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CEO 인터뷰] 포르자10코리아 조우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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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의 진출 분야는 정말 다양합니다. 많은 진로 중에서 수의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수의사들도 꽤 있습니다(2014년 6월 기준 362명, 대한수의사회 발표).

데일리벳에서 수의사면서 포르자10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우재 수의사님을 만나 수의사가 된 계기부터 포르자10코리아의 대표가 된 과정, 수의사 출신 CEO로서의 경영 철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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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의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집안에 수의사가 총 4명이다.

저는 원래 다른 학교 수학과(96학번)에 다니고 있었는데, 수의사가 집안에 많다 보니 자연스레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사촌 형이 동물병원을 차리면서 자주 동물병원에 놀러가게 됐고, 거기에서 동물을 접하면서 동물을 좋아하게 됐다. 사촌 형에게 수의사가 되는 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말리지 않더라.

그렇게 수능을 다시 봐서 수의사가 됐다. 신기하게도 집안에 있는 4명의 수의사 모두 건대 출신으로 동문이다.

 

Q. 졸업 후 진로는 어떠했나. 바로 사료회사에 근무를 시작했던 것인가. 

군대에 있을 때 까지만 해도 반려동물 임상이 꿈이었다. 임상을 하여 동물병원 원장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물병원에서 진료수의사로 일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24시간 동물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주간 근무와 야간 당직을 번갈아 가면서 근무하다보니 개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 한 번 근무를 시작하면 12시간씩 근무했었으니 참 힘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회사 생활이 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2004년부터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 12월까지 한 회사(R 사료회사)에서만 9년을 근무했다.

 

Q. 현재 포르자10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대표가 될 수 있었나.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회사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업계에 종사하는 수의사 선배님들을 많이 보게 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업체에서 수의사는 Scientific Technician으로 일하지, 경영적인 측면이나 의사 결정자로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수의사는 수의학적인 지식이나 영양학적인 부분에서는 전문가이지만 회계나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는 비전문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수의사면서 경영적인 측면에 대한 관심도 컸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2011년 건국대학교 MBA 과정에 입학했다.

MBA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렇게 MBA 공부를 통해 수의사로서의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까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박사 과정)도 있었는데, 올해 1월 포르자10의 이탈리아 본사에 가서 회장님을 만나 뵙고 포르자10코리아의 대표이사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탈리아 본사 회장도 수의사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결과보다 일의 과정을 중요시하는게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생각이 일치해 결정하게 됐다. PT 발표를 하고 미팅을 하러 이탈리아에 가서 회장을 만났다. 처음에는 3시간을 예상했는데, 하루 하고도 반나절 동안 미팅이 이어졌다.

 

Q. 이탈리아 수의사가 만든 사료다. 다른 사료와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포르자10 사료만의 특징이 있다면?

포르자10 사료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먹거리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던 수의사가 만든 사료다. 현재 의학이 고치고 있지 못하는 질환들이 먹거리로부터 올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제일 중점을 둔 부분은 육류단백질이다. 육류단백질이 30년 전에는 자연방목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약물도 거의 사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축되어 우리의 식탁까지 올라왔다면, 지금은 가축사육이 기업화·대형화 되어 작은 공간에서 스트레스 받고, 항생제가 포함된 사료를 먹고, 성장촉진제나 면역촉진제 등의 약물 사용도 많다.

그런 집단 농장에서 오는 육류단백질 때문에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질환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이를 대체할 것을 고민하던 끝에, 물에서 해답을 찾았다. 물고기는 아직 인간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고, 아미노산도 충분하여 대체단백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처방식에 단백질원으로 물고기 단백질을 사용한 것(mono protein)이 첫 번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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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자10코리아의 두 종류의 알갱이 모양

두 번째 특징은 처방식 알갱이가 2종류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한 개는 일반적인 고온 고압의 사출성형 형태(Extrusion)의 알갱이고, 12~17% 정도는 저온 처리한 형태의 알갱이(사진의 하트모양)다. 저온 처리는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는 식물 추출물도 사료에 포함시키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식물 추출물을 사료에 포함한 것은 일종의 동종요법, 생약요법(Phytotherapy)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우리 회사 사료는 임상영양학에 생약요법을 적용했다는 특징이 있으며, 모든 단백질 소스가 물고기라 다른 단백질원에 알러지가 있는 동물에게도 급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Q. 본사 회장님이 수의사인 것도 있지만, 한국 지사 대표 역시 수의사다. 수의사면서 대표인데,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수의사가 대표라는 것은 ‘친수의사적’인 회사를 뜻할 것 같다. 그런데 ‘친수의사적’이라는 의미는 함축적이다. 흔히 ‘친수의사적’ 이라면 동물병원 전용을 의미한다. 그런데 동물병원 전용으로 시작된 제품도 몇 년 후에 다른 유통 경로를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의사가 대표라고하면 유통망에 대한 관리를 더 확실히 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의사가 대표라고 반드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유통망을 잘 지킬 가능성이 높겠지만 수의사가 대표인 것이 유통망을 확실히 한다는 것과 필요충분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친수의사적인 것은 ‘시스템적으로 친수의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인 대리점 체제가 아니라 위탁관리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대리점의 재고와 매출을 본사가 관리한다. 결재를 본사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카드로만 결재를 받고 전자 재고관리·회계관리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정이 전혀 없는 구조다.

즉, 말만 친수의사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는 이를 ‘건강한 유통’이라고 부르고 싶다.

또 우리 회사는 업계에서 2번째로 수의사 직원이 많다. 이 정도면 친수의사적 기업일 수 밖에 없지 않나(웃음).

 

Q. 사료 분야는 늘 유통 채널이 제일 고민거리고 중요한 것 같다.

우리 업계는 항상 유통채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어떤 채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데, 다중 채널로 늘렸을 때 꼭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전문가 채널에 더 집중한다. 사료가 40여 가지 이상 나오다보니 당연히 전문가가 추천해줘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게 우리의 의지다.

 

Q. 사료 관리법 개정으로 인해 내년 1월 1일부터 펫 사료에 관절질환 완화, 피부질환 개선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과장광고에 대한 단속도 진행될 예정인데.

만병통치약 같은 사료, 간식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질이 정말 좋은 제품들을 실제 전문가들이 추천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말도 안 되는 상품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간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업계가 입는 피해는 있겠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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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et 페어에서 영양학에 대해 강의 한 조우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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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자10코리아의 캣 세미나.
포르자10코리아 측은 이런 자체 주최 세미나 외에도 울산시 반려동물 어울림 마당, K-Pet 페어, KOPET 등에서 강의를 진행했으며, 일선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영양학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한다.

Q. 보호자 대상으로 영양학 세미나를 진행한다. 또 수의사들을 대상으로도 강의를 많이 하는데.

개·고양이 보호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일반 보호자들 사이에 먹거리에 대한 오해가 많다. 보호자분들이 영양학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게되면 사료 역시 올바르게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료가 좋고, 저 사료는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대상에게 어떤 것이 적합하고, 적합하지 않은 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반려동물 산업계를 건강하게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수의사분들을 대상으로는 처방사료와 임상영양학에 대해 강의한다. 2강에서 4강 정도로 진행하는데, 수의사분들의 만족도는 괜찮은 편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행동학 질환, 안과 질환 등 처방사료가 더 출시된다. 습식 처방사료도 차례로 런칭 된다. 또 가능하면 포르자10에서 다루고 있는 약용샴푸, 껌 등도 유통할 계획이다. 제품군이 굉장히 다양하다. 수의사 직원도 한 명 더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시작하면서 ‘수의사로서 성공한 CEO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의사가 경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다.

 

Q. 수의사이면서 CEO다. 선배 수의사로서 진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나도 배우는 입장이라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래도 조언을 한다면, 어떤 의사 결정에 앞서 최소 1주일 정도는 경험해보고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선배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실제 경험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지, 내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보는 게 중요하다.

일을 고를 때도 연봉이나 근무조건을 많이 고려하는 것 같다. 물론 그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내 가치관과 직업이 잘 맞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내 적성·가치관과 맞는 직업을 어릴 때 찾는다면 그만큼 유리할 것이다. 수의사의 진로는 다양하다. 소동물, 대동물 임상, 업계, 공무원 다 좋다. 미리 경험해보고, 자신의 가치관·선호도와 그 직업이 얼마나 맞는지 확인해보고 결정하길 바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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