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샵 진단키트 사용이 무면허진료가 아니라니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애견샵이 판매한 반려견에 바이러스 진단키트 검사 실시

대수 불법진료신고센터 고발했지만, 관할 검찰이 증거불충분 ‘불기소’

전북 익산의 한 애견샵에서 이미 판매한 반려동물에 진단키트 검사를 실시한 것을 두고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B애견샵에서 지난해 구입한 강아지가 건강에 이상을 보였고, 분쟁 과정에서 B애견샵은 해당 말티즈에 10월 2일과 12일 각각 파보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개 디스템퍼 항원 진단키트검사를 실시했다.

이를 대한수의사회 불법동물진료신고센터가 이를 포착, 검찰에 무면허 불법진료 혐의로 고발했다.

대수 신고센터는 진단키트는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B애견샵이 제3자 소유의 개에 대해 의약품을 사용한 행위는 무면허 진료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의자인 B애견샵 측은 “진단키트는 동물병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간단한 조작을 통한 단순한 진단 행위일 뿐, 이를 넘어선 치료나 진료 행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관할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 진단키트는 진료행위 아니며, 위법성도 조각돼

‘검찰 불기소 요지는 수의사법 목적에 위배’ 지적

관할 검사는 B애견샵의 진단키트 검사를 진료행위로 볼 수 없으며, 그렇다 하더라도 자가진료허용 조항과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으므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그 증거로 해당 키트제품의 설명서(부표)를 들었다. 진단키트는 1차 검사용이며, 전문수의사가 종합적으로 최종진단을 내리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진단키트로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하려고만 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를 진료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판단은 무면허진료행위를 금지한 수의사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능력이 없는 자가 진단을 시도하는 것을 막는 것이 수의사법 제10조의 목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수 신고센터 관계자는 “무면허자가 진단할수록 적절한 치료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면서 “이는 동물의 건강증진과 공중위생의 향상이라는 수의사법 제정의 목적이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진단키트 검사가 진료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도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진료행위란 “수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와 그 밖에 수의사가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는 의료행위를 정의한 법원의 판례를 따른 것. 대법원은 위 해석 중 “‘진찰’이란 환자의 용태를 관찰하여 병상과 병명을 규명∙판단하는 작용으로, 그 진단 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진단키트가 바로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이다.

검찰, 판매한 지 얼마 안 지났으면 자가진료 적용된다?

대수 신고센터, 불기소에 불복..’항고할 것’

불기소결정서에서 관할 검사는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격리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진단키트를 사용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면서 “자가진료가 허용되는 상황에서 손님에게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기계적인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판매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자가진료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설명 자체가 진단키트 사용이 진료행위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지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엄연히 A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반려견에게 B애견샵이 자가진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대수 신고센터 측도 이 같은 검찰 측 설명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신고센터 관계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 이유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불기소처분에 대한 이의를 상급 검사에 제기하는 검찰항고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