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 세계가 나의 활동 영역´ 바이엘 일본 본부장 이주용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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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는 많은 다국적 동물용의약품 업체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각 회사들마다 여러 명의 수의사들이 활약하고 있는데요, 다국적 기업의 장점 중 하나는 한국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국내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현재 바이엘 헬스케어의 일본 지역 본부장이 한국 출신의 수의사입니다.

이주용 수의사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데일리벳에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도쿄에서 개최된 제16회 일본임상수의학포럼(JBVP포럼)에서 이주용 수의사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주용수의사님
지난달 도쿄에서 개최된 제16회 일본임상수의학포럼에서 만난 이주용 본부장(가운데)

Q. 수의사가 되자마자 동물약품업계에 근무한 것인가?

남양유업에 잠깐 있다가 바이엘에 입사하면서 동물약품업계에 들어왔다. 처음에 충청도/경기도 지역에서 4년 정도 영업(산업동물)을 하다가, 그 뒤 PM으로 2년 반 정도 근무했다.

이후 2005년부터 독일 바이엘 본사에서 가서 2008년까지 근무했다. 독일 본사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매니저 역할을 했다.

2008년부터 작년 11월까지는 베트남 지사장으로 근무했고,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외국 생황을 한지 10년이다.

바이엘에 입사해 영업을 하면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막연하게나마 나중에 임상을 하더라도 필드에서 영업을 하면서 배운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Q. 회사생활을 하는 많은 수의사분들이 3~4년 정도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돈보다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나도 영업사원을 3~4년 하니 매너리즘이 오더라. 그래서 마케팅 쪽 업무를 맡아 다시 일에 재미를 찾았다. 또 3~4년 뒤에는 독일 본사로 갔고, 그 뒤에 베트남, 일본을 거치면서 새로운 재미를 찾았던 것 같다. 운도 좋았다.

Q. 바이엘 독일 본사에서도 근무했고 지금은 일본 지역 본부장을 맡고 있다. 본사에서 근무하거나 지역 본부장을 맡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나.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선배들이 일하면서 틈틈이 영어능력을 키우고 수의학적(기술적인) 지식들도 많이 갖추라고 조언해줬는데, 그런 조언을 조금이나마 따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외국계 제약사의 경우 본인이 능력이 있고 준비되어 있다면 세계 각국에서 근무할 수 있다.

바이엘의 경우에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10개 지부가 있는데, 그 중에 독일 사람이 헤드인 곳은 2곳 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에는 비독일인이 헤드가 된 경우가 내가 최초라고 알고 있다.

일본에 오게 된 것은 물론 내가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5년 정도 있으면서 다이나믹한 마켓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이제는 성숙한 시장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일본 헤드에 지원했다. 또 일본시장이 큰 편이라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

바이엘일본_이주용

Q. 일본의 임상시장이나 동물약품 시장의 상황은 어떤가?

일본 수의사들은 공무원으로 제일 많이 진출하고 그 뒤에 소동물 임상, 대동물 임상 등으로 진출한다. 공무원분야로 진출이 많은 것은 공제제도 등 여러 가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소동물 임상 분야의 경우 동물병원이 너무 많아졌다. 아직 소동물병원의 70%가 1인 병원인데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도 한국처럼 대형 동물병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수의계가 특히 임상이 일본을 따라간다고 하면 한국도 일본처럼 점차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노령동물이나 고양이 등에 대한 특화 진료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동물약품 시장은 약 1.4조원 규모(국내시장 약 5천5백억원)다. 그 중에 70%가 산업동물 분야고 30%가 반려동물분야다. 산업동물의 경우 일본 자국 기업들이 많이 차지하고, 일본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반려동물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Q. 베트남에서도 오래 근무했는데, 베트남 시장은 어떤가?

베트남의 임상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발전하고 있다.

해외에서 발 빠른 사람들은 베트남에 소동물 병원을 짓기도 한다. 내가 아는 일본 수의사도 베트남에서 소동물 병원을 개업한 사람이 있다. 호치민은 외국인이 많이 살고, 한국교민도 8만명 정도 되니까 한국의 수의사분들도 베트남 시장 개척을 한 번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제약사에서 수의사로서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수의사는 우선 인체용, 동물용 제약사를 다 갈 수 있다.

또 수의대에서 배우는 생리학, 약리학 등을 잘 활용하면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수의사라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수의사라고 하는 점을 너무 고집하면 제약사에서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의사라는 장점을 가지면서 동시에 회사에서 요구하는 비즈니스 경영 등에도 관심을 가지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 굉장히 비즈니스를 잘 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비즈니스맨을 수의사로 만들 수는 없지만, 수의사를 비즈니스맨으로 만들 수는 있다”

따라서 수의사라는 전문가의 장점을 가지면서, 다른 능력도 갖추면 좋을 것 같다.

Q. 글로벌 제약사 지역 본부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수의사는 면허증이 있다 보니 우리를 특정한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다양하다.

따라서 먼저 다양한 진로를 미리 경험 해보고 진로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 뒤 한 번 진로를 결정했다면 최소한 5년은 꾸준히 해보길 바란다. 일하다 보면 누구든지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주의 선배님들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들었으면 좋겠다.

학부생들에게는 방학을 활용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꼭 조언하고 싶다. 동물약품 회사도 경험해보고, 동물병원 실습도 해보고, 또 수의사와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인턴십도 해보는 등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막연히 계획 없이 영어공부만 하거나, 남들이 진출하는 분야로 그저 따라가는 안타까운 일이 없었으면 한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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