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철의 초음파 이야기] 초음파 조영제(Ultrasound Contrast Agents)

작은 혈관, 조직도 환하게 밝혀주는 초음파 조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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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에서 사용되는 조영제란 X-ray, CT, MRI 등을 이용한 검사에서 생체 내 조직의 대조도(contrast)를 높이고자 개발된 약물을 말합니다. 이런 약물을 먹거나 혈관 내 주사하면, 각 영상 장비에서 이들이 생체의 조직기관의 대조도를 다르게 보여, 안 보이던 부분을 좀 더 잘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약품을 조영제(contrast agents 혹은 contrast media)라 부릅니다.

조영제는 생체 내의 이상 부위와 암, 종양과 비정상적인 구조물을 알아내는 데 사용되어 그 가치가 높으며, X-ray, CT, MRI 등 영상 분야에서 각각 다른 종류의 약품들이 조영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초음파 영상 분야에서도 사용이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초음파 조영제가 질병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생리식염수를 흔들어 기포를 만들고 이를 혈관에 주입해 심장의 이상 부위를 관찰(echocardiography)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유효성이 높지 않고, 특히 정맥 주사 시에는 폐순환을 통해 폐포에서 공기 방울이 다 걸러짐(필터링)에 따라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1세대 초음파 조영제는 galactose와 같은 당을 이용하여 공기 방울인 미세기포(microbubbles)에 코팅하는 방법이 사용되었으나, 이 방법도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는 이 미세기포와 약품 등을 가지고, 여러 가지 껍질 형태를 만드는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때 단백질, 지방, 인지질, 유화제 등과 이들의 합제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그림 1).

그림 1. 초음파 조영제의 크기(대략 적혈구의 크기, 약 10마이크로미터 이내)와 구조의 성분을 나타냄.

초음파 조영제는 아주 작은 미세기포(10마이크로미터 이내)들이 생체로 들어간 후, 초음파 빔을 이용해서 스캔할 때, 이 초음파 빔의 에너지가 이 미세기포를 향해 작용하게 되면, 미세기포가 팽창과 수축을 계속하면서 영상화가 이루어지고, 결국은 터지게 됩니다. 이때 그 주변을 매우 밝게 밝혀줌으로써 안 보이던 조직과 미세혈관 등이 초음파 영상으로 잘 보이게 됩니다. 이런 원리를 통해 진단의 유용성을 높입니다.

이런 미세기포는 초음파빔 아래에서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조정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의 힘입니다. 이는 기계적 지수인 MI(mechanical index)가 낮을 때(MI<0.1), 마이크로버블은 시간이 지나도 반경이 변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이 공명의 주파수를 늘려서 음향의 힘이 증가되면(중간값의 MI; 0.1<MI>0.5), 마이크로버블은 수축기보다 더 긴 팽창을 보이는 비선형의 진동을 나타내며, 이는 마이크로버블의 비선형 행동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초음파 조영제는 종전에 사용하는 B-mode와 Doppler 초음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 도플러 모드는 높은 MI 설정을 하고 음향방출을 사용하는데, 이때 조영제는 도플러 신호를 높여서 낮은 유량(low flow situation)인 경우와 작은 혈관의 검출에도 유용합니다. 또한, 초음파 조영제 신호를 알아내기 위해서 흔히 2차 고조파의 강력한 방출을 이용한 하모닉 영상(harmonic imaging)이 이용되기도 합니다(그림 2).

그림 2. 공진 압력의 함수에 따른 마이크로버블의 행동. 음향장에서 미세기포의 행동은 주로 공진 압력에 따라 달라짐. 음향 압력이 매우 낮으면 입력신호의 후방 산란(backscatter)이 발생하고, 다소 높은 음향 압력에서는 공진 주파수에서 진동(oscillation)이 시작됨. 음향이 너무 높으면 마이크로 버블이 파괴됨(ref. 11).

초음파 조영제는 약 30년 전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1968년 Gramiak 과 Shah(ref. 7)이 심초음파를 하면서 대동맥 내 카테터(catheter)를 통해 식염수를 주입한 후, 동맥의 뿌리부위(root)에서 ‘구름(cloud)’ 같은 매우 강한 반사를 내는 것을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초창기 조영제는 정맥주사하여 순환을 통한 심각한 해부학적 이상을 관찰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이어서 판막의 역류, 심방사이와 심실사이의 결손을 발견하거나, 선천적 심장질환의 평가, 심장의 박출과 수술적 판막의 손상을 평가하는 데도 이용되었습니다.

그림 3. 정상 상태에서 미세기포를 관류함으로써 심첨부에 종괴(화살표)가 발견됨(a), 이 미세기포는 높은 MI(mechanical index) 플래시와 함께 일시적으로 파괴됨(b), 플래시 이후 종괴 내에서 보이는 보충된 미세기포를 통해서 이 종괴가 고도의 혈관구조를 가지는 종양을 의심할 수 있음(c).

1980년대 상용화된 초음파 조영제들이 개발되었으며, 초기제품으로는 공기방울이 섞인 생리식염수, indocyanine green, 초음파 처리된 dextrose 및 기타 성분들이 이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짧은 지속성의 조영제 버블 크기가 너무 커서 폐순환을 통과하지 못해서 좌심을 영상화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을 1세대 조영제라 하며, 2세대 조영제는 마이크로버블의 크기와 안정성에 역점을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안정제들이 약품에 추가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폐포 순환을 통과하는 좀 더 안정된 조영제, 환자에 안전한 조영제들이 개발되었고, 지금도 연구·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이들 초음파 조영제의 종류와 성분은 다양하며, 다음은 각 나라별로 허가된 조영제들입니다(표1).

초음파 조영제 중에서 현재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은 것은 이탈리아 Bracco 회사의 Sonovue®와 GE healthcare 회사의 Sonazoid®입니다(그림 4).

그림 4.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초음파 조영제인 소노뷰®와 소나조이드® 제품

그러나 이들의 약값이 비교적 비싸고, 몇몇 회사들만 판매함으로써 일반 개업의와 진료수의사 및 생명의학 연구자들의 접근성 다소 떨어집니다.

심초음파에서 M-mode의 향상된 주변 부위의 이상부위 검출과 심근의 관류에 조영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류(perfusion, 체액의 흐름)의 평가는 심근경색(cardiac infarction) 판단에 매우 중요합니다. 좌심실의 free wall과 중격(septum)의 관류 평가가 개·고양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수의학에서 간은 복강 내 원발성 종양(특히 혈관육종(hemangiosarcoma)) 전이가 잘 되며, 나이 든 개에서는 양성 결절이 흔히 일어나는 장기입니다. 정상 개의 간의 관류는 Nyman(ref. 2) 등이 잘 연구하였고, O’Brien 등(ref. 3)은 조영초음파가 관류 패턴에 따라 양성 혹은 악성 인지를 판단하는데 매우 정확한 도움을 준다고 했습니다(그림 5). 또한, 췌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에서 혈관 및 관류가 현저히 증가하여 초음파 조영제가 증강이 된 칼라와 파워 도플러가 아주 유망한 도구임도 밝혀졌습니다(ref. 4, 그림 6). 개의 급성신장손상에서도 신장의 관류가 행하기 쉽고, 안전하고 비침습적인 방법임이 보고됐습니다(ref. 5). 실험동물에서의 정상성을 위한 신장의 관류 실험에도 초음파 조영제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ref. 8, 그림 7, 8).

그림 5. 혈관육종이 있는 3마리의 개에서 일반적인 초음파 영상으로 스캔하였을 때 간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병변이 초음파 조영제 사용 후 55초에 2개의 저에코성 5, 8mm의 병변이 발견됨.
그림 6. 한 고양이의 췌장 선암종(adenocarcinoma) 케이스: 초음파검사에서 가성낭종이 없고, 혼합 에코성, 조영증강이 없으며, 췌장 주변 반응성이 있음. CEUS 검사 시 조영증강과 병변 간에 미세혈류 순환을 보임. (a) 일반 초음파스캔 영상, (b)TTE(time to enhancement)에서 얻은 영상, (c) TTP(time to peak)에서 얻은 영상, (d)wash-out에서 얻은 영상
그림 7. 정상 미니돼지에서 초음파 조영제(Sonovue®)를 주사하여 신장의 관류 실험한 영상. 여기서 최대 신장 피질의 조영증가는 17.5±6.6 초에서 발생함.
그림 8. 위의 관류실험에서 나타난 미니돼지의 피질과 수질에서의 시간에 따른 mean pixel value(MPV)를 나타낸 사진.

초음파 조영제가 병변의 진단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DDS(약물전달체계; drug delivery system)에서 이 미세기포(마이크로 혹은 나노 단위의 미세기포)에 여러 약물, 유전자, 항원, 줄기세포 등을 붙여서 체내에 집어넣고, 이 미세기포가 목표하는 장기에 도달하는 곳에 초음파를 조사하여 초음파 빔에 의해서 미세기포가 터지고, 붙어있던 약물과 진단 약품 등이 목표에 도달하면 치료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이용해 분자 영상(molecular imaging)에서 단분산 마이크로버블(monodisperse microbubbles)을 통해 ligand 친화성과 특이성을 보여주는 유망한 전임상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임상승인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단분산 마이크로버블을 통한 새로운 치료응용 분야가 큰 관심과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이 많은 초음파 조영제가 임상에서 많이 응용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임상진단에서 초음파를 스캔한 뒤에 의심스러운 병변이 예상될 때 초음파 조영제를 통한 노력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참고문헌

1. Dar MU, Patil DB, Joy N, Naikoo M.: Contrast ultrasound imaging and its veterinary clinical applications: Veterinary World. 2009. 2(7), pp. 284-285.

2. Nyman, H.T.,et.al.: Contrast-enhanced ultrasono graphy in normal canine liver. Evaluation of imaging and safety parameters, Vet. Radiol. Ultrasound. 2005. 46, pp. 243–250.

3. O’Brien, RT, et.al.: Contrast harmonic ultrasound of spontaneous liver nodules in 32 dogs, Vet. Radiol.Ultrasound. 2004. 45, pp. 547–553.

4. Rademacher N, et. al: Contrast-enhanced power and color Doppler ultrasonography of the pancreas in healthy and diseased cats. J. Vet. Intern. Med., 2008. 22, pp. 1310-1316.

5. Mannucci, T, et. al: Contrast enhancement ultrasound of renal perfusion in dogs with acute kidney injury. Journal of small animal practice. 2019. 60, pp. 471-476.

6. Nanda N.: History of echocardiographic contrast agents. Clin. Cardiol. 1997. 20(Suppl.I), pp. I7-I11.

7. Gramiak R, Shah PM: Echocardiography of the aortic root. Invest Radiol. 1968. 3, pp. 356-366.

8. Yi K, Ji S, Kim J, Yoon J, Choi M: Contrast-enhanced ultrasound analysis of renal perfusion in normal micropigs. J.Vet. Sci. 2012. 13(3), pp. 3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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