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단계 ‘심각’ 5년 만에 완화
사육돼지·멧돼지 지역별 발생위험도 따라 차등 발령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위기경보단계가 완화된다. 2019년 첫 발생 이후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가 5년 넘게 이어지면서 현장 피로가 누적되고 경각심도 낮아진데 따른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월 9일(월) ASF 발생위험 시기나 지역에 따라 위기 단계를 시군별로 차등 발령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7일 열린 2024년도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ASF 심각단계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심각 단계인데 주무장관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휴가를 가면 되겠느냐고 비판하면서다.
ASF 심각 단계는 2019년 9월 국내 돼지농장에서 ASF가 최초 발생한 이후부터 전국 단위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반면 최근 ASF 발생은 지역간 확산 없이 일부 농장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5년간 사육돼지에서의 누적 발생건수는 48건으로 올해 들어서는 10건이 확인됐다.
야생멧돼지 ASF도 기존에 다수 검출됐던 경기·강원·충북에서는 줄고 경북에 집중 검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멧돼지에서 검출된 ASF 707건 중 560건(79.2%)이 경북에서 나왔다.
이 같은 괴리를 좁히기 위해 위기경보단계 발령체계가 개편된다. 실제 발생위험이 높은 기간이나 지역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최근 3년간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시군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시군과 인접시군은 ‘심각’ 단계를 그대로 유지한다. 그외 일반 지역은 ‘주의’로 하향 조정한다.
심각 단계 지역이더라도 3년 이상 농장 발생이 없거나, 야생멧돼지 ASF에 따른 반경 10km 방역대 이동제한 등의 방역조치가 해제되면 다시 ‘주의’로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3년간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시군은 경기 파주·김포·포천, 강원 화천·홍천·양구‧춘천·철원·양양, 경북 영덕·영천·안동·예천까지 13곳이다. 여기에 야생멧돼지 검출 시군과 그 인접시군을 더하면 ‘심각’ 단계 시군은 37곳으로 늘어난다.
나머지 200여 시군은 심각단계에서 해방되는 셈이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장기간 24시간 근무 체계 유지에 따른 일선 지자체 등 방역대책본부 근무자의 피로 누적, 사기 저하 등 경각심 저하를 완화하고 농가 불편과 양돈 산업의 피해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국장은 “위기단계 발령체계를 개편하더라도 그간 축적된 질병 발생 및 역학 정보를 통해 위험도에 기반한 강화된 방역조치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