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서 결핵·범백혈구감소증으로 잇따라 폐사..동물원 질병관리 대책 만든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 동물원 질병 현황조사..주요 질병 관리지침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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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동물들도 질병에 걸린다.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감염병도, 사람에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도 있다.

하지만 이제껏 동물원 동물의 질병은 개별 동물원이 대응하는 수준에 그쳤다. 동물원간 정보교류나 정부 차원의 관리도 별달리 없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올해부터 연구용역을 통해 동물원 질병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주요질병에 대한 관리지침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동물원·수족관이 허가제로 격상되면서 질병관리 요건이 강화된데 따른 조치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정인정 연구사는 11월 15일(금) 소노문 단양에서 진행된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2024 추계학술대회에서 전시동물 질병관리 추진사항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동물원에서는 바이러스성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린 멸종위기종 시베리아호랑이 1마리가 폐사했다. 동거 개체에 대한 파보바이러스 검사에서 추가 양성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결핵도 동물원에서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서울 소재 동물원에서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과나코, 라마, 카피바라 등 남미관의 동물 7종에서 우결핵 발생이 이어졌다. 43마리에서 양성이 확인돼 폐사하거나 살처분됐다.

대전 소재 동물원에서도 지난해 동물원내 사슴, 알파카, 면양 등 5종에서 자체적으로 우결핵을 확인해 야생동물질병관리원으로 확진검사를 요청했다. 총 11마리에서 우결핵 양성이 확인됐다.

정 연구사는 “최근 동물원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하거나, 불법 유입 과정에서 적발돼 생태원 등에서 보호·관리하는 각종 야생동물에 대한 질병 검사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방문하는 시설인만큼 (동물원의) 인수공통감염병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동물원의 전시동물에 대해서도 질병 관리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물원수족관법이 전부개정되면서 동물원이 허가제로 격상되고, 법상 요구되는 질병관리가 강화된데 따른 조치다.

전부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은 동물원이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구할 때 보유동물 질병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육안검사, 분변검사, 영상진단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보유동물의 건강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가축전염병이나 주요 야생생물 질병이 발생한 경우 보고하도록 했다.

정 연구사는 “동물원 허가제 도입을 계기로 동물원 동물의 질병관리 대책 수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국내 주요 동물원이 참여한 연구용역을 통해 질병현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 김규태 교수팀에게 의뢰한 ‘동물원 질병관리 현황조사 및 질병관리지침’ 개발 연구를 통해 국내 동물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요 질병 현황을 파악하고 이중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중점적으로 관리할 질병을 추린다.

정 연구사는 “일선 동물원에서도 다른 동물원에는 어떤 질병이 많은지 궁금해한다”면서 “11월부터 지자체, 지역유역환경청의 협조를 받아 모든 동물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했는데 예상보다 호응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핵의 경우 이미 동물원 우결핵 대응지침을 수립한 바 있다”며 연구용역으로 내년까지 국내 동물원의 주요 질병을 파악해 대응지침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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