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美FDA 수의학센터 역할, FIP 완치 가능성 등 다룬 ISCAID 2024

김소현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장,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교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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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반려동물감염병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ompanion Animal Infectious Diseases, ISCAID)의 2024년 제8회 심포지엄이 10월 14~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번 ISCAID 2024 심포지엄에 참가한 김소현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 위원장(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과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 오예인 교수 연구실의 기고문을 통해 어떤 내용이 공유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김소현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 위원장)

국제반려동물감염병학회(ISCAID)의 제8회 심포지엄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었다.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반려동물 감염병의 진단,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공식적인 권장사항 및 반려동물 감염병 분야의 연구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2008년 3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에서 ISCAID가 처음 조직되었다. 세계 각국의 반려동물 감염병 관련 수의사, 연구자, 학생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ISCAID는 반려동물 감염병 치료에 있어 항생제 내성 관리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전 세계 수의사들이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ISCAID는 2010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첫 심포지엄 개최 후, 2년마다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밴쿠버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는 반려동물 감염병 분야의 최신 연구, 진단 및 치료법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여러 일들이 산적하여 있던 터라 부담스러운 일정이었지만, 심포지엄이 격년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심포지엄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고, 또 이번에는 항생제 사용 관리를 포함하여 관심 있는 내용들이 많아 고민 끝에 참석을 결정하였다.

3일 동안 2개의 강의실에서 Clinician’s Program, Scientific Program 및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전문가 강의, 패널토의, 각국 수의사 및 연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수의사들이 참여하는 학회이다 보니 강아지와 함께 참석한 수의사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14일에는 하루 종일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세션이 진행되어 항생제 내성 및 사용 관리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사람, 농장동물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반려동물과 사람에게 사용되는 항생제가 대부분 동일하고, 사람과 밀접하게 생활하므로 사람과 반려동물 간 내성균의 전파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원헬스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에서의 항생제 내성 감시, 미국 대학동물병원들의 반려동물 항생제 스튜어드십(AS) 워크샵 경과보고, FDA 산하 CVM(Center for Veterinary Medicine)의 반려동물 항생제 사용 및 내성 관리를 위한 노력, 대학병원 반려견 외래 진료 시 항생제 처방과 관련된 요인, 치과 병원의 항생제 사용 등의 주제로 강의와 패널토의가 이어졌다.

수의학에서는 보호자가 모든 진료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검사와 치료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큰 저항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경험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며, 치료가 실패할 경우에만 세균 배양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실제의 내성률보다 높은 비율로 항생제 내성이 나타나는 것처럼 데이터 편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부적절한 경험적 항생제 선택(필요 이상의 상위 단계 항생제의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항생제 내성 감시(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는 반려동물에서 내성 병원체를 모니터링하고 항생제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세균에 대해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수행되지는 않고, 항생제 감수성검사 방법의 차이, 다제내성균 정의의 차이, 숙주의 종 (사람, 개, 고양이 등), 세균의 종, 감염 부위, 항생제 종류, 약물의 약동학과 약력학(PK/PD)의 차이에 따라 항생제감수성 검사 결과 (breakpoint) 분석에 주의해야 하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주므로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미국 FDA CVM은 사람과 동물의 건강을 위해 동물용 의약품 및 기기, 사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고 관리에 필요한 규제 및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항생제 관리 5개년 계획 (Supporting Antimicrobial Stewardship in Veterinary Settings, Goals for Fiscal Years 2024–2028)”을 발표하고 반려동물 분야에서도 항생제 사용 관리 전략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Vet-LIRN(Veterinary Laboratory Investigation and Response Network)을 통해 반려동물에서의 항생제 내성 감시도 수행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 및 사용 관리에 앞서 있는 미국 역시 반려동물 분야에서는 여전히 펀딩 및 자원이 부족하여 반려동물 항생제 스튜어드십(AS)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대학이나 병원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미국 23개 수의과대학 및 정부와 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반려동물 항생제 스튜어드십 워크샵을 개최했다(https://avmajournals.avma.org/view/journals/javma/262/11/javma.24.07.0478.xml).

이 워크샵을 통해 4개의 워킹 그룹(AS 자료 공유 및 생성, 항생제 사용 및 결과 연구, AS 교육 및 홍보, 병원 내 항생제 관리 프로그램 구축 로드맵)이 조직되었고, CAAMS(Companion Animal Antimicrobial Stewards)를 구성하는 등 동물병원에서의 항생제 사용 관리 발전을 위해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람에서 다제내성 세균 감염 시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되는 카바페넴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ales, CRE)이 반려동물에서도 보고가 증가하고 있어 원헬스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에 의한 감염보다 보균(colonization/carriage) 비율이 높으며, 이로 인해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동물과 동물 간 및 사람과 동물 간에 전파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병원 내 의료장비 및 환경을 통한 전파나 집이나 공원(dog park), 생식(raw food)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되었다. 국내 반려동물에서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보고가 있어, 동물병원에서의 항생제 사용 및 감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Clinician’s Program 세션에서는 개의 세균성 피부감염(pyoderma) 임상진료지침 업데이트가 다루어졌다. 업데이트된 진료지침은 이전에 발표된 표재성 세균성 모낭염(superficial bacterial folliculitis) 지침을 수정하고, surface pyoderma 및 deep pyoderma 진단과 치료 권장 사항이 포함되었다.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세션과 일정이 겹쳐 직접 강의를 듣지는 못했지만, 개와 고양이의 요로감염의 ISCAID 임상진료지침 업데이트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이 지침은 치료 결과를 개선하고 항생제 내성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내과, 미생물학, 약리학 등 다학제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이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GRAD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접근 방식을 이용하여 만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고양이 전염성복막염(FIP) 치료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도 발표되었으며, FIP에 대한 구두 및 포스터 발표도 다수 있었다.

감염이 의심되는 개와 고양이 환자 진단을 주제로 한 패널토의에서는 검사 방법 선택, 항원 및 항체 검사 선택, 올바른 검체 수집 및 처리, 보관 및 배송 방법, 그리고 검사 기관 선택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잘못된 진단으로 인한 false positive/negative 결과와 부적절한 결과의 해석이 환자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곰팡이와 진드기 매개 감염에 대한 강의들도 흥미로웠다. 특히, 국내에서는 아직 문제가 되고 있지 않지만, 미국 서부에서 심각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부각이 되고 있는 콕시디오이데스진균증(Coccidioidomycosis, valley fever)에 대해 ‘개와 고양이 감염학(Greene’s Infectious Diseases of the Dog and Cat)‘의 저자인 UC Davis의 Dr. Jane E. Sykes 강의가 있었다. 흙 속의 진균 포자가 에어로졸화된 먼지의 흡입을 통해 감염이 발생하며, 개가 중요한 센티넬 역할을 하고 있다. 진드기 매개 감염인 라임병에 대한 강의에서는 센티넬 감시(Sentinel surveillance)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라임병에서도 개가 조기 경고(early warning)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언급되었다. 이렇듯 인간과 반려동물 간에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있어 수의사의 역할이 부각되었다.

감염은 ‘하나의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의 질병(one microbe-one disease)’이 아니라 미생물 군집인 pathobiome에 의해서, 미생물들이 상호작용하며 질병의 병인을 복잡하게 만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강의도 흥미로웠다. 장내 미생물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설명하며, 비만, Clostridioides difficile 감염 등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수의학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외에도 수입된 개를 통한 감염성 질병의 유입 및 위험성 평가, 개와 고양이의 침습성 진균 감염의 진단, 고양이의 마이코박테리움 감염의 진단, 치료 및 예후, 올바른 항생제 사용 결정을 위한 보호자와의 효과적인 소통 방법, 수의대 학생 교육의 필요성 등 흥미로운 강의와 발표들이 이어졌다.

15일에는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교실의 정혜지 선생님(지도교수 : 오예인)이 ‘Molecular prevalence of fecal enteropathogens associated with canine and feline diarrhea in South Korea (2022-2023)’라는 주제로 구두 발표를 하였다. 2022년~2023년, 설사 증상을 보인 2,302마리의 반려견과 2,668마리의 반려묘의 분변 샘플을 대상으로 real-time PCR을 이용하여 원인 병원체를 분석한 것으로, 설사와 관련된 병원체의 유병률을 파악하여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14일 저녁 웰컴 리셉션은 밴쿠버 아쿠아리움에서 진행되었다. 아쿠아리움 영업 종료 후 학회 참석자만을 초대한 이벤트로, 간단한 다과와 아름다운 해양동물들이 예쁘게 어우러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심포지엄 참석인원이 100여 명 정도로 작은 규모의 학회였지만, 반려동물의 감염병을 다루는 전 세계 수의사들이 모여 감염성 질환과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만 오롯이 얘기를 나누는 학회이다 보니, 3일 내내 너무나 알찬 내용들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의 감염병과 인수공통감염병, 항생제 내성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하며, 학회에서 습득한 내용들을 국내에 도입하여 반려동물 감염병과 인수공통감염병, 항생제 내성 관리를 통해 원헬스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할 것 같다.

ISCAID 2024 심포지엄에 참여하여 세계적인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최신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한국 수의학계에 적용할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 연구실 정혜지, 이동영, 박소연, 오예인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 연구실에서 얼마 전에 참석한 국제반려동물감염병학회(ISCAID) 심포지엄에 대해 소개한다.

ISCAID는 반려동물 감염병과 항생제 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종 감염병의 75%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밝혀지면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사람과 동물 감염병을 연구하는 수의학자들 간의 협력은 물론, 반려동물 감염병의 진단, 예방, 치료에 대한 공식적인 권고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년마다 개최되는 ISCAID 심포지엄은 반려동물 감염병 연구 초록과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올해 역시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3일간 61개의 연구 발표와 패널 토론 2개가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수의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The Cat』의 저자 Susan Little과 『Greene’s Infectious Diseases of the Dog and Cat』의 저자 Jane E. Sykes,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의 공동 편집자이자 AAFP의 장인 Margie Scherk 등 저명한 수의학계의 대가들도 자리를 빛냈다. ISCAID 학회는 주로 내과 중에서도 감염병 위주로 전공하고 연구하는 분들과 감염병에 관심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감염내과와 일반내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종종 미생물학자들도 참여한다.

심포지엄은 2개의 방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첫날은 여러 감염병(특히 FIP), 비뇨기감염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항생제 내성 위주로 강의, 발표, 패널 디스커션이 진행됐다.

심포지엄 첫날 저녁에 열린 갈라디너는 학회장 옆에 있는 밴쿠버 아쿠아리움에서 진행되었으며, 심포지엄에 참여한 수의사들만이 아쿠아리움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귀여운 동물들도 구경하고 다양한 핑거푸드를 즐길 수 있었다. 아쿠아리움은 누구나 좋아하는 장소이지만, 이곳이 선택된 걸 보니 역시 동물을 사랑하는 수의사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에도 FIP와 주요 세균성 질병, 피부감염병의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위주로 강의와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경북대학교 수의내과학 연구실에서는 정혜지 수의사(지도교수 오예인)가 ‘대한민국의 개·고양이 설사 관련 장내병원체 유병률’을 주제로 구두 발표를 했다. 발표에 앞서 긴장한 정혜지 수의사는 발표의 첫머리에서 자신이 올해 수의사가 되었다고 알리며, 발표장 내 모든 사람의 격려 박수와 호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조금은 안도한 마음으로 발표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얼마나 긴장했을지 잘 안다며 잘했다는 격려를 건넨 모르는 수의사의 응원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장내 병원체를 주제로 발표 중인 정혜지 수의사

셋째 날에는 또 FIP(!), 광견병, 그리고 임상가들을 위한 감염병 진단과 치료법 정리 강의가 이어졌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특히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과 관련된 발표들이 많았고 질병의 패러다임이 전환된다는 근거들에 대한 주제들이라 큰 호응을 얻었다. 흥미로운 발표결과를 일부 소개해보겠다.

FIP 치료, 이제는 완치 가능성 열려: Remdesivir와 GS-441524가 이끄는 치료 혁신

수년 전만 해도 치료 방법이 정립되지 않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졌던 FIP는 이제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는(심지어 완치율 80~90%에 다다를 정도로!) 질병으로 전환되고 있다. 콜로라도주립대(Colorado State University) Samantha Evans 교수와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의 Sally Coggins 박사가 이러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하며, 수의바이러스학과 고양이 수의학 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를 강조했다.

FIP 치료에는 현재 주로 Nucleoside analogue 계열의 Remdesivir(GS-5734)와 GS-441524가 사용되고 있으며, Molnupiravir와 EIDD-1931 같은 약물이 일부 대체제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Protease inhibitor 계열의 GC376과 Paxlovid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연사들은 여전히 Remdesivir와 GS-441524가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며, 환자의 치료 반응성이 낮거나, 보호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만 Molnupiravir나 EIDD-1931로 전환을 권장했다.

특히, GS-441524는 미국에서 지난 2024년 6월 1일 사용이 합법화됐고, 전세계적으로 접근성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에서는 비공식 제품에 의존하고 있고, 이 경우 약물 함량이 부정확하거나 용량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GS-441524 치료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주사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발표자들은 95% 이상의 환자에서 경구 투여만으로 치료를 시작하여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주사제는 산성으로 인해 주사 부위 자극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신경 증상이 있는 환자라 하더라도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면 경구 약물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가 어린 고양이들이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체중 변화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체중이 감소하더라도 용량을 줄여서는 안 되며, 체중이 증가할 경우에는 적절하게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현재 권장되는 투약 용량은 과거보다 높아져, 일반적으로 15mg/kg의 GS-441524를 하루 두 번(BID) 경구투여하는 방식이 추천된다.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20mg/kg을 BID로 투여하는 것이 권장된다.

현재는 총 12주의 치료 기간이 권장되고 있지만, 향후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연자들은 마지막으로 FIP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개발 중임을 언급했다. Remdesivir와 GS-441524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1차 치료제로 권장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는 다른 질환 가이드라인과 유사하게 표준화된 치료 방안을 제시하여, 임상 현장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기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프러스(Cyprus)에서 새롭게 발견된 FCoV-23, FIP 확산 가속화 우려

2023년 사이프러스에서 치명적인 FIP 사례가 전년 대비 40배 이상 급증하며,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FCoV)의 새로운 변종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변종에 관한 연구는 에든버러대학교(The University of Edinburgh)의 Danielle Gunn-Moore 교수와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의 Gary Whittaker 교수가 집중적으로 진행했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FCoV는 주로 고양이 장내 코로나바이러스(FECV) 형태로 존재하며, 대부분의 고양이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임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벼운 설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고양이에서는 바이러스가 변이하여 치명적인 FIP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두 연자는 FCoV-23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과 전파력이 강해졌음을 설명하며, 고양이 보호자들과 수의사들의 큰 주의를 요구했다.

FCoV에는 세 가지 주요 혈청형이 존재한다.

– 1형은 고유한 고양이 바이러스로 가장 흔한 형태이다.

– 2형은 고양이와 개 코로나바이러스가 재조합된 형태이다.

– FCoV-23은 2023년 사이프러스에서 새롭게 발견되었으며, 고양이와 개 코로나바이러스가 재조합된 형태이다. 기존 FIP 바이러스와 달리 변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파 가능성이 있는 매우 전염성이 강한 변종이다.

FCoV-23 변종은 사이프러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럽 전역의 고양이에서도 발견되어 FIP를 유발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홍콩 등 다른 지역으로의 전파까지 예상되고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 보호자들과 수의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할 것 같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FIP의 (근거가 누적된) 패러다임 전환이 가장 핫이슈였으며, 반려동물의 심각한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주제로만 10개의 발표와 패널 디스커션이 이어졌다. 머지않아 발표될 비뇨기감염 가이드라인과 피부감염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를 미리 엿볼 수도 있었다. 또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해 접해보고 임상가들을 위한 감염병 진단과 치료법 정리 강의는 물론 인간과 반려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진드기매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원헬스적 접근까지 배울 수 있었다.

심포지엄 마지막 날 참가자들이 한데 모여 찍은 단체 사진(사진 제공: ISCAID)

2024년 ISCAID 심포지엄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마치 반려동물 감염병 덕후들 같은 수의사들의 열정으로 시작하여 반려동물 감염병 연구의 최전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들을 공유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ISCAID는 규모가 크지 않은 학회이지만 감염병의 여파는 그 어느 질병보다 크기 때문에 수의사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기 심포지엄은 2026년 개최된다. 관련 정보는 ISCAID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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