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프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런칭..한국어 서비스·병원 인증 나선다

에이아이포펫, 피어프리 코리아 런칭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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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물행동학 교육단체 피어프리(Fear Free)가 한국에 공식 런칭됐다.

1일(일) 열린 수의사 대상 피어프리 코리아 런칭 포럼에는 한태호 대한수의사회 수석부회장, 이병렬 한국동물병원협회장,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정기영 대전시수의사회장을 비롯한 수많은 수의사가 참석해 피어프리 교육 과정과 인증 프로그램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반면, 피어프리의 한국 공식 독점 제휴사인 에이아이포펫이 반려동물 원격의료 사업을 하고 있고, 수의사들이 ‘과장·허위광고를 하는 반려동물 영양제’로 손꼽는 대표적인 브랜드의 모회사라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피어프리(Fear Free™ – Leaders in Animal Wellbeing)는 2016년 미국의 마티 베커(Marty Becker) 수의사가 설립한 단체다. 낯선 환경에서 동물이 겪을 수 있는 공포, 불안,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반려동물과 보호자 간의 유대감 강화 및 반려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인증 과정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행동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수의사·수의대생이 이미 온라인 교육을 수료하고 피어프리 전문가 자격(Fear Free Certified Professional)을 획득했다.

피어프리는 수의사뿐만 아니라 미용사, 훈련사, 펫시터 등 다른 동물 전문직업에 대한 교육·인증 과정도 운영 중이며, 동물보호소 프로그램(Fear Free – Shelters)도 운영하고 있다. 에이아이포펫은 수의사 대상 런칭 포럼에 앞서 8월 31일(토) 반려동물 산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런칭 포럼을 열었는데, 훈련사, 미용사 등 반려동물 산업종사자와 동물보호소 운영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포럼에 참석한 많은 사람이 피어프리 교육 참여 의향을 보였다.

왼쪽부터) 다니엘헤니 피어프리 코리아 앰버서더, 마티 베커 피어프리 설립자

피어프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 공식 런칭됐다. 그만큼 피어프리가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번 피어프리 코리아 런칭 포럼에는 마티 베커 피어프리 설립자(Founder), Randy Valpy 피어프리 CEO, 피어프리 아시아 태평양 총괄 디렉터 헨리유 수의사 및 피어프리코리아 앰버서더인 배우 다니엘 헤니가 참석했다.

특히, 한국인 출신 최초로 미국 웨스턴수의컨퍼런스(WVC) DEI상을 수상할 정도로 역량 있는 미국수의사인 헨리유(Henry K. Yoo) 박사가 한국에 피어프리가 런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유 수의사가 Global Vet Partnership Lead로 에이아이포펫의 반려동물 AI 건강관리 서비스 티티케어(ttcare)의 미국 진출을 돕고 있는 만큼, 에이아이포펫이 피어프리의 한국 독점 제휴사가 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에이아이포펫의 영양제 브랜드 ‘미펫 낼름’의 모델이기도 한 다니엘 헤니는 자신이 현재 키우고 있는 반려견 로스코와 줄리, 그리고 과거에 키웠었던 망고가 걸렸었던 질병을 언급하며 보호자로서 반려동물 케어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소개했다. 이어 “피어프리가 동물병원, 애견미용실, 훈련소 어디서든 반려동물의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자신의 또 다른 고향인 한국에 피어프리가 런칭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티 베커 피어프리 설립자

마티 베커 수의사에 따르면, 피어프리의 다양한 프로토콜과 교육프로그램은 수많은 전문가가 함께 만든다고 한다. 무려 256명의 전문가가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하는데, 수많은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와 수의내과학 교과서 저자인 스티븐 에팅거(Stephen J. Ettinger)도 포함되어 있다.

2017년부터 강의에서 피어프리를 소개해 왔고, 이날 포럼에도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선아 코넬대 교수(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는 물론, 김선아 교수의 멘토도 피어프리의 모듈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마티 베커 수의사는 “피어프리 프로그램은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나 불안을 겪기 전에 이를 예방하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보호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모두 행복한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며 “피어프리 교육은 입증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헨리유 박사 역시 피어프리를 통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더 따뜻하게 케어할 수 있게 되며, 보호자의 진료 순응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피어프리가 반려동물의 공포, 불안,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써 동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지만, 보호자 만족도 증가를 통한 동물병원 추가 수익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아 교수는 “환자가 일단 동물병원에 와야 예방도 진단도 치료도 할 수 있는데, 환자가 병원에 올 때 덜 스트레스 받고 보호자도 덜 힘들어야 하려는 충분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며 동물의 공포, 불안,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임상을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의 양육 문화와 시장의 특성이 다르지만) 한국에서도 결국 피어프리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피어프리가 CT, MRI 등 하드웨어 투자가 아닌, (큰 비용 투자 없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른 동물병원과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김선아 교수의 의견이었다.

황철용 교수는 “피어프리 런칭을 계기로 동물과 보호자, 수의사의 관계 정립에 피어프리의 기본적인 철학이 정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피어프리 병원 인증 마크와 개인 전문가 인증 마크

피어프리의 수의학 프로그램은 수의사, 수의대생, 수의테크니션 등 동물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현재도 온라인으로 교육을 이수하고 개인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피어프리 코리아가 정식 런칭하면서 여러 가지 혜택이 생긴다.

우선, 에이아이포펫은 피어프리의 한국 런칭을 계기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정규 교육프로그램, 온라인 라이브러리 등 주요 교육프로그램에 한국어 번역 자료가 순차적으로 제공되며, 내년까지 수의사, 미용사, 보호자용 컨텐츠를 한글화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는 “돈 때문에 한국에 런칭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며 “피어프리의 확산을 위해 상시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수의사들의 명찰에는 QR코드가 있었는데, 해당 QR코드로 일주일 내에 결제하면 상시 할인된 가격에 추가 할인된 금액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물병원 인증(Fear Free Certified Veterinary Practice)도 추진한다.

피어프리 동물병원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동물병원 종사자가 모두 피어프리 수의학 과정(레벨 1)을 수료해야 한다. 또한, 인증 담당 컨설턴트의 검사도 받아야 한다. 현재 구체적인 동물병원 인증 절차는 나오지 않았지만, 벌써 피어프리 동물병원 인증 준비에 나선 동물병원도 있다.

피어프리가 국내 동물병원 인증에 나설 경우, 국내 단체와 협력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단체가 피어프리 동물병원 인증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에이아이포펫의 규제샌드박스(AI를 활용한 수의사의 반려동물 건강상태 모니터링 사업)와 영양제 사업에 대한 수의사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자칫 에이아이포펫과 협력했다가 단체의 이미지가 실추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을 방문한 헨리유 박사(사진 왼쪽 두번째), Randy Valpy 피어프리 CEO(사진 왼쪽 세번째), 마티 베커 피어프리 설립자(사진 오른쪽 세번째)
라퓨클레르 동물피부클리닉을 방문한 모습

한편, 피어프리 코리아 런칭을 위해 방한한 마티 베커 설립자와 Randy Valpy CEO, 헨리유 박사는 서울대학교동물병원,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라퓨클레르 동물피부클리닉 등을 방문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었다는 마티 베커 수의사는 한국 동물병원의 높은 수준과 다양한 장비와 시설, 새로운 서비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마티 베커 수의사를 비롯한 피어프리 방문단은 1일(일) 런칭 포럼 종료 뒤 제49회 세계소동물수의사회 콩그레스(WSAVA Congress 2024)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했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아서 피어프리가 한국에서 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피어프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교육프로그램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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