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료 항생제 사용 증가, 국내 축·수산물 내성도 증가

항생제 사료첨가 금지 반작용으로 자가진료 증가 지속..수의사처방제 범위확대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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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수산물 유래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 조사결과, 내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성문제 악화의 원인으로 ‘증가하는 자가진료 동물용의약품 사용’이 지목됐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해 전국 대형마트, 시장, 횟집 등에서 소∙돼지∙닭고기 및 수산물 212건을 구입하여 세균을 분리한 후 항생제 내성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장균(E.coli) 114주, 황생포도상구균(S.aureus) 61주 등 총 198개 균주가 검출됐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시작된 국가항생제내성안전관리사업에 의해 최근 항생제내성률은 감소추세였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는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대장균의 경우, 2004년 87.6%였던 내성이 점차 감소하여 2012년 50.8%를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57.9%로 상승세를 보였다. 광범위베타락타메이즈(ESBL)를 생성하는 대장균도 닭고기에서 2주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의 페니실린과 테트라싸이클린 내성률은 2012년보다 약 10% 증가해 각각 70.5%와 29.5%를 기록했다. 메치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도 돼지고기와 닭고기에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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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항생제 판매량 2,3,4위를 차지한 페니실린계, 설파계, 페니콜계 항생제는 수의사처방제에 단 한 성분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축산물에서 분리된 대장균은 페니콜계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은 페니실린계에서 수입축산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내성을 보였다

축∙수산물에서의 항생제 내성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자가치료 및 예방목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배합사료 내 항생제 첨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2011년에는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배합사료에 혼합 가능한 항생제가 53종에서 9종으로 대폭 축소된 2009년을 기점으로 자가치료용 항생제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치료 및 예방용으로 수의사 처방 없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는 2009년 669톤, 2010년 723톤, 2011년 773톤으로 계속 증가해 2012년에는 800톤을 넘어섰다.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사료첨가를 금지했지만, 농가가 수의사처방 없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를 늘리면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보고서는 “항생제 내성문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물치료, 농∙축∙수산 생산성 증가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의 사용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생제 사료첨가 규제와 맞물려 자가치료 및 예방목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사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수의사 처방제의 지속적인 범위 확대 등 추가적인 정책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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