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원인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이 발생한 지난 4월, 대만에서는 고양이가 저칼륨혈증에 걸려 죽는 일이 발생했다고 소개해드렸었죠?
대만의 한 사료공장에서 제조한 두 종류의 사료를 먹은 20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저칼륨혈증 증상을 보이고 그중 20마리가 사망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해 보겠습니다.
✅ 저칼륨혈증에 대한 증거는 여전히 불명확
대만 농업부 동물보호국에서 전문가 회의를 열고, ‘반려동물 식품 병원 미생물 및 유해 건강 물질 종류 및 안전 허용량 기준’에 따라 종합적인 검사를 진행했지만, 고양이의 저칼륨혈증이 사료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신베이시 동물보호방역처는 제조사가 샘플 검사를 회피한 점과 사료의 표시(수분, 오메가-3, 오메가-6) 및 실제 함량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이유로 각각 3만 대만 달러, 총 6만 대만 달러(약 250만 원)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사건 초기에 신베이시 동물보호처는 문제의 사료 배치(batch)를 요구했으나, 제조사는 문제가 있는 배치가 지난해 7월의 제품이며, 이미 모두 판매되었다고 답변하여 샘플 검사를 회피한 것으로 판단되어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또한, 검사 결과가 표시된 값과 일치하지 않고 최대 3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 표시 부실로 처분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제조사는 “중앙 축산회 검사센터의 보고서 수치 표현 방식이 우리 표시와 다르다”며 동물보호처에 행정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보호자들이 제기하는 의문과 논란
보호자들은 의심되는 사료를 직접 검사한 결과 ‘옥수수 붉은 곰팡이 독소(제랄레논)’와 ‘보미톡신(데옥시니발레놀)’이 검출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만 사료 관련 법규에는 이 두 독소의 안전 기준이 없어 정부의 판단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대만에는 해당 독소에 대한 기준이 없어 유럽연합 및 중국의 기준을 참고하여 검사 결과가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몇몇 보호자들은 이 두 독소가 주로 ‘곰팡이가 핀 곡물’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문제의 사료가 ‘그레인프리’ 사료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소가 검출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많은 수의사와 보호자들은 여전히 고양이들의 저칼륨혈증이 사료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사료와 저칼륨혈증 간의 명확한 연관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없어 정부는 위에 언급된 법규 위반 부분에 대해서만 처분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
대만이나 한국에서 이번과 같은 반려동물 식품 의심 사건은 반려동물 식품 법규의 불완전함을 보여줍니다. 이를 개선하여 다음 비극을 예방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전 기고문에서 언급한 ‘급여 테스트’ 외에도, 정부는 반려동물 식품 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보호자와 수의사가 언제든지 의심스러운 제품을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참고로 미국 FDA는 관련 신고 시스템 및 규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FDA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합니다:
보호자는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FDA는 모든 신고 사건을 비밀리에 조사합니다.
FDA가 사실을 확인하면, 제조사에 제품 회수나 법적 제재를 요구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반려동물 식품이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확장되는 지금, 각 반려동물 식품 제조사는 금전적인 이익만을 보지 말고 뒤따르는 책임과 잠재적인 위기를 인식하고, 더 안전하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충분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반려동물 보호자들도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선택할 때, 제품 포장과 광고 이외의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Every time you spend money, you’re casting a vote for the kind of world you want.” – Anna Lappe
정부는 반려동물 수의 증가와 현대인들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 인식 변화에 따라, 낡은 제도를 계속 사용해서는 안 되며, 법규 관리를 통해 제조사와 제품을 관리하고 더 많은 반려동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