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동물보호문화축제 앞두고 `무료동물등록` 논란

미리 등록한 사람은 어쩌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VS 근시안적 생각이다. 반대말고 적극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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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토)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제1회 동물보호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대한수의사회·서울시수의사회가 주관하는 큰 행사다.

행사의 목적은 ▲동물 관련 정책에 대한 대국민 홍보 및 정보 제공 ▲동물보호·복지 및 생명존중 의식 향상 ▲동물보호의 날 제정을 위한 공감대 형성 등이다.

3천명 이상의 시민이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홍문표, 문정림, 윤명희 국회의원도 참석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제1회 행사인 만큼 이번 행사의 성공여부가 축제의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 수의사회와 많은 수의사들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날 진행될 ‘무료 동물등록’을 두고 수의사들 사이에서 찬반논란이 뜨겁다.

행사장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반려견에 대해 수의사들이 내장형 마이크로칩 시술을 통해 동물등록을 무료로 진행할 방침인데, 이에 대한 수의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2014동물보호문화축제2

무료 동물등록을 반대하는 수의사들은 “이미 등록수수료를 내고 등록한 보호자들을 고려할 때 무료 동물등록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임상수의사는 “이미 정부가 하라는 대로 돈을 주고 동물등록을 실시한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동물등록을 원하지 않지만 국가에서 하라고 하니까 자신의 돈을 내면서까지 정부정책에 협조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행사장에서 무료등록을 실시하는 걸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의사는 “정상적인 행정 절차라면 등록대상동물(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은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는데, 오히려 여태 등록하지 않은 보호자들은 무료로 등록시켜주면 동물등록제에 참여한 보호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꼴”이라며 “무료등록은 장애인이나 저소득층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동물병원에 동물보호문화축제 홍보 포스터를 붙여놓았는데, 거기에 적힌 ‘무료 동물등록’ 문구를 보고 돈내고 하는 것과 차이가 없냐고 묻는 보호자도 있었다. 동물병원에서는 포스터를 통해 축제를 홍보하려다 오히려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한 수의사도 있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7조(과태료)에 의거, 등록대상동물을 등록하지 않은 동물 소유자에게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과 부과될 수 있는 상황이다(1차 경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

일선 임상수의사들과 사전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사전협의에 대해 지적한 수의사는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행사를 기획·진행했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텐데, 수의사회가 급박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몇 가지 구성이 아쉽긴 하지만 부디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무료 동물등록을 찬성하는 입장도 일리가 있다.

이번 축제의 한 관계자는 “제1회 동물보호문화축제는 농식품부 예산을 통해 수의사회가 주관하는 행사이기 떄문에, 동물등록률을 높여야 하는 농식품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하루에 수천~수만 마리의 동물을 무료 등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일선 동물병원에 큰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울산시수의사회에서 진행한 반려동물 어울림 마당 행사에서도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무료 동물등록이 진행됐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무료 동물등록을 찬성하는 또 다른 수의사 역시 “동물등록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의사 시술에 의한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 현장에서 수의사들이 마이크로칩을 통해 동물등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마이크로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통한 동물등록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의사들의 사회 참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보호자들과 수의사들간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이 시점에서 이번 축제가 갖는 의미는 크다”며 “무료 동물등록을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수의계 전체의 이익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축제에 많은 수의사들이 적극 참여·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많은 동물관련 행사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하지만 이를 두고 일선 동물병원의 진료권에 큰 피해가 간다고 생각하는 수의사는 적다”며 “무료 동물등록 역시 무료 건강검진과 마찬가지로 큰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의사회가 주관하는 최초의 대규모 동물복지문화축제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성공적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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