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 방지 위해 `조류질병교수협의회·가금질병연구회` 나섰다
5일(금) AI 국내 발생 방지를 위한 공청회 개최
조류질병교수협의회(회장 모인필)와 가금질병연구회(회장 송치용)가 5일(금) 건국대학교 법학관에서 ‘AI 국내 발생 방지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역사상 유래없는 AI 사태에 대해 가금수의사와 수의과대학 조류질병 교수들이 직접 나서 효과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송치용 가금질병연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1월 16일 고창에서 AI가 발생했고, 여름까지 발생하다가 종식 선언을 했지만, 9월 24일 전남 영양에서 AI가 재발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2차 AI 유행사태를 맞이한 것”이라며 “외부로부터 다른 바이러스의 유입이 아닌, 1차 시기의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발생했기 때문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지금 AI를 막지 못하면 산업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는 모인필 교수(충북대 수의대)의 ‘국내 AI 발생현황 및 문제점’ 발표에 이어 패널토의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모인필 교수는 발표를 통해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 과거 4번의 HPAI 발생과 올해 발생한 5번째 HPAI의 특징을 비교·설명한 뒤, 문제점과 우려되는 시나리오, 향후대책에 대해 차례차례 설명했다.
‘오리가 닭에 비해 발생율 8.3배 높아’
모인필 교수에 따르면, 국내 HPAI는 5번의 발생을 거치며 발생 농가 수와 살처분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올해 HPAI의 경우 동일 혈청형이면서 다른 바이러스(고창주, 부안주)가 발생한 특징이 있다. 또한 오리에서 높은 발생율을 나타냈으며, 닭·오리의 사육두수와 HPAI 발생을 비교해보면 오리가 닭에 비해 8.3배 정도 발생율이 높았다.
전체 양성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신고건수가 줄어드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올해 HPAI의 신고건수가 크게 줄었다. 신고건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농장주가 여러가지 이유로 발생신고를 꺼려하기 때문으로, 많은 농장주가 국가에서 모니터링 할 때 까지 신고를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인필 교수는 관 주도 방역정책의 문제점으로 ▲발생신고 후 조치 ▲발생 후 역학조사 ▲차단방역 문제 ▲방역행정 전문가 부재 등을 꼽았으며, 향후 ▲민간 주도 방역시스템 구축 ▲오리산업에 올인/올아웃 시스템 구축 ▲AI 전문국가기구 설립 등을 통해 상재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인필 교수의 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자로는 이재용 농식품부 방역관리과 사무관, 이홍재 대한양계협회부회장,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부회장, 송치용 가금질병연구회장,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학장이 참석했으며,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들은 각각 10분 정도씩 의견 발표를 했으며, 그에 대해 이재용 사무관이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패널토론자들은 ‘전문가/전문조직 중심의 방역’, ‘계열화된 오리산업의 정비’ 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 학자들 주장에 귀기울여 달라”
모인필 교수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나온 여러가지 대책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어떤 범위로 적용하느냐”라며 “학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여러가지를 요구하는데,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그것이 현실성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3년 HPAI가 처음 발생했을 때 학자들이 오리농장에 SPF 닭이나 일반 닭을 함께 사육해 닭이 죽으면 반드시 국가기관에서 검사하자고 주장했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채택되지 않았고, 오리에 대해서만은 항원검사를 하자고 주장했을 때도 일반 임상관찰로 대체됐다”며 “정부는 많은 정보를 보고 듣고 그 중에서 정책을 취사선택 한다. 그 때 적절성과 시안의 중요성을 잘 파악하여 시간을 놓치면 안된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기할 것이다. 그게 학자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