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적 특징 분석..백신 매칭은 양호

2017·2019 야외주와 2023 야외주는 유전적으로 다른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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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진단과 연구진이 2023년 청주·증평에서 발생했던 O형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징을 학계에 보고했다.

2023년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새롭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2017년 보은, 2019년 안성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바이러스와의 유전적 상동성은 95% 내외에 그친 반면 2020년 이후 몽골,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는 99% 내외의 유사성을 보였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4월 게재됐다.

2023년 구제역 발생지역(A)과 바이러스 계통 분석 결과(B,C).
(Ryoo S, Kang H, Lim D-R, Kim J-M, Won Y, Kim JY, King DP, Di Nardo A and Cha S-H (2024) Re-emergence of foot-and-mouth disease in the Republic of Korea caused by the O/ME-SA/Ind-2001e lineage. Front. Vet. Sci. 11:1378769. doi: 10.3389/fvets.2024.1378769)

지난해 5월 발생한 O형 구제역은 청주·증평의 소·염소 농장 11개소에서 발병했다.

검역본부가 발생농장으로부터 분리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O/ME-SA/Ind-2001e 계통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O형 구제역은 모두 이 계통이다.

바이러스의 VP1 부위를 기준으로 타 구제역 바이러스와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2021년 몽골에서 분리된 바이러스가 99.21%로 가장 높은 상동성을 보였다. 2020년 라오스·태국·베트남 등지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의 상동성도 98.89%로 높았다.

반면 앞서 국내에서 보고된 2017년 보은주(95.73%), 2019년 안성주(94.79%)와의 상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이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각국에서 발병한 O/ME-SA/Ind-2001e 계통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2개 그룹으로 분류한 결과 2017년 보은주와 2019년 안성주는 G1그룹에 속한 반면 2023년 바이러스는 G2그룹에 속했다.

연구진은 2019년 발생 이후 우제류 가축과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능동예찰에서 구제역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고, 기존 국내 발생주와 2023년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목하며 이번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구제역 발생지역 인접 시군의 외국 식료품점을 점검한 결과 축산물 불법판매를 확인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주변국을 방문한 여행객의 수하물에서 하루 60건, 해외 특송화물에서는 하루 70건의 불법 축산물이 적발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내 발생한 O형 구제역과 백신의 매칭시험 결과(R1값)
(Ryoo S, Kang H, Lim D-R, Kim J-M, Won Y, Kim JY, King DP, Di Nardo A and Cha S-H (2024) Re-emergence of foot-and-mouth disease in the Republic of Korea caused by the O/ME-SA/Ind-2001e lineage. Front. Vet. Sci. 11:1378769. doi: 10.3389/fvets.2024.1378769)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O형 구제역 백신은 3종이다(O 3039, O Manisa, O1 Campos).

연구진이 2023년 바이러스와 이들 백신주의 매칭을 분석한 결과, 3종 모두 R1값이 기준치(0.3)를 크게 상회했다.

연구진은 “일부 농장에서 관찰된 것처럼 방어 면역 수준이 낮은 경우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백신이 잘 매칭되고 효능이 높더라도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지 않으면 농장에 면역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한 11개 농장 중 7개 농장에서 SP항체양성률이 24~75%에 그쳤다.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요구되는 집단 면역수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나머지 4개 농장 시료에서는 SP항체양성률이 80%가 넘었는데, 이를 두고서는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반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간된 구제역 역학조사분석보고서도 백신접종을 개선하기 위해 공수의에 의한 접종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능동예찰 규모가 커도 자가접종에 의존한 농장의 백신기피로 인해 허점이 발생할 수 있는만큼 접종 자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지역 내의 구제역이 국경을 넘어 감염될 수 있는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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