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CPR 흉부 압박 속도는 분당 100~120회
‘RECOVER’ 개·고양이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소형견·고양이 흉부압박법, 인공호흡법 등 개편
반려동물에서 근거 기반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제작·보급하고 있는 리커버 이니셔티브(RECOVER, Reassessment Campaign On Veterinary Resuscitation, 이하 리커버)가 심폐소생술(CPR) 가이드라인을 새로 발표했다. 2012년 이후 12년만의 개정이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새 가이드라인은 고양이·소형견에서의 흉부압박 기법과 가슴압박 깊이, 호흡지원 방법, 응급약물 투여 등을 새로 정비했다.
리커버의 제이미 버킷 공동의장은 “102명의 자발적 참여자가 1,370개 이상의 연구를 엄격하게 검토했다”며 “이번 업데이트는 최고 수준의 근거 기반 수의학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사람보다 낮은 개·고양이 심폐정지 소생률
근거 기반 CPR 가이드라인 제시
리커버는 사람에 비해 개·고양이의 심폐정지 환자가 회복하는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지목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개는 5~7%, 고양이는 1~19%에 그친다.
사람에서 20% 이상이 생존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인데다, 이 마저도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이나 2차 진료기관에서 조사된 것인만큼 실제로는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커버의 가이드라인은 개·고양이 심폐정지(CPA) 환자가 자발순환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CPR 방법을 연구 근거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제시한다.
크게 흉부압박과 간헐적 양압 환기를 활용해 동물병원 밖에서도 훈련된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는 BLS(Basic Life Support)와 동물병원 내에서 심전도나 제세동기, 응급약물까지 활용하는 ALS(Advanced Life Support)로 나뉜다.
환자가 CPA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면 몸을 흔들고 자극을 준 다음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한다. 가능하면 도움을 줄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 좋지만, 환자평가와 기도 확인 과정으로 인해 흉부 압박이 10~15초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조자가 1명이라면 흉부 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도삽관하지 않은 CPA 환자에 대한 호흡 지원 방법은 구조자의 안전을 고려해 개정됐다. 기도삽관이 어려울 경우 수동호흡기가 장착된 안면 마스크를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안면 마스크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구조자에게 질병 전염이나 마취제 흡입위험이 없다면 코-입으로 구조 호흡을 제공할 수 있지만,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흉부 압박만 실시한다.
흉부 압박 방법은 개·고양이의 크기나 흉부 모양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옆으로 눕힌 자세에서 실시하지만, 잉글리시 불독처럼 가슴이 넓은 품종은 등을 대고 눕힌 자세로 흉부압박을 실시한다.
중·대형견이라면 사람의 심폐소생술과 유사하게 양손을 겹치고 팔꿈치를 편 상태로 압박한다. 소형견이나 고양이의 경우에는 양손을 겹쳐 압박할 경우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최신 가이드라인은 고양이와 소형견의 흉부 압박 기법을 크게 3갈래로 제시했다.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흉부를 압박하거나, 주로 쓰는 손의 엄지와 나머지 손가락 사이에 흉골 부위를 위치시켜 압박하거나, 주로 쓰는 손의 손바닥 아랫부분으로 심장을 압박하는 방법들이다.
흉부 압박은 분당 100~120회로 실시한다. 옆으로 누운 환자는 흉부 너비의 1/3~1/2 깊이로, 등으로 누운 환자는 압박 지점에서의 흉부 깊이의 1/4까지 압박한다.
삽관된 개·고양이 환자에서의 CPR은 2분 주기로 진행한다. 흉부 압박을 실시하는 구조자를 교체할 경우에는 압박이 중단되는 시간을 10초 미만으로 단축할 것을 권고한다.
리커버의 CPR 가이드라인은 동물병원 환경에서 BLS와 ALS를 수행하는 알고리즘도 함께 제시한다.
리커버의 댄 플레처 공동 의장은 “최신 리커버 CPR 가이드라인은 사람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 활용하는 GRADE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된 최초의 수의 임상 가이드라인”이라면 일선의 수의사들이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을 즉시 도입할 것을 당부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의 자세한 내용은 수의응급중환자과학저널(JVECC)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