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간업체와 MOU(양해각서)체결하고도 수개월간 비밀유지
수성구, 달성군 간의 유치경쟁도 점점 치열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이동희 의원(행정자치위)은 "대구시가 지난해 11월 20일 4개의 민간사업자와 동물원을 짓는 MOU를 체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며 "MOU를 체결하고도 비밀리에 사업을 추진한 것은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려는 의도"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대구시는 MOU를 체결한 뒤인 작년 12월 7일, 예결산특별위에서 "민간투자자를 최근까지 많이 접촉했지만,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12월 14일 열린 행정자치위에서도 "민자업체를 유치해서 동물원을 이전해야 하는데, 적격자를 찾지 못해 이전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밀실행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강점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동물원을 유치하고자 하는 지역들의 유치경쟁이 과열된 상태에서 MOU를 맺은 사실을 알릴 경우, 지역갈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며 "민간사업자와 비밀로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밝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희 의원은 "유치원생 수준의 핑계"라며 "비밀로 하자는 조항은 전혀 없다. MOU를 체결한 회사 중 하나의 P건설사에서 자사 누리집에 MOU체결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며 반박했다.
한편, 동물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들의 유치경쟁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4개 지역(수성구, 달성군, 달서구, 동구)이 뛰어들었던 유치경쟁은, 현재 수성구(삼덕동)와 달성군(하빈면)의 1:1 구도로 바꼈는데, 지역내에 <동물원유치 특별위원회>가 구성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원래 대구시는 2000년 1월, 1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달성공원 동물원을 수성구로 옮겨 사파리를 만들 계획을 세웠었는데, 민자유치 실패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 때 수성구 공원조성예정지가 공원지역으로 묶이면서, 지역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까지 발생했었다.
그렇게 백지화됐던 사업이 2010년 대구시가 동물원 이전이 포함된 '달성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지역 간 동물원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월 23일 수성구가 동물원을 수성구로 이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 2월 22일, 달성군의회가 대구시에 동물원을 달성군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건의안을 전달했다.
대구 수성구 의회 동물원 수성구 이전 특별위원회는 또한, 어제와 오늘 동아백화점 수성점과 신매네거리 일대에서 동물원 수성구 이전 서명활동을 벌였다.
특별위원회 김삼조 위원장은 "1만 5천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대구시에 항의할 예정" 이라며 "명백한 행정절차 위반이므로,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성구의회 역시 "대구시가 92년부터 수성구 삼덕동 구름골 일대를 도시공원으로 결정하고, 2001년 동물원 조성계획을 수립해 놓고도, 민간업자와 비밀리에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46만 구민을 무시하는 일" 이라며 "대구시는 양해각서 체결과정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성군의회의 배사돌 의장 또한 "대구시가 아무도 모르게 민간업자와 MOU를 체결한 것은 매우 황당한 일" 이라며 "군의회 임시회에서 동물원 이전을 위한 달성군의 입장을 정리해 대구시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