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줄기세포 치료 500마리 이상 해보니…’전남대, 줄기세포 세미나 개최
동물의료ICT 융합인재양성사업단 주관...손영범 교수·강종일 원장 강연
23일(목)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3층 박남용홀에서 ‘반려동물 줄기세포 재생의료기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동물의료ICT 융합인재양성사업단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반려동물 재생의료와 줄기세포 치료의 임상적용: 최신 연구와 실전 사례’를 주제로 열렸으며, 전남대학교 수의산과학 손영범 교수와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이 연자로 나섰다.
전남대동물병원, 반려동물 줄기세포치료 서비스 시행
손영범 교수는 ‘반려동물에서의 줄기세포 활용’에 대해 강의했다.
손 교수는 반려동물 임상에서 난치성 또는 불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중 하나인 줄기세포 치료의 정의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의 동결, 배양 및 다양한 임상적 적용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일각에서 우려하는 종양 형성, 동종 줄기세포 치료 시 생리학적 및 면역학적 거부반응에 대해 “큰 문제점이 없고 안전하게 세포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대학교동물병원은 올해부터 내과, 외과, 산과 등 각 과별 전문 교수진이 함께 참여해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반려동물(개, 고양이) 세포치료 임상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줄기세포 치료 500마리 이상 해보니…효과 좋고 부작용 발생 거의 없어”
치료기전 규명과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필요
손영범 교수에 이어 서울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이 ‘반려동물에서 줄기세포의 다양한 임상 적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1989년 개원한 충현동물병원은 동물의 건강과 복지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서울대 의대 김인규 교수와 세포치료 전문 바이오기업 셀투인과 함께 반려동물 줄기세포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
강종일 원장은 충현동물줄기세포치료센터에서 2019년 7월 19일부터 2024년 5월 22일까지 개 태반에서 분리한 양질의 중간엽 줄기세포(High-quality Placental Mesenchymal Stem Cells, Pl-MSC)로 치료를 한 507건의 케이스를 토대로 강의했다.
강 원장에 따르면, 척추사이원반질병(추간판탈출증, IVDD), 원인 불명의 뇌수막염(Meningoencephalitis of Unknown Origin, MUO), 경증 또는 중증의 척수공동증을 포함하는 신경계 질환, IBD, PLE 등 위장관 질환, 간 및 담도계 질환, 급성신장손상(AKI)·만성신장병(CKD), 요로계 질환 등은 물론, 난치성·희귀성 질환인 크라베병(Krabbe Disease)에도 줄기세포치료 적용이 가능하다.
강종일 원장은 “충현동물종합병원은 태반에서 줄기세포를 1차 분리한 뒤 FreSHtracer 기술을 이용한 실시간 항산화 능력 측정 플랫폼으로 선별 검사를 하여 양질의 검증된 줄기세포만 분리 후 배양하여 치료에 사용한다”며 “우수한 능력의 고품질 줄기세포로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특별한 부작용이나 종양 형성과 같은 우려할 사항은 발생하지 않고, 기대 이상의 우수한 효과를 획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종일 원장은 줄기세포 치료 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조건으로 ▲명확한 근거 중심의 고품질 줄기세포 활용 ▲치료 효능에 적절한 양 ▲신선도가 유지되는 시술 시간 ▲최적의 시술 간격과 횟수 ▲환자의 발병 시기와 경과, 상태, 나이 ▲보호자의 애정과 참여도 및 치료에 대한 의지 등을 꼽았다. 줄기세포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치료법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초고령의 치료 시기를 놓친 IMT 말기 환자에서 줄기세포를 적용한 사례에서는 치료 효과가 낮았다고 한다.
강종일 원장은 “줄기세포의 치료 기전을 더 명확히 규명하고 자가 또는 동종 줄기세포의 품질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더 다양한 질환에 대한 투여 경로와 용량의 최적화가 필요하다”며 반려동물 줄기세포 치료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손영범 교수 역시 “효율성 및 안정성이 검증된 중간엽 줄기세포의 활용이 줄기세포 치료에 있어 중요하다”며 “질환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 방법의 가이드라인 확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줄기세포에 관심 있는 재학생, 교수 및 임상 수의사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강의 후 성체줄기세포의 배양, 치료 시 주사 방법, 적응증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하며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 나갔다.
한편, 충현동물종합병원 강종일 원장과 전남대 수의산과학 손영범 교수는 전남대학교동물병원의 줄기세포 치료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며, 여러 난치성 질환에서의 줄기세포 치료의 적용에 대한 공동연구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