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소동물 복부초음파 기초스캔② : 부신

개의 작은 장기들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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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소동물 복부초음파 기초스캔① 큰 장기들 중심으로에 이어 복강 내 작은 장기들에 해당하는 부신, 췌장, 임파절 등을 중심으로 스캔의 요령과 방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작은 장기들은 스캔하기 어려워서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작은 장기의 임상학적 중요성이 큰 만큼 스캔 요령을 터득하면 그만큼 보람이 더해집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부신의 스캔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초음파 실습 교육을 하다 보면, 부신 찾기가 힘들다 보니 “영상에서 안 보이면, 그냥 마음의 눈으로 보면 된다”고 위로의 말을 하는 수의사분들이 있습니다. 부신이 초음파로 찾기 어려운 장기다 보니 자신과 주변 수의사들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꼭 영상으로 부신을 찾을 것을 추천하고, 찾아서 보여줍니다.

부신의 해부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양쪽 부신은 각 신장의 두측 및 내측에 위치합니다.

좌측 부신은 대동맥에서 신장동맥(renal artery)이 나오는 부위에서 약간 앞쪽(좌측 신장의 머리 부분)에 위치하고, 신장동맥보다 더 위쪽에서 나오는 복강동맥(celiac artery)과 전장간막동맥(cranial mesenteric artery)의 뒤쪽에 위치합니다. 우측 부신은 우측 신장의 머리 부분과 내측에 위치하며, 그 안쪽으로 후대정맥이 지납니다.

조직학적으로는 부신의 바깥쪽은 피질로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고, 안쪽은 수질로 교감신경과 관련된 호르몬을 생성합니다. 부신의 중앙부에는 가로막배동맥과 정맥(phrenicoabdominal artery and vein)이 배측과 복측으로 지나갑니다.

그림 1. 개에서의 정상 부신(AO;복강대동맥, CVC;후대정맥, RK;우측신장, LK;좌측신장, R adrenal; 우측부신, L adrenal: 좌측부신, CA;celiac artery(복강동맥), CMA;cranial mesenteric artery(전장간막동맥), *; phrenicoabdominal vein(가로막정맥))

부신을 스캔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강 내 이정표(landmark)인 복강대동맥(AO; abdominal aorta)과 후대정맥(CVC; caudal vena cava)을 이해해야 합니다. 복강대동맥은 좌측 부신을 스캔하는데 이정표가 되고, 후대정맥은 우측 부신을 스캔하는데 이정표가 됩니다. 이 두 개의 복강 내 커다란 혈관을 이해하면, 스캔할 때 부신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복강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대동맥이 복강에서 등쪽인 척추 바로 아래쪽에 위치하면서 몸통의 아래쪽으로 달리며, 스캔할 때 복부에서 매우 깊게 프로브를 눌러야 영상화할 수 있습니다. 이 혈관은 동맥의 성격이 있으므로, 펄스파 도플러(PW)로 스캔하면 혈류의 동맥성파동이 잘 나타납니다.

후대정맥은 복부에서 대동맥보다 깊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며, 복강의 우측(복강대동맥을 복강의 중심으로 볼 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후대정맥은 정맥의 성격이므로 복강대동맥과 달리 파동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크기가 프로브의 압박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이러한 성격으로 초음파상 크기는 비슷하지만 동맥과 정맥의 성격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2. 펄스파 도플러(PW) 측정 시 복강대동맥(AO)과 후대정맥(CVC)의 파형

프로브에 힘을 가하지 않은 채로 척추와 평행한 방향을 유지하며 부채운동을 하면서 대동맥을 찾습니다. 그리고 앞쪽으로 프로브를 향하게 합니다. 이어서 신장동맥을 찾으면, 이 신장동맥의 왼쪽(영상에서는 앞쪽) 부분에서 땅콩 모양의 좌측 부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신을 찾으면 부신의 전극(cranial pole)과 후극(caudal pole)의 두께를 측정합니다. 6.0~6.5 mm 이내면 정상으로 봅니다. 대형견의 경우에는 7.4 mm 이내에 해당하면 정상으로 생각합니다.

그림3. 좌측 부신은 대동맥에서 신장동맥(RA;renal artery)의 앞쪽과 신동맥보다 위쪽에서 나오는 복강동맥(CA;celiac artery)과 전장간막동맥(CMA;cranial mesenteric artery)의 뒤쪽에 위치함. 부신(L ADG;left adrenal gland)을 확인한 뒤, 전극(1)과 후극(2)을 측정함.

좌측 부신을 찾는 데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수의사분들은 “scoop-up method”를 바로 시작해 부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프로브를 마치 아이스크림 국자(scoop)로 생각하며 위아래 부위를 누르면서 아이스크림을 긁어 올리듯 하면, 복강대동맥(AO)과 신장동맥(RA)이 쉽게 확인되고 좌측 부신을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숙련이 필요한 방법입니다.

그림4. Scoop-up 방법을 이용하였을 때 나타나는 대동맥(AO)과 신장동맥(RA)과 좌측부신(L ADG)

우측 부신을 찾는 것은 좌측 부신을 찾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요령을 잘 이해하면 우측 부신도 잘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환자를 앙와위로 위치시킵니다. 그리고 프로브의 마커를 머리 쪽으로 유지하고, 흉곽(rib cage)의 바로 뒤쪽에 두어서, 약간의 압력을 가해 우측 신장을 찾습니다. 신장의 앞쪽을 화면의 가운데 위치시키고, 안쪽에 있는 후대정맥을 확인할 때까지 등쪽으로 부채운동합니다. 그러면 발견되는 첫 번째 큰 혈관이 후대정맥이고, 그 아래에서 복강대동맥이 나타납니다. 후대정맥을 발견 후 오른쪽 신장을 향해 복부쪽으로(ventrally) 천천히 부채운동 합니다. 이때 약간의 압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후대정맥의 같은 선상에서 혹은 약간 아래 선상에서 우측부신이 발견됩니다. 우측 부신의 모양은 땅콩모양, 화살표 모양 혹은 잔디 위에 펼친 벤치모양으로도 보입니다. 역시 우측 부신의 전극과 후극의 폭(두께)을 측정합니다.

그림5. 우측신장의 머리 쪽 수준에서 프로브를 안쪽으로 슬라이딩 혹은 부채운동 하면서 후대정맥(CVC)을 찾고 이어서 같은 수준 또는 약간 아래에서 나타나는 우측부신(R. ADG)

환자를 좌측 횡와위(left recumbency)로 놓은 뒤, 우측신장의 위치까지 털을 깎습니다(마지막 2개 갈비뼈 사이공간과 마지막 갈비뼈의 약간 뒤쪽의 척추의 아래까지). 이어서 탐촉자를 척추와 평행하게 등쪽(dorsal) 방향으로 향하고, 마커는 머리 쪽으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신장을 확인합니다. 후대정맥이 확인될 때까지 프로브를 복부쪽으로(ventrally)으로 슬라이딩시킵니다. 이때 프로브에 너무 압박을 가하면 후대정맥을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심하게 압박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어서 프로브를 약간 등쪽으로(dorsally) 우측신장을 향하여 부채운동 합니다. 화면에서 우측부신이 우측신장과 같이 아래쪽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후대정맥이 거의 사라지자마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우측신장과 뒤 척추까지 털을 깎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초보자들에게 우측신장과 후대정맥, 우측부신의 관계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좀 더 익히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림6. 대형견에서 찾는 방법을 활용해서 나타난 우측 부신(R ADG)
 

참고문헌:

1. Panagoitis Mantis: Practical small animal ultrasonography. Grupo Asis Biomedia, S. L. Servet. Zaragoza, Spain, 2016. pp. 77-86.

2. 최민철 옮김: 누구나 하는 소동물 복부초음파 실기(참고문헌 1의 번역판), 범문에듀케이션. 2019. pp. 77-86.

3. 한국수의영상의학교수협의회 :소동물 초음파 아틀라스(Atlas of small animal ultrasonography; Penninck 편집, 1판 역서), OKVET. 2010. pp. 38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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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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