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VA2024에 울린 특수동물의학의 특별함

Exotic medicine 세션 성황리에 진행..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국내외 연사들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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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23차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 총회(FAVA 2024)에서 27일(일) 특수동물의학(exotic medicine) 세션이 진행됐다.

오전 세션은 전북대 한재익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다.

Wildlife Surgery International 로맹 피찌(Romain Pizzi) 디렉터(사진)가 ‘조류와 파충류의 수술’ 강연으로 세션의 문을 열었다. 피찌 디렉터는 과거 영국야생동물의학회(British Veterinary Zoological Society) 회장 등을 역임하며 야생동물, 동물원, 특수동물에 걸쳐 경력을 쌓은 세계적 전문가다.

로맹 피찌 디렉터는 “진정한 수술의 성공은 화려한 수술 기법이 아닌 환자의 성공적인 회복”이라고 강조하며, 실제 임상에서의 합병증 발생률이 연구 결과보다 높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치료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얼마나 유지될지 판단하여 적절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동물의 환경풍부화가 삶의 질 향상과 만성 통증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류와 파충류에서의 내시경 활용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수술 결과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자신만의 수술적 근거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외과의로서 발전하는 핵심”이라는 가치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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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wa Exotic Animal Hospital 미와 야스츠구(Yasutsugu Miwa) 원장(사진)은 조류 생식기계 질환과 토끼 및 설치류의 비강 질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미와 원장은 일본특수동물의학회(Japanese Society of Exotic Animal Medicine) 회장, 도쿄대학교 특임교수, 미야자키대학교 임상교수 등을 겸임하고 있는 거장이다.

미와 원장은 “조류의 번식이 환경적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원서식지 야생 상태에서의 생태적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임상에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육 환경에 의해 지속적인 발정이 유발되므로 식이 제한과 체중 관리 등 올바른 사육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알 막힘, 황색종 및 복부 탈장의 수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수술적 접근에 앞서 환경 관리와 호르몬 요법 등의 내과 처치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끼, 프레리도그, 데구의 비강 질환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비강 호흡을 주로 하는 초식동물에서 개구호흡은 고창증을 초래하며,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상부호흡기 감염, 비강 종양, 의사치아종, 비강 점유 병변의 증례를 통해 종 소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충북대 김성룡 임상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인 연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나음동물의료센터 나승원 원장(사진)이 도마뱀붙이의 피부 봉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증례를 통해, 도마뱀붙이의 난소절제술 이후 피부봉합 방법에 따른 효과를 비교했다. 나 원장은 도마뱀붙이의 피부봉합 시 봉합사의 하중 공유가 중요하다며, 안정적인 봉합 유지를 위해 수평 매트리스 봉합법을 추천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임해린 연구원(사진)은 ‘파충류의 진정과 마취’를 주제로 강연하며, 블루텅스킨크를 대상으로 알팍살론, 덱스메데토미딘, 미다졸람을 조합하여 마취 반응을 모니터링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임 연구원은 “파충류의 마취 계획을 수립할 때는 변온동물의 생리학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약물 대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충분한 수화와 종에 맞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세션의 모든 강의에 걸쳐, 환자의 해부·생리학적 특성과 생태에 대한 이해, 종마다 다른 질병 소인을 바탕으로 한 임상적 접근이 강조됐다.

Exotic animal은 개, 고양이와 달리 가축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반려동물을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수동물’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특수동물은 야생동물의 한 갈래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명백히 반려동물의 위치에 존재한다.

특수동물은 동일한 종이 free-ranging과 captive 상태 모두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특수동물 수의사는 free-ranging 개체군으로부터 해당 종의 행동생태학적 특징을 이해하는 동시에, 사육 상태에 놓인 동물이 가지는 특이점을 모두 고려하여 진료에 접목해야 한다.

반려동물 임상에 비해 발전이 더딘 부분이 있지만, FAVA 2024를 통해 나눈 최전선에서 노력하는 수의사들의 활약은 앞으로 특수동물의학이 더 이상 ‘특수’하지 않은 날을 기대하게 한다.

조예원 기자 yewon87@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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