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예찰하다 타박상에 뼈 부러지기까지..공수의 안전대책 필요하다

대한수의사회 자체조사에서 3년여간 사고 사례 45건 집계..보험 처리는 단 4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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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로 위촉된 공수의들은 소, 염소, 개 등 다양한 동물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피를 뽑아 검사하는 질병 방역 최일선에 있다.

그만큼 부상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지만 상해보험 등 대비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공수의 안전사고 발생 통계를 자체 조사한 결과 타박상, 골절 등을 당한 사례가 45건으로 나타났다.

타박상·골절에 인수공통감염병까지

보험 처리는 10건 중 1건에 불과

공수의는 동물전염병의 예찰, 예방 업무 등 공적인 동물진료업무의 적정을 도모하기 위해 시군별로 위촉된 민간 동물병원 수의사다.

구제역·럼피스킨 백신의 접종이나 결핵, 브루셀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주요 질병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검체 채취와 같은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전국 시도지부를 통해 공수의의 업무 중 사고 사례를 조사했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보고된 사고는 45건으로 집계됐다.

한 사람이 여러 부상을 겪는 경우까지 포함해 57건의 증상을 보였는데, 증상별로는 머리·복부·허리·하체 등 각종 부위의 타박상이 19건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갈비뼈나 다리, 손, 코뼈 등의 골절 사례도 17건으로 이에 못지 않게 많았다.

이외에도 인대파열이나 관절 염좌, 안면부의 열상·창상 등 외상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링웜 전염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 문제도 포착됐다.

사고 발생 시기별로는 구제역·럼피스킨 백신을 일제 접종하는 4~5월과 10~11월에 32건(71%)이 집중됐다. 공수의 활동의 대부분이 소에 대한 업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 외에도 개(1건), 염소(2건) 관련 활동 중의 사고 사례도 접수됐다.

사고 발생시 수행한 업무 별로는 동물전염병 대비를 위한 예방접종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 모니터링을 위한 채혈(15건)이 뒤를 이었다.

대한수의사회는 공수의 주 업무 특성상 농장동물 보정 과정 등에서의 안전사고나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지만 사고 발생에 대한 대응 가이드라인이나 보상체계는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의의 위촉부터 업무 관리가 지자체별로 파편화되어 있다 보니 사고 사례에 대한 통계도 잡히지 않아 수의사회가 자체 조사에 나선 것부터 이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임에도 치료에 대한 부담은 대부분 개인이 감당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상해보험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지역에 따른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부상 위험이 있다 보니 보정 협조를 두고 농장주와 갈등을 빚는 경우마저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사고 발생 후 지자체가 준비한 보험으로 처리된 경우는 4건(9%)에 불과했다.

허주형 회장은 “정도차는 있어도 공수의 업무는 항상 사고의 위험을 내포한다”면서 “동물질병 예방과 공중보건 향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공수의에 대한 보상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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