.

럼피스킨병을 매개하는 흡혈곤충은 지역별 분포 데이터가 없어 이를 간접적으로 반영할 시군구별 습지·수원지 비율을 활용했다.

감염위험은 지난해 긴급백신 접종 당시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송아지나 백신이 미흡했던 경우에 높다. 해당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시군구별 신생 송아지 통계와 전업농 비율을 활용했다. 구제역 백신의 경우 농가 자가접종에 의존하는 50두 이상 전업농에서 백신항체양성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들 데이터를 다기준결정분석(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 방법으로 분석해 전국 시군구를 고위험 30곳, 중위험 99곳, 저위험 121곳으로 분류했다.

이중 럼피스킨병의 발생 위험도가 높은 지역은 경기 화성·김포·평택, 충남 서산·당진, 전북 고창, 인천 강화 등으로 나타났다.

확산 위험도가 높은 지역은 경북 의성·문경, 경기 화성 등으로 분석됐다. 유 교수는 “이들 지역은 소가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럼피스킨병이 아닌 다른 질병에도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혈액보다는 타액·조직시료가 진단에 적합

럼피스킨병에 대한 동물위생시험소의 포스터 발표도 이어졌다.

강원동물위생시험소는 강원도에서 발생한 럼피스킨병의 검사 결과를 소개했다. 강원에서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한우농가 9개소(양구2, 횡성2, 고성3, 철원1, 영월1)에서 럼피스킨이 발생했다.

9개 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한우 73마리 중 33마리가 럼피스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검체 73개 중에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는 3건에 그쳤던 반면, 타액시료 54개 중에서는 32개나 양성으로 확인됐다.

혈액보다는 병변조직 및 타액시료에서 항원검출률이 높았고, 타액에서는 양성이었던 개체도 혈액에서는 항원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럼피스킨병은 감염된 소의 피부 결절과 가피, 궤양 등을 주증으로 하는데, 이들 양성축 33마리 중 22마리가 무증상이어서 잠복기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시험소 연구진은 “럼피스킨 검사 시 타액시료는 필수적으로 채취하고,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개체는 조직과 타액 시료로 검사하면 질병 판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는 강화도에서 발생한 럼피스킨의 임상적 특징을 보고했다. 강화군에서는 지난해 10월 24일 젖소농가를 시작으로 총 9건이 발생했다.

첫 발생농장에서 가장 증상이 심했던 젖소는 초기 식욕부진, 유량 감소, 발열을 보였다. 초기에는 회음부와 유방에만 결절이 관찰됐다가 시간이 지나며 머리, 목, 가슴, 대퇴부 등 전신에 걸쳐 결절이 확산됐고 림프절 비대와 다리 부종도 심해졌다.

백신 미접종 개체였던 송아지 발생축에서는 눈·코 분비물과 입 주변부의 태선화 등 타 발생축과는 다른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험소 연구진은 강화군의 발생농장 9개소 중 1개소를 제외하면 발생농장 간 직접적인 역학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흡혈곤충에 의한 전파에 무게를 실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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