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은 구조를 더 선명하고 빠르게..초소형견 관절 인대까지 찍는다’

전북대 3T MRI 도입 기념 심포지엄..진료·연구 협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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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0월 16일(수) 익산 특성화캠퍼스 도서관에서 3T MRI 도입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4전 5기 끝에 도입한 3T MRI를 기반으로 일선 동물병원 및 연구진과의 협력을 기대했다.

2009년 국내 수의대 최초로 도입했던 0.25T MRI(좌측)에서 3T(우측)로의 개선을 소개한 윤학영 교수

전북대 동물병원(전북동물의료센터)은 지난 2009년 국내 대학 동물병원에서 최초로 MRI를 도입했다. 첨단 3T MRI 도입에서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날 도입 경과를 소개한 전북대 윤학영 교수는 “국내 대학 동물병원 중 처음으로 MRI를 도입해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국내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용 MRI가 됐다”면서 “외부에 마련된 MRI의 성능이 더 좋아지다 보니 케이스도 줄었다”고 말했다.

노후화된 MRI 교체 필요성을 느낀 전북대는 3T MRI 도입을 목표로 교육부 지원 사업에 도전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24년 국립대학 실험실습기자재 확충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20억원을 지원받았다.

입찰을 거쳐 선정한 도입 기기는 유나이티드 이미징사의 3.0T uMR 780 모델이다. 윤학영 교수는 “국내 수의계에는 우리가 최초 구매 사례일만큼 생소한 기업이지만, 미국·유럽에 널리 보급됐고 MRI에 들어가는 마그넷을 직접 제조하는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나이티드 이미징 3.0T uMR 780
별도의 준비실 설비와 다양한 코일을 갖췄다

3T MRI 신규도입을 위해 6월부터 영상실 리모델링 공사를 벌였다. 1개 조정실에서 양측에 배치된 3T MRI와 CT를 같이 촬영할 수 있도록 효율화하는 한편 뇌척수액 채취나 마취 등을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도록 별도의 준비실도 마련했다.

준비실 테이블은 MRI 촬영실에 들여보낼 수 있는 재질이면서 높이조절이 가능해 대형견이나 호랑이, 사자 등 대형 포유류까지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MRI 촬영 중인 환자의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조정실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무선 장비도 구비했다.

각종 동물, 상황에 맞게 촬영할 수 있도록 특수 코일도 충분히 구성했다. 자유롭게 접을 수 있어 동물에게 활용하기 좋은 수퍼플렉스 코일, 래트(Rat)나 마우스(Mouse)를 위한 초소형 코일까지 갖췄다.

윤학영 교수는 “8월부터 세팅을 시작해 실제 환자 대상 촬영은 한 달 정도 진행했다. 향후 반려동물 환자의 관절, 복강, 심장뿐만 아니라 작은 실험동물 촬영도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협진과 연구협력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왼쪽 위부터) 전북대 이기창·윤학영, 충북대 최치훈, 서울대 윤정희 교수

3T MRI는 1.5T에 비해 두배의 신호대잡음비(SNR)을 제공한다. 그만큼 해상도도 높고 더 작은 병변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뇌, 심혈관계, 근골격계 등의 해부학적 구조를 관찰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더 높은 자기장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만큼 촬영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오래 마취하기에 부담이 있는 환자에 더 강점이 있는 셈이다.

fMRI나 자기공명분광법(MRS), 확산텐서영상(DTI) 등 신경계 질환이나 종양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도 있다.

이날 의학에서의 3T MRI 활용 현황을 소개한 충북대 의대 최치훈 교수는 “사람보다 동물의 뇌나 관절이 더 작은만큼 3T MRI가 유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학영 교수는 “기존에는 촬영이 어려웠던 말초신경이나 초소형견의 관절 인대 등도 촬영할 수 있다”면서 “중추신경계 촬영에서 원인을 찾기 어려워 벽에 부딪혔던 케이스도 더 진단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T MRI 도입을 계기로 한국 수의영상의학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한 서울대 윤정희 교수는 “영상의학은 촬영기술(modality)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 왔다”며 “3T MRI와 같은 더 좋은 장비로 많은 환자를 유치하고 교육에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정희 교수는 인공지능, 원격판독, 인터벤션 등 영상분야의 이슈를 지목하면서 보호자가 신뢰할 수 있는 수의영상의학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전문의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북동물의료센터 신기욱 센터장은 “국내 수의대에서 최초로 도입된 3T MRI는 수의대의 임상교육과 진료서비스 강화, 일선 동물병원과의 협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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